'폐하의 정부' 안 쓰기로 한 영국…"전통 지워서 얻는 게 뭔가" 입길

김성욱 2026. 2. 1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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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노동당 정부가 공식 브랜드로 '폐하의 정부(HM Government)' 대신 '영국 정부(UK Government)'를 사용하기로 해 논란이다.

논란이 계속되자 정부 대변인은 "대중에게 명확성을 제공하기 위해 부처의 이름이나 로고 대신 '영국 정부'를 발표 때 쓰도록 권고한 것"이라며 "공식 기록에는 '폐하의 정부'가 계속 사용된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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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공식 브랜드로 '영국 정부' 쓰기로
'폐하의 정부' 쓰던 보수당 전통 바꿔
"명확성 제공하려는 것…기록선 유지"

영국 노동당 정부가 공식 브랜드로 '폐하의 정부(HM Government)' 대신 '영국 정부(UK Government)'를 사용하기로 해 논란이다.

영국 정부가 공식 브랜드로 '폐하의 정부(HM Government)' 대신 '영국 정부(UK Government)'를 사용하기로 해 논란이다. 찰스 3세 국왕의 모습. EPA연합뉴스

연합뉴스는 11일(현지시간) AFP 통신을 인용해 "영국 내각부 정부소통실(GCS)은 정부의 공식 브랜드로 '영국 정부'를 사용하라는 지침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닉 토머스-시먼스 내각부 부장관은 이달 초 의회에서 "대중을 상대로 한 소통의 1차 브랜딩으로 '영국 정부'를 채택하는 전략적 결정이 내려졌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임 보수당 정부에서는 공식 지침에서 정부 브랜드에 '폐하의(Her/His Majesty's)'의 약자인 'HM'을 포함한 '폐하의 정부'를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사용하도록 했는데, 이 같은 기조를 바꾼 것이다.

군주제가 유지되고 있는 영국에서 정부가 '폐하'라는 전통을 지우려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앨릭스 버카트 보수당 예비내각 랭커스터 장관은 "조용히 전통을 지워버리려는 건 노동당다운 짓"이라며 "이 변화가 가져올 이득이 뭐냐"고 꼬집었다. 그레그 스미스 보수당 예비내각 산업통상 부장관도 "우리 헌법과 역사, 전통을 깎아내리는 노동당의 또 다른 행보"라고 비난했다. 반면 군주제 폐지를 주장하는 단체 '리퍼블릭'의 그레이엄 스미스 대표는 "정부가 왜 이런 일을 하는지는 모르나 옳은 방향"이라며 "권력자가 아닌 국민에 봉사한다는 정부의 목적에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정부 대변인은 "대중에게 명확성을 제공하기 위해 부처의 이름이나 로고 대신 '영국 정부'를 발표 때 쓰도록 권고한 것"이라며 "공식 기록에는 '폐하의 정부'가 계속 사용된다"고 해명했다.

최근 찰스 3세 국왕의 동생인 앤드루 마운트배튼 윈저의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의혹이 불거졌다. AP연합뉴스

영국 내에서 군주제 폐지 여론은 늘 있었다. 여기에 최근 찰스 3세 국왕의 동생인 앤드루 마운트배튼 윈저의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의혹이 불거지면서 정치권이 시끄럽다. 한때 '앤드루 왕자'로 불리며 세계 사교계를 주름잡던 그는 성범죄자 엡스타인과의 부적절한 관계가 들통나면서 왕실에서 퇴출당한 상태다.

여론조사기관 사반타가 리퍼블릭 의뢰로 실시해 지난 9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군주제 지지율은 45%로 나타났다. 지난달 중순 유고브 조사 때는 59%를 기록한 바 있다.

최근 스카이뉴스 의뢰로 유고브가 한 조사에 따르면 찰스 3세가 동생의 엡스타인 관련 의혹에 잘 대응하고 있다는 응답률은 지지 정당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보수당 67%, 노동당 52%, 영국개혁당 51%, 녹색당 26% 등이었다. 또 찰스 3세가 왕실을 대표해 엡스타인 피해자들에게 사과해야 한다는 견해도 지지 정당별 차이가 컸다. 녹색당 지지자는 이 비율이 61%에 달했으나 노동당은 44%, 영국개혁당은 25%, 보수당은 21%에 그쳤다.

영국 왕실인 버킹엄궁은 9일 "찰스 3세는 앤드루의 그릇된 행위와 관련해 계속되는 의혹 제기에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며 "의혹에 답해야 할 주체는 앤드루 본인이지만, 만약 경찰이 수사에 나서 왕실에 협조를 요청한다면 기꺼이 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또 "국왕과 왕비는 엡스타인 사건의 모든 피해자에게 깊은 위로의 뜻을 표한다"고 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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