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명절을 쇨 때 주의할 점
아이들에게 제일 좋아하는 명절을 골라 보라고 하면 단연 설이 으뜸으로 꼽힐 듯하다. 설에 떡국을 먹으면 한 살을 더 먹는 데다 고운 한복으로 차려입고 세배를 드리면 세뱃돈도 넉넉히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 한 아이의 일기를 함께 읽어 보자.
“날이 (새자마자/세자마자/쇠자마자) 한복으로 갈아입었다. 어른들께 세배를 드리고 나서 받은 세뱃돈을 (새어/세어/쇠어) 보니 새 책가방을 살 수 있을 만큼 넉넉해 기분이 최고로 좋았다. 나는 명절을 (새어/세어/쇠어) 좋은데, 엄마는 스트레스로 머리카락이 하얗게 (새어/세어/쇠어)버릴 것 같다고 하셨다.”
‘새다’ ‘세다’ ‘쇠다’는 발음과 모양이 비슷해 혼동해 쓰는 사람이 많다. 특히 ‘쇠다’의 경우 자주 쓰이는 표현이 아니라 이런 단어가 존재하는지조차 모르는 이도 있을 법하다.
‘새다’는 ‘날이 밝아 오다’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날이 새자마자 한복으로 갈아입었다”고 해야 바른 표현이 된다.
‘세다’는 ‘사물의 수효를 헤아리거나 꼽다’라는 뜻으로 쓰이는 낱말이므로, “어른들께 세배를 드리고 나서 받은 세뱃돈을 세어 보니 새 책가방을 살 수 있을 만큼 넉넉해 기분이 최고로 좋았다”고 써야 바르다.
‘세다’는 ‘머리카락이나 수염 등의 털이 희어지다’라는 의미를 지닌 동음이의어로도 쓰이는 단어다. 또한 ‘쇠다’는 ‘명절, 생일, 기념일 같은 날을 맞이해 지내다’라는 의미이므로, “나는 명절을 쇠어 좋은데, 엄마는 스트레스로 머리카락이 하얗게 세어 버릴 것 같다고 하셨다”와 같이 써야 한다.
다들 즐거운 명절 쇠시길!
김현정 기자 noma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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