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축구선수는 네일아트하면 안되나요? '혐오'에 맞선 라리가 팬 5000명, 단체 네일아트 응원

배지헌 기자 2026. 2. 10.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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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스페인 비고의 발라이도스 경기장을 가득 메운 2만 명의 관중 가운데 5000여 명의 손가락이 구단의 상징색인 하늘색으로 물들었다.

스페인 성소수자 권익 단체(FELGTBI+) 관계자인 크리스티나 알바레스는 디 애슬레틱과의 인터뷰에서 "문제는 네일아트 자체가 아니라, 전통적 남성성으로부터의 이탈을 처벌하려는 문화가 핵심"이라며 "이글레시아스 같은 롤모델이 혐오에 직접 맞서는 것은 축구를 모두에게 안전한 공간으로 만드는 변화의 시작"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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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레시아스 향한 성차별적 혐오 발생
-팬 5000명 네일아트 동참하며 강력 연대
이글레시아스를 지지하는 동료들(사진=셀타 비고 SNS)

[더게이트]

지난 1월 스페인 비고의 발라이도스 경기장을 가득 메운 2만 명의 관중 가운데 5000여 명의 손가락이 구단의 상징색인 하늘색으로 물들었다. 단순히 팀을 응원하기 위한 치장이 아니었다. 이는 팀의 공격수 보르하 이글레시아스를 향한 혐오에 맞선 강력한 저항의 표시였다.

스포츠 전문 매체 디 애슬레틱은 9일(한국시간) 이글레시아스가 겪은 동성애 혐오 사건과 이에 대응하는 스페인 축구계의 전례 없는 연대 움직임을 집중 보도했다.
이글레시아스를 지지하는 팬들(사진=셀타 비고 SNS)

손톱 매니큐어 칠했다고 성차별 욕설...구단과 팬들이 나섰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세비야와의 원정 경기 직후였다. 경기 후 주차장에서 팬들에게 유니폼을 선물하던 이글레시아스는 일부 몰상식한 무리로부터 성차별적인 욕설과 비하 발언을 들어야 했다. 그가 평소 손톱에 네일 아트를 한다는 게 이유. 이글레시아스는 자신의 SNS를 통해 당시 상황을 알리며 "축구계에서 이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는 반어법으로 씁쓸함을 드러냈다.

동료가 겪은 일을 알게 된 구단과 팬들이 즉각 응답했다. 셀타 비고 서포터 그룹 '카르카만스 셀레스테스'는 라요 바예카노전에서 모두 네일아트를 하고 모이자는 제안을 했고, 구단은 공식 채널을 통해 이를 대대적으로 지지했다. 디 애슬레틱은 "이날 경기장에는 구단 경영진과 유소년 선수, 지역 정치인까지 정체성과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움직임에 힘을 보탰다"고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글레시아스는 평소에도 사회적 목소리를 내는 데 주저함이 없는 선수로 유명하다. 레알 베티스 시절 동료인 아이토르 루이발, 엑토르 베예린과 함께 축구계의 보수적인 남성성에 도전해 왔다. 특히 2023년 루이스 루비알레스 전 스페인축구협회장의 '강제 키스' 사건 당시, 실질적인 변화가 있을 때까지 국가대표 소집을 거부하겠다고 선언하며 선수 권익 보호에 앞장서기도 했다.

스페인 성소수자 권익 단체(FELGTBI+) 관계자인 크리스티나 알바레스는 디 애슬레틱과의 인터뷰에서 "문제는 네일아트 자체가 아니라, 전통적 남성성으로부터의 이탈을 처벌하려는 문화가 핵심"이라며 "이글레시아스 같은 롤모델이 혐오에 직접 맞서는 것은 축구를 모두에게 안전한 공간으로 만드는 변화의 시작"이라고 짚었다.

라리가 사무국 또한 '라리가 vs 혐오' 캠페인을 통해 규탄 대열에 합류했다. 셀타 비고 구단 측은 "이번 캠페인은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존중과 평등이라는 타협할 수 없는 가치를 수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셀타 비고는 라요 바예카노를 3대 0으로 꺾으며 완승을 거뒀지만, 점수보다 더 빛났던 것은 혐오를 지워낸 5000여 개의 하늘색 손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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