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찍고 전세 급등…세종시 올핸 다를까 [감평사의 부동산 현장진단]

대통령 세종집무실 완공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소식과 함께 행정수도 기대감으로 세종시 부동산 시장이 주목 받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2030년 5월로 예정된 대통령 세종집무실 완공 시기를 앞당길 것을 지시했다. 이후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집무실 완공 시기를 두고 “2029년 8월을 목표로 잡고 있다”고 밝혔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은 지난해 12월 확정한 국가상징구역 도시계획(마스터플랜) 후속 조치로 구역 내 설치될 ‘대통령 세종집무실’ 건축 설계 공모에 나섰다. 세종시 대통령 집무실 설치가 가시화되면서 지역 부동산 시장 역시 꿈틀거리고 있다.
시장 반응은 엇갈린다.
이번만큼은 행정수도가 완전히 이전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편에서는 행정수도 이전과 세종시 부동산 시장은 별개의 사안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다사다난’ 세종 부동산
2020년 이후 매매 가격 급등락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세종시 아파트 매매 가격은 약 2%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지역과 비교해 높은 상승률은 아니지만 이전과 비교해 상승세로 전환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올해 역시 소폭이나마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2020년대 이후 전국에서 세종시만큼 집값 등락이 심한 지역은 없었다.
2020년 전국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들썩일 무렵, 세종시 아파트 가격은 1년 동안 무려 40% 넘게 올랐다. 당시만 해도 그때가 세종시 ‘고점’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2021년 약 2% 하락하며 약보합세를 유지한 세종시 부동산은 2022년 급락했다. 1년 동안 약 17.5% 떨어지며 전국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하락했다. 2023년에도 약 4%, 2024년 역시 7%가량 하락하며 세종시 부동산 시장은 장기 침체로 접어들었다.
한국부동산원 매매지수(2025년 3월 31일 기준, 100)를 기준으로 보면, 2024년 말 세종시 매매지수(101.05)는 5년 전(2019년 말, 96.74)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 즉, 2020년 한 해 동안 40% 이상 올랐던 가격이 2021~2024년 4년에 걸쳐 떨어졌다는 얘기다. 그랬던 세종시 부동산 시장이기에 지난해 2%라도 상승세로 돌아선 것은 의미가 있다.
세종시 부동산 시장을 전반적으로 이해하려면 ‘생활권’이란 개념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세종시는 1~6생활권과 아직은 아무것도 없는 S생활권(국회 세종의사당 예정 지역)으로 구성됐다. 각 생활권은 행정, 의료, 교육 등 저마다 목적이 다르다. 이 중 중앙행정권역으로 분류할 수 있는 1생활권은 사실상 세종시 원도심이다. 세종시에서 가장 먼저 도시 형태를 갖췄으며 정부세종청사 중앙동과 도보로 이동 가능하다.
2생활권은 1생활권과 함께 주거 선호도가 가장 높다고 알려진 곳이다. 정부세종청사 중앙동까지 차로 약 5~10분 거리에 위치했으며 여러 아파트 단지와 함께 곳곳에 초·중·고등학교가 자리 잡아 생활이 편리하다. 1~2생활권 아파트 중 상당수는 2010년대 중반에 지어 이제 준공 10년 이상 지났다.
3~4생활권은 금강 남쪽에 위치했으며 도시행정이나 대학연구 목적으로 조성됐다. 5~6생활권은 세종시 원도심에서 북동쪽에 위치했고, 일부 단지는 입주했지만 아직 허허벌판이며 생활 편의시설이 많지 않다. 다만 향후 꾸준히 주택 공급이 예정된 만큼 잠재력은 풍부하다.
지난해 세종시에서 주목받은 곳은 1~2생활권 내 아파트 중 2020년 이후 준공한 단지다. 대표적인 곳이 나성동 ‘나릿재마을2단지세종리더스포레’다. 2021년 준공한 이 단지는 세종 2~4생활권에 위치했으며 845가구 규모로 구성됐다. 이 단지 전용 84㎡는 지난해 12월 9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0월 매매 가격(8억5000만원) 대비 1억원 상승했다. 올해 들어 전용 99㎡가 1월 13억원에 거래되는 등 꾸준히 높은 가격에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나릿재마을2단지세종리더스포레는 이제 준공 5년 차를 맞이했다. 세종시 원도심에서 흔치 않은 신축 아파트다. 길만 건너면 나성초와 나성중이 위치했으며 세종예술의전당이 단지 맞은편에 자리 잡았다. 입지적 장점과 함께 세종시 원도심에서 비교적 신축 아파트란 점에서 집값 하락기에 어느 정도 가격 방어가 안정적이었다는 평가다.
1생활권에 위치한 ‘새뜸마을10단지 더샵힐스테이트(2017년 4월 준공)’ 역시 바닥을 찍고 조금씩 상승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 단지 전용 84㎡는 지난해 12월 9억2500만원에 거래됐다. 전고점(11억9000만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20% 이상 낮은 가격이다. 하지만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8억원 전후로 거래됐다는 것을 감안하면 상승 추세임은 분명해 보인다.
향후 전망은 안갯속
지금까지 공급은 부족했지만…
세종시 부동산 시장에서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전세 가격 상승세다.
그동안 세종시 부동산 시장이 약세를 보인 이유 중 하나는 낮은 전세가율이란 분석이 많았다. 수도권 지역이나 지방 광역시와 달리 전세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아 매매 가격 하락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세종 전세 가격은 1년 동안 6.4% 올랐다. 전국 최고 수준이다. 올해 역시 매주 0.1% 이상 오르며 27주 연속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일례로 세종시 해밀동 ‘해밀마을1단지 세종마스터힐스’ 전용 84㎡는 올해 1월 3억4000만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다. 직전 거래인 지난해 12월 같은 면적 전셋값보다 6000만원 오른 금액이다. 다정동 ‘가온1단지힐스테이트세종2차’는 올해 1월 전용 84㎡가 3억5000만원에 세입자를 들였다. 한 달 전보다 5500만원, 1년 전과 비교하면 1억원가량 올랐다.
워낙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는 지역인 만큼 향후 세종시 부동산 시장을 전망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일단 호재는 많다. 대통령 집무실과 국회 이전 등 굵직한 사업이 기다리고 있다. 교통망 확충 기대감도 상당하다. 세종시에는 대전광역시, 청주시 등을 잇는 충청권광역급행철도(CTX)가 들어선다. 세종시 어떤 지역을 통과할지 결정되진 않았지만, 국회 세종의사당 예정지역(S생활권)과 신규 조성 도시인 6생활권을 통과할 것이 유력해 보인다.
굵직한 호재와 함께 신규 공급 물량이 없었다는 점 또한 세종시 집값 상승을 점치는 요인이다. 지난해 세종시 입주 물량은 약 1000가구로 2011년 세종시에 첫 아파트가 입주를 시작한 이래 가장 적었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공급이 줄어 올해 세종시 부동산 시장은 다소 활기를 띨 것이란 분석이다.
반론도 만만찮다.
기본적으로 세종시가 보유한 도시 특성 때문이다. 세종시에는 대규모 일자리를 창출할 만한 기업이 많지 않다. 인구 유입은 매년 감소 추세다. 정치적 변수에 따라 집값이 좌우되는 경향도 강하다.
지난 2~3년 동안 주택 공급량이 현저히 부족했지만, 올해 하반기부터 신규 분양 물량이 늘어난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올해 하반기 세종시에는 집현동(4-2생활권), 합강동(5-1생활권), 다솜동(5-2생활권) 3개 생활권에 총 4740가구 대규모 분양 물량이 쏟아진다. 세종시 연평균 수요가 약 2000가구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물량이다.
다만 세종시 주민들이 선호하는 1~2생활권이 아닌, 아직 기반시설이 잘 갖춰지지 않은 4~5생활권에 분양 물량이 집중됐다는 점은 변수다. 지난해 세종시 부동산 시장은 가격이 반등했다기보단 ‘거래가 조금씩 회복하는 단계’로 볼 수 있다. 올해 분양 물량이 많은 만큼 청약 결과에 따라 세종시 부동산 시장이 다시 한 번 요동칠 수 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47호·설합본호(2026.02.11~02.2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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