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돈' 싸움 아닌 '속도' 싸움"… SEMI가 점찍은 AI 반도체 승부처

배태용 기자 2026. 2. 11.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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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레이다]

2027년 '더블 1조 달러' 시대…AI발 반도체 대호황 예고

[디지털데일리 배태용기자] "AI 반도체 시장의 승패는 더 이상 얼마나 투자하느냐(CAPEX)가 아니라 얼마나 빨리 결과물을 내놓느냐에 달렸습니다."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세미콘 코리아 2026' 기자간담회에서 클락 챙(Clark Tseng) SEMI(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 시니어 디렉터는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AI 인프라 확장이 가속화되는 현 상황에서 한국의 메모리 및 어드밴스드 패키징 경쟁력이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병목 현상을 해결할 '열쇠'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클락 챙 이사는 발표 서두에서 AI가 반도체 투자 지형을 완전히 바꾸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빅테크들의 투자가 기록적인 수준으로 쏟아지고 있지만 단순히 설비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시장의 수요를 따라잡을 수 없다"라며 "실제 사용 가능한 수준의 '수율'을 확보하고 고객사의 '품질 인증'을 얼마나 빠르게 통과하느냐가 생존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과거에는 웨이퍼 투입량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칩 수율과 첨단 패키징 통합 능력이 실질적인 제약 요인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클락 챙 이사는 한국 반도체 생태계의 성과에 대해서도 고무적인 수치를 제시했다. 2025년 한국의 반도체 수출액은 메모리 시장의 활황에 힘입어 1730억 달러라는 기록적인 성과를 거뒀다. 특히 대만으로의 수출이 전년 대비 65% 급증한 점을 들어 한국이 글로벌 AI 공급망에 더욱 깊숙이 통합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또한 전 세계 4대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의 설비투자는 올해 6500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며 2027년에는 글로벌 반도체 매출과 AI 관련 설비투자가 각각 1조 달러(약 1300조원)를 돌파하는 '더블 1조 달러' 시대가 열릴 것으로 내다봤다.

AI 반도체 수요는 장비 시장의 판도도 흔들고 있다. SEMI에 따르면 전 세계 반도체 장비 시장 규모는 2027년 156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웨이퍼 팹 장비가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HBM(고대역폭메모리)과 AI 가속기 검증을 위한 '테스트 장비'와 '어드밴스드 패키징 장비'의 성장세가 두드러질 전망이다.

한국에 대한 장비 투자는 2026년부터 2028년까지 매년 400억 달러(약 53조원) 수준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클락 챙 이사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기업들이 설비 투자 계획을 앞당기고 있어 실제 투자 규모는 현재 전망치를 상회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끝으로 "메모리와 패키징은 더 이상 보조적인 역할이 아니라 전체 시스템의 성능을 결정짓는 핵심 제약 요인"이라며 "한국이 보유한 메모리 제조 역량과 패키징 시스템 통합 능력은 글로벌 AI 인프라 확장의 속도를 결정짓는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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