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제주의 골목에서, 최첨단의 AI를 사유하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2월 6일 저녁, 제주의 구도심 무근성의 한 작은 공간(제주한잔)에서 미래를 관통하는 묵직한 화두가 던져졌다.
계원예대 김남형 교수의 발제로 진행된 <피지컬 ai 관점에서의 휴머노이드 로봇과 스마트 글래스의 현주소와 미래 인사이트> 세미나는, 제목이 품은 차가운 기술 이야기를 넘어 인간의 본질을 묻는 뜨거운 철학 수업에 가까웠다. 피지컬>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월 6일 저녁, 제주의 구도심 무근성의 한 작은 공간(제주한잔)에서 미래를 관통하는 묵직한 화두가 던져졌다. 계원예대 김남형 교수의 발제로 진행된 <피지컬 AI 관점에서의 휴머노이드 로봇과 스마트 글래스의 현주소와 미래 인사이트> 세미나는, 제목이 품은 차가운 기술 이야기를 넘어 인간의 본질을 묻는 뜨거운 철학 수업에 가까웠다. 2026년 현재, 우리는 AI 시대를 어떻게 마주해야 할까.
▶ 한계를 아는 힘, 그리고 할루시네이션의 재해석 AI가 만능인 것처럼 보이는 시대다. 그러나 이날 세미나에서 정의한 '진짜 전문가'의 조건은 시사하는 바가 컸다. "전문가란 자신이 어디까지 알고, 어디까지 모르는지를 명확히 아는 사람이다." 아직 1차원적인 평면(Flat)에 머물러 있는 AI가 어디까지 할 수 있고 없는지를 정확히 아는 한계 설정 능력이야말로, 다가올 시대에 인간이 갖춰야 할 진짜 경쟁력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생성형 AI의 '할루시네이션(환각)' 오류 역시 새롭게 다가왔다. 우리는 흔히 거짓 답변을 기술적 결함으로 치부한다. 하지만 "세종대왕이 맥북을 던졌다"는 식의, 인간의 이성으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영역을 툭 던져주는 AI의 엉뚱함은 오히려 '나의 한계를 넘어서는 창의적 영감'이 될 수 있다. AI에게 지배당한다고 생각하면 지배당할 것이요, 도구로 부린다면 나의 확장이 될 것이다.
▶ 피지컬 AI, 세상의 '눈'과 '몸'을 얻다 현재의 거대언어모델(LLM)은 방대한 텍스트와 이미지로 학습했지만, 물리적 경험이 결여되어 있다는 치명적 한계를 지닌다. 아기가 기어 다니며 촉감과 공간감을 온몸으로 배우듯, AI의 진화를 위해서는 신체성이 필수적이다.
이것이 바로 최근 글로벌 테크 시장에서 '휴머노이드 로봇'과 '스마트 글래스'가 게임체인저로 급부상한 이유다. 물리 세계의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한 AI의 '눈'과 '몸'이 필요해진 것이다. 오픈AI의 샘 알트먼이 메타의 안경 엔지니어를 영입하고, 글로벌 기업들이 로봇 관절 기술에 투자하는 흐름은 이 거대한 패러다임의 전환을 방증한다.
▶ 기술이 예술이 될 때, '테크네(Techne)'의 부활 가장 인상 깊었던 대목은 기술과 예술의 경계를 허무는 '명품의 조건'이었다. 테슬라가 부품을 내재화하는 이유는 단순한 효율이 아닌 완벽한 통제를 위함이며, 그 바탕에는 '인류의 다행성 종족화'라는 확고한 목적이 있다. 목적이 명확하기에 기술은 힘을 얻는다.
흔히 최첨단 기술로 번역되는 "State of the Art"는 본래 '예술의 경지'를 뜻한다. 고대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테크네(Techne)'는 기술이자 동시에 예술이었다. 고객 관점의 매력이 결여된 기술은 그저 차가운 기계 부품에 불과하다. 기술이 극한의 완성도에 도달해 심미적 아름다움(Design)과 결합할 때, 비로소 대체 불가능한 가치가 탄생한다는 사실은 우리 비즈니스가 나아가야 할 지향점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 제주의 밤, 철학이 된 기술을 사유하다 모르는 것은 두렵다. 하지만 알게 되면 통제할 수 있다. 이번 세미나는 기술 트렌드 보고라기보다, 다가올 미래에 인간이 어떻게 존엄을 지킬 것인가에 대한 철학 수업 같았다. AI의 한계를 알고 나의 전문성을 확장하는 도구로 삼는 것. 그것이 피지컬 AI 시대에 우리가 쥐어야 할 유일한 주도권일 것이다. 가장 오래된 제주의 골목에서 가장 최첨단의 기술을 논하며, 기술이 곧 예술이 되는 경이로운 순간을 엿보았다. <김대훈 / 칼럼니스트 · 행정학 연구자>
Copyright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