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임기자 칼럼] 중국발 짝퉁 판치는 쿠팡, 막을 생각은 있나

김창우 2026. 2. 12.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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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우 경제선임기자

중국 오픈마켓 ‘알테쉬 삼대장(알리·테무·쉬인)’은 ‘싼게 비지떡’의 대표로 불린다. 싸구려의 가치도 못하는 짝퉁 천국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서울시는 KATRI시험연구원에 알테쉬에서 팔리는 화장품·주방용품 등 10개 제품 검사를 의뢰했다. 결과는 모두 위조품. 기초 화장품, 정수기 필터 등은 성분을 알 수가 없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해외에서도 평가는 비슷하다. EU는 올들어 중국에서 직배송하는 화장품·장난감 등에 대한 단속을 강화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소포에 대해 발송 국가별로 관세를 부과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한국 오픈마켓이라고 안심할 수 없다. 중국산 짝퉁이 부쩍 늘었다. 전문가들은 “화장품, 신발, 의류, 전자 부품 등의 판매자가 중국스럽고 해외에서 배송한다면 99% 정품이 아니다”고 조언한다. 실제로 요즘 인기를 끄는 ‘두바이쫀득쿠키(두쫀쿠)’를 오픈마켓에서 검색해보면 ‘迪拜风味(두바이 풍미)’ 같은 설명을 붙은 정체불명의 중국산 과자가 수두룩하다.

현재 국내 오픈마켓은 사용자수 3300만 명인 쿠팡이 독주하고 있다. 700만~800만 명 수준인 알리·11번가·테무·네이버·G마켓 등이 2위를 다툰다. 쿠팡의 핵심 사업모델은 로켓배송이다. 직접 물건을 사들였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다음날 무료로 배송한다. 사후관리와 교환·환불까지 모두 책임진다. 쿠팡이 중개만 하는 경우가 ‘판매자로켓’이다. 로켓배송만 보겠다고 제한을 걸면 판매자로켓도 같이 나온다. 여기에 더 낮은 가격을 제시한 업체가 기존 업체의 상품 설명과 리뷰를 그대로 활용하는 ‘아이템 위너’가 합쳐지면 기막힌 일이 벌어진다.

몇달 동안 팔아 온 평판 좋은 제품이 있다. 어느날 공유 오피스에 주소를 둔 정체불명의 사업자가 반값에 치고 들어온다. 기존 제품 설명과 수백 건의 ‘좋아요’ 리뷰는 그대로 따라간다. 로켓배송인 줄 알고 주문하면 좀 이상한 제품을 받게 된다. 쿠팡에 신고하면 제품 판매를 차단하고 환불은 잘해준다. 하지만 짝퉁인지 모르고 그냥 사용하는 대다수 소비자에게는 아무 통보도, 보상도 없다.

쿠팡이 판매자로켓과 아이템 위너로 짝퉁 유통을 묵인한다는 비판이 여러 차례 나왔다. 쿠팡은 중국 사업자 신규 등록을 제한하고 위조품 모니터링 전담팀을 강화하겠다는 대책만 되풀이한다. 스스로 걸러내지 못한다면 압도적인 점유율에 걸맞은 책임과 재발 방지 시스템 구축을 요구해야 한다. 외국인 대표를 국회로 불러 호통만 친다고 능사가 아니다.

김창우 경제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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