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사태 '방치'한 금융당국은 당당한가 [기자수첩-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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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 사태에 여의도 증권가는 혀를 내두르고 있다.
금융당국이 운신 폭을 넓히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지만, 사실 이번 사태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처지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세 차례 이뤄진 빗썸 검사·점검과 관련해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상 의무 준수 여부를 점검하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출신 인사들이 빗썸에 대거 포진하고 있는 만큼, 느슨했던 관여 수준에 대한 의구심은 쉬이 사그라들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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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급 등 시스템 문제는 살피지 않아
예방 못한 이유 묻자 "인력 부족" 해명
'철저한 자기반성', 당국은 예외인가

"미친 거 아녜요?"
빗썸 사태에 여의도 증권가는 혀를 내두르고 있다. 대리 직급 직원 1명 재량으로 62조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임의 지급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말이 되느냐는 것이다.
'내부통제'라는 표현이 주로 활용되고 있지만, 사실 단계별 승인 절차는 가장 기초적인 의사결정 체계다.
당장 은행에서 1000원을 이체할 때도 수령자와 금액을 확인하는 단계를 거친다. 액수가 큰 경우 한 번 더 내역을 되묻기도 한다.
허술한 시스템이 드러난 빗썸을 향해 질타가 쏟아지는 가운데 금융당국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위법 사항 확인 시 제재하겠다는 입장까지 밝혔다.
사실 금융당국 입장에서 이번 사태는 '기회'나 다름없다. 규율 체계 밖에서 목소리를 키워가던 가상자산 업계가 제 발로 고꾸라졌으니, 금융당국이 '울타리'를 치기에 좋은 환경이 됐다.
업계와 일부 정치권이 반대해 온 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 지분율 제한에 탄력이 붙는 것은 물론, 논의 중인 '가상자산 2단계법'에도 금융당국 입김이 세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운신 폭을 넓히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지만, 사실 이번 사태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처지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5년간 수시 검사 2회, 점검 1회 등 총 세 차례에 걸쳐 빗썸을 들여다봤다.
하지만 이번 사태 이전에 발생한 두 번의 오지급 사례는 빗썸 측이 이실직고한 뒤에야 인지했다.
빗썸이 업계 선두주자라는 점을 감안하면, 여타 가상자산거래소의 오지급 사례는 더 빈번했을 가능성이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세 차례 이뤄진 빗썸 검사·점검과 관련해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상 의무 준수 여부를 점검하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코인 오지급 여부 등 시스템 미비점에 대해선 면밀히 살피지 않았다는 얘기다.
법령 미비를 내세워 면피하려는 처세도 제 발등 찍기에 불과하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에서 2023년 7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을 만들면서 부대의견까지 첨부해 1년 내에 업권법을 만들어달라고 당국에 요청했는데 지금도 안 만들어져 있다"고 꼬집었다.
민 의원은 "많은 의원들이 법안도 제출했는데 (금융당국이) 읽어봤는지 모르겠다"며 "(입법이) 됐다면 이번 사건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전관예우 논란도 빠질 수 없다. 금융당국 출신 인사들이 빗썸에 대거 포진하고 있는 만큼, 느슨했던 관여 수준에 대한 의구심은 쉬이 사그라들기 어렵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이번 사태를 예방하지 못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취지의 질문에 '인력 부족'을 핵심 원인으로 꼽았다.
가상자산 규율인력이 20명 남짓이라니 이해되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사전예방적 소비자보호'를 강조하며 금융업계의 '철저한 자기반성'을 주문했던 그다. 당국은 예외인지 되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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