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식 작심 발언 "청와대나 대통령 뜻 말할 때 신중해 달라"

이경태 2026. 2. 11.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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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권력투쟁 양상으로 번진 합당·특검추천 논란에 '대통령 의중' 인용 지적 꼬집어

[이경태 기자]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11일 청와대 기자회견장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여야 양당 대표 오찬 회동에 관해 발표하고 있다. 2026.2.11
ⓒ 연합뉴스
"청와대나 대통령의 뜻을 말씀하실 때는 신중해 주실 것을 이 자리를 빌려 정중히 요청드립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11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2차 종합특검 추천 논란 등으로 격화된 당내 갈등에 이재명 대통령을 끌어들이지 말라는 뜻을 밝혔다. 어느 쪽이건 국내외 산적한 국정과제 해결에 집중하고 있는 대통령이나 청와대 입장과는 거리가 크다는 취지였다.

강 실장은 이날 오후 현안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합당 관련해서는 양당이 결정해야 될 사항이고 청와대는 그 논의와 별도의 입장을 갖고 있지 않다"면서 이러한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이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관련 김성태 전 회장을 변호했던 전준철 변호사를 더불어민주당에서 2차 종합특검 후보로 추천한 데 대해 격노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격노하신 적이 없다. (이 대통령은) 격노를 잘 하시는 스타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대통령 매일 말씀하는 부동산·주식시장 문제만으로도 버겁다"

여권 내 권력투쟁 양상으로 전개된 합당 문제나 당청 엇박자를 넘어 책임 공방으로 번지고 있는 2차 종합특검 추천 논란에 대한 분명하게 선을 그은 것이다.

"지방선거 전 논의 중단"으로 결론난 합당 문제는 제안 시점과 절차 논란으로 시작해 차기 당권 투쟁 양상으로 번졌다. 당권파(친청계) 대 비당권파(반청계) 구도의 지도부 내 갈등이 노골화 됐고 그에 따른 당 지지층 분열 양상도 뚜렷했다. 무엇보다 각자 '대통령의 의중'을 방패 혹은 무기로 활용했다는 점이 문제다. 합당 관련 청와대와의 사전 교감 여부를 두고 서로 공방을 벌인 것이 대표적이다.

이 가운데 2차 종합특검 후보 추천 논란은 당권파에 치명타로 작용했다. "합당은 대통령의 오래된 지론"이라고 주장했지만 "검찰의 '이재명 죽이기'에 동조했던 검찰 출신 법조인(박홍근 민주당 의원)"을 특검 후보로 추천했다는 당 안팎의 비판을 받으면서 추진 동력을 상실했다.

논란을 자초한 건 합당을 반대한 비당권파도 마찬가지다. '밀약 여부를 공격해야 한다'는 취지의 텔레그램 메시지를 국무위원과 주고받는 모습을 노출해 '당무개입' 논란을 불렀다.

강득구 최고위원이 지난 10일 "지방선거 이후 합당을 하고 전당대회는 통합 전당대회로 했으면 하는 것이 대통령 바람"이란 내용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삭제한 것도 같은 논란을 불렀다. 이에 대해 청와대 측은 <오마이뉴스>에 '빠르게 합당 논쟁을 정리하고 국정과제 추진에 협조해달라는 뜻을 자의적으로 왜곡했다'며 실망감을 크게 표했다.

"대통령의 뜻을 말씀하실 때는 신중해 달라"는 강 실장의 답변은 이러한 상황을 모두 아우른 것이다. 그는 "서로 이해를 달리 하는 이들이 (각자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대통령 또는 청와대 입장을 인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강 최고위원의 SNS 글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는 질문에 "통합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오래된 지론이 있고 그것은 저희 참모들은 다 알고 있다 정도로 답하면 될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사실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진은 경제 살리기, 민생 살리기, 그리고 외교(에 집중하고 있다). 대통령께서 매일 말씀하시는 부동산 문제와 주식시장의 문제를 감당하기도 버겁다"고 밝혔다.

특검 추천 민정 책임 공방엔 "후보 최종 통보 받은 후 모든 절차 진행"

논란은 이날(11일)도 계속되는 중이다. 방송인 김어준씨가 이날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2차 종합특검 추천 논란과 관련해 "전 변호사가 본인들은 문제없다고 생각했어도 (문제 소지를) 걸러냈어야 하는 건 청와대 민정이 했어야 하는 일"이라며 후보 추천 작업을 한 이성윤 최고위원과 정청래 대표 등을 감싸면서다.

이를 두고 당 안팎의 비판이 나왔다. 장철민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번 논란에 청와대 책임을 묻는 건 선을 한참 넘은 일"이라며 "청와대 인사검증이 제대로 돌아갔기 때문에 당이 추천한 전 변호사를 걸러낸 것이다. 이 사태에서 청와대 잘못이 무엇이냐"고 지적했다.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이 최고위원에게 전 변호사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사전에 두 차례나 전달했다는 취지의 보도까지 나왔다. 이 최고위원은 따로 기자회견을 열고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반박했지만 같은 당 이건태 의원은 이 최고위원에 대한 당 윤리감찰단 조사는 물론 이 최고위원 스스로 거취를 표명해야 한다고 질타하고 나섰다.

한편, 강 실장은 이러한 논란에 대해 "대통령의 인사 사안의 특정상 사실관계를 조목조목 말씀드리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다만, 통상적으로 당 추천 인사에 대해서는 후보자를 최종 통보받은 후에 모든 절차가 진행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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