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매장서 취객 쓰러지자 AI가 경고음…10초 내 “출동” 명령

이영근 2026. 2. 11.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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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전환’ 속도내는 에스원 수원관제센터 가보니
에스원 보안관제센터에서 관제사가 고객처에 이상 상황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사진 에스원


“삐ㅡ 삐ㅡ.”

설 연휴를 나흘 앞둔 10일 오후 경기도 수원 인계동에 있는 에스원 보안관제센터. 관제사 책상에 설치된 경광등이 짧게 울렸다. 동시에 관제실 앞쪽 대형 스크린에 한 영상이 자동으로 확대됐다. 서울 강서구의 한 무인매장에 누워 있는 남성이 포착되자, 인공지능(AI)이 이를 ‘잔류·쓰러짐’ 이상 상황으로 분류한 것이다. 영상을 확인한 관제사는 “현장요원 즉시 출동 바란다”고 말했다. 경광등이 울린 순간부터 관제사의 개입까지는 10초도 걸리지 않았다.

‘에스원의 심장’이라 불리는 수원·대구 관제센터에는 140여 명의 관제사가 24시간 3교대로 근무하고 있다. 월 평균 약 250만 건의 관제 신호가 쏟아진다. 이 가운데 78%는 실제 상황 여부를 AI가 스스로 판단해 자동 처리한다.

최정웅 에스원 커뮤니케이션 그룹장은 “에스원의 무인보안이 출범한 1981년 당시 보안은 자물쇠를 걸고, 야구방망이를 문 옆에 세워두는 수준이었다”며 “관제센터는 에스원이 45년간 축적한 무인보안 경험과 데이터가 집약된 공간”이라고 말했다.

에스원 보안관제센터에서 관제사가 고객처에 이상 상황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사진 에스원


에스원은 전통 보안업체에서 AI와 데이터 기반의 보안기술 기업으로 변신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능형 영상 관제 시스템(SVMS)은 에스원의 대표 AI 보안 솔루션이다. 학교에서는 폭력이나 침입을, 산업 현장에서는 안전모 미착용이나 연기·불꽃 등 위험 요소를 상시 감시해 이상이 감지되면 즉시 알림을 띄운다. 서정배 에스원 상품기획그룹장은 “SVMS는 관제사가 화면을 보며 위험 징후를 판별하듯, 그 판단 과정을 알고리즘으로 구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생성AI를 활용한 ‘AI 에이전트’도 관제 시스템에 적용했다. 예컨대 관제사가 “문 앞에서 스마트폰을 만지고 있는 사람을 찾아줘”라고 명령하면, AI가 조건에 맞는 영상을 빠르게 찾아주는 식이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AI 기반 빌딩 에너지 관리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건물 내 곳곳에 설치된 센서를 통해 에너지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이를 AI가 자체 알고리즘으로 분석하는 방식이다.

에스원 직원이 (인공지능)AI 빌딩 에너지 솔루션을 활용해 건물 에너지 사용 현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있는 모습. 사진 에스원


남은 과제는 인재 확보다. 전통적인 물리보안 기업에서 AI 기반 테크 기업으로 체질 변화를 추진 중인 에스원으로서는 인재 확보가 전환 속도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다. 고급 AI 기술을 현업에 적용할 수 있는 인재가 드문 데다 몸값도 천정부지로 치솟는 게 부담 요소다. 에스원 관계자는 “지능형 감시 개념을 도입한 뒤 전담 조직을 신설하면서 우수 인력 지원과 처우 개선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수원=이영근 기자 lee.youngk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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