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사자후] e스포츠 표준화… 주도하는 중국과 침묵하는 한국

2026. 2. 11.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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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 초 중국 주도로 이스포츠 표준화 논의가 국제표준화기구(ISO)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이 제안은 ISO 스포츠·레저 분야 기술위원회인 TC83 산하 WG12라는 실무 작업반이 맡고 있다.

역시 중국 제안으로 이미 위원회 초안(CD) 단계에서 논의가 진행 중이다.

초기 논의의 주도권이 중국에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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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제안으로 ISO서 초안 논의 중
韓 ‘강제력 없다’ 논리… 의견제출만


24년 초 중국 주도로 이스포츠 표준화 논의가 국제표준화기구(ISO)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이 제안은 ISO 스포츠·레저 분야 기술위원회인 TC83 산하 WG12라는 실무 작업반이 맡고 있다. 국회 법안 심사에 있어 상임위 법안소위가 핵심 역할을 하는 것처럼 표준화 논의에서는 실무 작업반이 그러하다. 참고로 WG12의 컨비너(운영책임자)는 중국이다.

깊게 들어가 보자. 이스포츠 표준화는 여러 파트로 나뉘어 논의 중이다. Part 1은 이스포츠 용어 정의에 관한 표준이다. 역시 중국 제안으로 이미 위원회 초안(CD) 단계에서 논의가 진행 중이다. CD는 표준 개발에서 사실상 가장 중요한 단계다. 여기에서 실무 내용 대부분이 결정된다. 초기 논의의 주도권이 중국에 있다는 뜻이다.

최근 김민석 국무총리는 ‘페이커’ 이상혁 선수와의 인터뷰를 마친 뒤 가진 점심 자리에서 이 문제에 큰 관심을 보였다. 24년 국정감사에서 이 사안이 지적된 이후, 우리 정부가 실제로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점검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가기술표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답변과 추가 확인을 종합하면 우리 대응은 여전히 부족했다.

Part 2와 Part 3 단계가 문제다. Part 2는 이스포츠 행동강령을, Part 3는 이스포츠 대회의 시설·장비·기술 인프라를 다룬다. 이 두 파트는 2025년 9월, 표준 논의를 공식화하는 초기 단계인 PWI(Preliminary Work Item)로 등록됐다.

PWI 과정을 살펴보자. 언급했듯이 현재 Part2와 Part3에 대한 PWI가 등록되어 있다. 정황상 중국으로 보인다. 반면, 이재정 의원실을 통한 표준원 확인 결과 우리나라는 타국의 PWI 등록 전후 어느 시점에도 ISO에 공식 제안도, 의견 제출도 하지 않았다. 행정 절차인 투표에만 참여하고 우리 의견이나 입장은 내지 않은 것이다.

잠시 Part 3의 중요성을 짚어야 한다. Part 3는 경기 서버, 네트워크 환경, 경기장 설계, 장비 기준, 운영 시스템 등 대회 운영 규정 표준안이다. Part1이나 Part2처럼 선언적 내용이 아니다. 실제 국제대회 운영 방식 자체를 좌우하는 영역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 중요한 파트의 첫 단추를 중국이 꿰도록 방관하고 있다.

이 이슈의 실무를 주도 중인 한국이스포츠협회 태도는 우려스럽다. ‘ISO 표준은 강제력이 없다’란 논리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지난달 중국 텐센트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와 10년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향후 아시안게임을 비롯한 아시아 종합 경기 대회 전 과정에 기술·표준·생태계 시스템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런데도 중국 주도의 표준이 지배하리란 예상이 억측일까.

이런데도 협회는 “우리는 ‘잘’ 대응하고 있다”는 설명을 반복 중이다. 분명 우리 측에서 대응하고 있지 않은 것은 아니다. 관련 연구 용역을 했고, 회의 참석과 발표는 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과 ‘공식’ 제안 및 의견 제출은 전혀 다른 문제다. 이 차이를 구분하지 않은 채 모든 과정을 ‘대응’이라는 말로 뭉뚱그려선 안 된다.

만시지탄이지만 이제라도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야 한다. 표준화는 남의 일이 아니다. 지금처럼 안일하게 대응한다면 한국은 기준을 ‘만드는’ 나라가 아니라 남이 만든 기준을 ‘따르는’ 나라가 될 것이다.

이도경 청년재단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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