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대 AI' 재공모 D-1, 스타트업 2곳만 지원…막판 변수는?

조인영 2026. 2. 11.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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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대 AI' 막차 티켓 놓고 스타트업 진검승부 가능성
GPU·‘K-AI’ 명칭 이점 뚜렷…관건은 생존력 입증
대기업 빠진 재공모, 프로젝트 흥행은 미지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로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 중인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의 추가 공모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다소 시들해진 열기를 되살릴 계기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현재까지 공모 의사를 밝힌 곳은 모티프테크놀로지스와 트릴리온랩스 2곳이다. 최종 선정 기업에는 대규모 GPU(그래픽처리장치) 지원과 'K-AI 기업'이라는 명예가 부여된다. 이 같은 이점을 고려할 때, IT 기업이나 산학연의 막판 추가 참여 가능성도 거론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공모 의사를 밝힌 모티프테크놀로지스와 트릴리온랩스는 둘 다 AI 스타트업이다. 1차 평가에서 희비를 갈랐던 '프롬 스크래치(From Scratch·바닥부터 독자 개발)'를 핵심 전략으로 강조한다.

트릴리온랩스는 지난달 말 ‘확산 기반 트랜스포머 아키텍처’를 적용한 대규모 언어 모델(LLM) ‘Trida-7B’ 개발 소식을 알리며 독자 구현을 내세웠다. 모델 가중치와 추론 코드 전면오픈소스 공개도 함께 밝혔다.

작년 2월 모레(MOREH) 자회사로 출범한 모티프테크놀로지스는 같은 해 11월 허깅페이스에 오픈소스로 공개한 Motif 12.7B 모델이 127억개 매개변수를 기반으로 모델 구축부터 데이터 학습까지 전 과정을 자체 기술로 수행한 점을 강조한다.

자체 개발 역량 측면에서는 재공모 조건을 충족하는 ‘합격선’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정부가 단순한 AI 모델 개발을 넘어 국내 AI 생태계의 성장과 확장에 기여할 수 있는 역량을 요구하는 만큼, 기존 정예팀인 LG AI연구원, SK텔레콤, 업스테이지와 어깨를 나란히 할 차별성을 어떻게 제시할지가 관건이다.

SK텔레콤 정예팀은 2단계 평가부터 이미지 데이터를 시작으로 멀티모달을 순차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논문이나 업무 문서 이미지를 인식하고, 이를 텍스트로 요약하는 작업을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업스테이지는 100B 모델을 시작으로 2027년 상반기까지 300B 규모의 모델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 따라서 올 상반기 200B 모델 확장, 하반기 멀티모달 모델(VLM) 개발 수순이 예상된다.

모티프테크놀로지스 Motif 12.7B 모델 이미지.모티프테크놀로지스 홈페이지 캡처

1차 평가에서 최고점을 받은 LG AI연구원은 구체적인 목표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작년 말 공개한 236B 모델 확장, 현장 활용성 제고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단순 모델 확장을 넘어 멀티모달 구현 능력과 산업 활용도에 기존 정예팀이 초점을 맞추는 가운데, 추가 정예팀이 이들과의 격차를 빠르게 좁히기는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럼에도 이들이 재도전에 나서는 배경에는 정부가 제공하는 대규모 인프라와 상징적 지위가 꼽힌다.

추가 1개 정예팀에는 B200 768장 규모의 GPU 자원 지원, 데이터 공동 구매, 구축·가공 지원 등 지원과 함께 'K-AI 기업' 명칭이 부여된다.

초거대 AI 개발에는 천문학적인 GPU 자원과 데이터가 필수적이다. 정부 프로젝트 선정 시 개발 스타트업이 자체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컴퓨팅 인프라 지원을 집중적으로 받을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스타트업이 양질의 대규모 GPU를 지원 받을 상황은 흔치 않다. 정부 지원 프로젝트 참여가 좋은 기회인 셈"이라고 말했다.

트릴리온랩스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국책 연구기관인 NIPA(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고성능 컴퓨팅 지원사업을 통해 'Trida-7B'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트릴리온랩스 ‘Trida-7B’ ⓒ트릴리온랩스

또한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AI 스타트업으로서는 정부 주도 프로젝트에서 엄격한 검증을 통과했다는 사실 만으로도 기술 신뢰성을 입증하는 계기가 된다. '독자 AI' 구축 경험은 향후 중동, 동남아 등 유사한 수요를 가진 국가로 진출할 때 결정적인 이력이 될 수 있다.

업계는 업스테이지를 '독파모' 프로젝트의 최대 수혜 기업으로 꼽는다. 이 회사는 자체 AI 기술에 최근 포털 '다음' 인수까지 결정하면서, 상장 기업가치가 2~4조원으로 뛰었다.

탈락하더라도 대기업 보다 감수해야 할 리스크가 적다는 것도 한몫한다. 네이버클라우드, NC AI, 카카오, KT 등이 재공모에 불참키로 한 배경에는 자체 AI 기술 로드맵에 집중하겠다는 판단 외에 이미지 손실 우려가 있었다.

탈락 기업들은 빠르게 독자 노선을 구축 중이다. NC AI는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이 주관하는 '피지컬AI 모델 학습을 위한 월드 파운데이션 모델 기술개발’ 과제에 참여하기 위해 'K-피지컬AI 얼라이언스’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카카오는 ‘카나나(Kanana)’ 시리즈 LLM을 독자 개발하며 한국어 특화 고성능 모델을 고도화하고 있고, KT는 자체 개발한 AI 모델 ‘믿:음’의 고도화에 나선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모티프·트릴리온 모두 프롬스크래치 등 개발 역량을 인정 받더라도 장기적으로 산업·제조 등을 아우르는 '모두의 AI' 역량을 어떻게 어필할지가 관건"이라며 "이같은 과제를 챌린징 받는다는 측면에서 도전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추가 정예팀의 생존 가능성을 낮게 보기도 한다. 1차 선정 당시 현 3개 컨소시엄을 넘어서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모티프테크놀로지스와 트릴리온랩스는 각각 주관기업과 참여기업 자격으로 독파모 공모에 도전했지만 탈락한 바 있다.

한편 이번 '독파모' 패자부활전에 굵직한 기업들이 모두 빠지고 스타트업 두 곳만 참여하게 될 경우 정부가 기대했던 프로젝트 활력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재공모'라는 변수가 생긴 데다, 네이버클라우드를 탈락시킨 '프롬 스크래치'를 두고 전문가 간 이견이 오가면서 애초 동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었다.

정부는 12일 접수를 마친 뒤 13일부터 심사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기존 3개 정예팀의 AI 모델 개발은 1~6월, 추가 1개 정예팀은 2~7월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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