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그룹] 노인 일자리 첫 급여 받은 날, 통장 확인하고 깜짝 놀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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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숙 기자]
2026년 노인 일자리에 합격한 후 1월 23일에 첫 교육을 받았다. 내가 다니는 노인복지관만 해도 합격률은 50%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정말 운 좋게 합격했다는 생각이 들었다(참고기사: 노인일자리 첫 교육, 시급보다 귀 쫑긋하게 만든 소식). 내가 신청한 '공공기관 전통놀이 지도'는 11명으로 구성되었다. 1월 교육에서는 다 같이 모일 기회가 없었는데 2월 2일부터 본격적인 활동이 시작되었다.
"새로 오신 두 분 선생님, 환영합니다. 잘 오셨어요. 이 일은 건강만 허락하면 80대까지도 할 수 있는 일입니다."
"환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처음 하는 일이라 선배님들께 잘 배우겠습니다. 잘 가르쳐 주세요."
"우리 A조 세 명은 작년에도 함께 했는데 모두 55년생 동갑입니다."
"세 분이 동갑이시라 친구군요. 저는 한 살 아래네요. 저도 처음 하는 일이라 많이 가르쳐 주세요."
"제가 막내군요. 저는 한국 나이로 예순여덟 살입니다. 무슨 일이든 시켜주시면 열심히 하겠습니다."
첫 모임에서 내가 막내로 60대이고, 나머지 열 분은 모두 70대라고 하여 깜짝 놀랐다. 가장 연장자는 일흔여섯 살 남자분이셨다. 건강만 하면 80대까지도 할 수 있는 일이라며 잘 왔다고 환영 인사를 받았다. 이번 우리 팀 참여자는 세 분이 남성이고 나머지는 모두 여성분이다. 나는 막내라서 어려운 일이나 궂은 일은 내가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초등학교 정규 수업에 들어가서 학생들에게 전통 놀이 수업을 하는 일이라 나처럼 교사 출신도 여러분 계셨다.
서로 소개하니 더 친근하게 여겨졌다. 이번에 처음 참여하는 사람은 우리 A조에서 나까지 두 명이고, 다른 분들은 작년에도 활동하신 분들이라서 든든하게 여겨졌다. 전통 놀이를 지도하신 선배님들이라 작년 경험을 발판 삼아 올해는 더 잘하실 거니까. 막내인 나는 선배님들 잘 모시고 따라 하면 될 것 같다.
전통 놀이 수업 계획서 작성
지난주부터 본격적으로 수업 준비에 들어갔다. 첫날은 여러 가지 서류 작성과 연차에 대한 안내, 제출할 서류 등 기본 교육을 받았다. 다섯 명이 한 조라서 연차도 겹치지 않게 쓰면 좋겠다고 담당 사회복지사에게 들었다. 수업을 진행하려면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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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통 놀이 조별 모임 다섯 명씩 조를 구성했기에 조별로 모여서 진지하게 전통 놀이 수업 계획표를 협의했다. |
| ⓒ 유영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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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가 작성한 손글씨 강의 계획서 하루에 조별로 두 종목씩 강의계획서를 작성한다. |
| ⓒ 유영숙 |
올해 전통 놀이 수업을 신청한 초등학교가 많았다. 우리는 인천 서구에 있는 초등학교를 방문할 예정인데 쌍둥이 손자가 다니는 초등학교도 명단에 있어서 가슴이 설렌다. 학교에서 쌍둥이 손자를 만날 수도 있고, 그 반에 들어가서 수업할 수도 있는데 아는 척해야 할지 고민해 봐야겠다.
통장에 찍힌 첫 급여, 새해 '행복 마중물' 같다
지난주 첫 연수일, 사회복지사가 노인 일자리 급여는 매월 5일에 지급된다고 했다. 1월에는 현장 연수와 원격 연수 등 5일을 출석으로 인정해 주었는데 2월 5일에 급여 입금 알림이 와서 통장을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 마치 퇴직하고 첫 연금이 통장에 찍히던 날과 같은 감동이다.
급여는 건강보험료를 제외하고 19만 260원으로 숫자로는 적은 금액이었지만, 생각했던 것보다는 많은 돈이 입금되었다. 노인 일자리 첫 급여는 올 한 해를 보람 있게 잘 살아갈 '행복 마중물' 같아서 정말 귀하게 여겨졌다. 왠지 첫 월급 같아서 가족 속옷이라도 사주어야 하나 고민된다. 곧 설날 연휴도 다가오니 손자들에게 줄 설 선물이라도 사야겠다.
노인 일자리 급여에서는 건강보험료도 공제되는데 남편도 퇴직해서 일하지 않기에 피부양자로 올렸다. 그동안은 남편과 합산으로 지역 건강보험료를 냈는데 11월까지는 직장 보험료로 변경될 거다. 건강보험료가 많이 줄어들 거다. 이것만으로도 나에게 노인 일자리는 의미 있는 일이다.
노인 일자리 전통 놀이 수업은 실제로 3월 말부터 초등학교 교실에서 진행될 거다. 조별로 모여 수업 계획서도 작성하고, 수업 노하우도 배우고 인생 경험도 나누는 요즘이 참 귀하게 여겨진다. 함께 일하는 선생님들과 갈등 없이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며 행복하게 활동하기를 기대해 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유영숙 시민기자의 개인 브런치 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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