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죄, 무죄, 무죄… 김건희특검 참담한 1심 성적표
[류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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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중기 특별검사가 2025년 12월 29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빌딩 브리핑실에서 열린 최종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
| ⓒ 연합뉴스 |
현재까지 1심 선고가 내려진 김건희특검 기소 사건은 모두 7건으로 모두 14개 혐의인데, 이 가운데 절반인 7개 혐의에서 무죄 또는 공소기각 판결이 나왔다. 나머지 절반인 7개 혐의에서 유죄가 나왔는데, 이 가운데서도 2개 혐의는 일부 유죄였다. 우리나라 형사사건 무죄율이 약 1%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법원의 판단이 적절했는지를 떠나 김건희특검의 수사나 공소 유지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죄 또는 공소기각 판결을 받아든 피고인들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9일 주된 혐의인 김건희 여사에 대한 고가 그림 제공(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무죄를 선고받은 김상민 전 검사는 석방 후 "불법과 왜곡으로 얼룩졌던 특검 수사에 대한 법원의 준엄한 판단이다. 눈과 귀를 가린 특검의 확증 편향으로 오랜 시간 고통의 시간을 보냈다"라고 비판했다.
휘청이는 특검 수사 신뢰도
현재까지 1심 판단이 나온 김건희특검 기소 사건은 아래와 같다.
▲김건희씨(자본시장법·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상 알선수재)
▲김예성 전 코바나컨텐츠 전무(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업무상 횡령)
▲김상민 전 부장검사(청탁금지법·정치자금법 위반)
▲윤영호 전 통일교 본부장(청탁금지법·정치자금법 위반, 업무상 횡령, 증거인멸 교사)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정치자금법 위반)
▲김아무개 국토교통부 서기관(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건진법사 브로커 이아무개씨(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지난달 28일 김건희씨 1심 재판의 경우, 3개 혐의 중 둘은 무죄였고 나머지 하나는 일부유죄였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7부(재판장 우인성 부장판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가담(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에는 "공범으로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명태균 제공 여론조사 무상 수수(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는 "재산적 이익으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 판단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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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일교 금품수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건희 여사가 2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이날 자본시장법 위반 및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여사에게 징역 1년 8개월과 추징금 1천281만5천 원을 선고했다. 2026.1.28 [서울중앙지법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 ⓒ 연합뉴스 = 서울중앙지법 제공 |
48억 원대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됐던 '김건희 집사' 김예성씨 역시 9일 1심에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횡령) 혐의 무죄 판결을 받았다. 앞서 김씨는 지난 2023년 자신이 지분을 갖고 있는 비마이카 투자가 무산 위기에 처하자 측근이었던 조아무개씨로부터 자금을 조달한 뒤 추후 자신이 세운 회사 이노베스트코리아 자본으로 사후에 정산했다. 특검은 이를 횡령으로 보고 그를 구속 기소했다.
그런데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6부(재판장 이현경 부장판사)는 "조씨 덕분에 회사가 46억 원이라는 경제적 실익을 실현한 점을 고려하면, 이를 환수해 준 것을 횡령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라면서 "범죄의 증명이 없다"라고 보고 무죄를 선고했다.
예견된 공소기각? 수사할 수 있다더니 공소기각만 세 번
김건희특검은 특검법 제2조 1항에 열거된 국정농단·선거개입 등 15가지 김건희씨 관련 사건이나 이를 수사하던 중 알게 된 인지 사건 등 총 16가지 항목을 수사할 수 있다.
앞서 살핀 김예성씨 사건 공소장 절반은 그가 법인 간 용역 작업을 허위로 꾸며 5억 원을 횡령하고, 이노베스트코리아 회삿돈 약 9억 원가량을 자녀 교육비로 사용했다는 내용의 공소 사실로 채워졌다. 이 부분에서 결국 공소기각 판단이 나왔는데, 이는 예견된 일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검은 김씨가 지분을 가진 비마이카가 자본잠식이라는 악조건에도 카카오모빌리티 등 대기업으로부터 100억 원대 투자금을 유치한 배경에 김 여사의 영향력이 있으리라고 의심하면서 이 사건 입증에 공을 들였다. 그러나 결국 연결고리를 찾지 못했다. 공소장에 김건희씨 이름은 담기지 않았다. 재판부가 공소기각을 결정하면서 "공소장에는 김건희 관련 언급이나 의혹은 없고 피고인의 개인 횡령 범죄만 있다"라고 꼬집은 배경이다.
김건희특검 기소 사건 가운데 공소기각은 이날 처음 나온 게 아니다. 지난달 28일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1심 선고에서도 재판부는 증거인멸 교사 혐의에 공소기각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윤 전 본부장은 2022년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으로부터 "경찰이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도박 자금 출처를 들여다본다"는 첩보를 입수한 뒤 통일교 실무자들에게 회계 장부 등 관련 증거를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우인성 부장판사)는 "국민적 관심이 지대하다 해도 직무 범위를 느슨하게 해석해 수사 대상을 함부로 확대하는 것은 헌법상 기본권 제한의 기본 원칙에 반한다"라며 공소기각을 결정했다.
지난달 22일 국토교통부 서기관 김아무개씨 뇌물 수수 사건 1심 선고에서도 공소기각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조형우 부장판사)는 "이 사건 공소사실은 특검법 수사 대상인 양평 고속도로 사건과는 범행의 시기, 종류, 인적 연관성 등 여러 측면에서 봤을 때 합리적 관련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라며 "공소사실에 대한 특검의 수사는 특검법이 정한 수사 권한을 넘어섰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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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건희특검 |
| ⓒ 이정민 |
하지만 특검 판단과는 달리 법원은 잇따라 공소기각 결정을 내렸다.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사건처럼, 김건희씨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혐의로 1심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사건이 여럿이다.
또 무죄 가능성이 큰 사건도 있다. 김건희씨의 명태균 제공 여론조사 무상 수수 관련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는데, 특검은 윤석열·명태균씨를 똑같은 공소사실로 재판에 넘긴 바 있다. 현재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공소기각과 무죄 선고가 줄을 잇다 보니, 유죄 판결이 나온 사건도 특검 구형과 선고 형량 사이 괴리가 도드라진다. 김건희씨 1심 재판부는 특검 구형(징역 15년)의 1/9인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했다. 김상민 전 검사의 경우, 특검 구형은 징역 6년이었는데 1심 재판부는 징역 6개월·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구속상태였던 김 전 검사는 바로 석방됐다. 권성동 의원은 징역 2년을 선고받았지만, 이는 특검 구형(징역 4년)의 절반이었다.
1심 판결이 나온 7건의 사건 모두 특검은 항소했다. 향후 반전이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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