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 불명의 간 수치 상승, ‘자가면역성 간염’을 확인해 보세요 [건국대병원 의료진이 전하는 희귀난치 질환 희망 가이드]

헬스조선 편집팀 2026. 2. 10.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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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병원 소화기내과 최원혁 교수

자가면역성 간염은 흔한 질환은 아니다. 그러나 간 수치 이상이 바이러스 간염이나 지방간, 음주 등으로 설명되지 않고 지속되는 경우, 자가면역성 간염을 감별 진단에 포함할 필요가 있다. 간 수치 이상이라는 단서만으로 질환을 단정할 수는 없지만, 배제 진단 과정에서 자가면역성 간염을 놓쳐서는 안 된다.

증상이 없어도 질환이 진행될 수 있다
자가면역성 간염 환자의 약 3분의 1은 진단 당시 특별한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 이들은 대부분 건강검진에서 간 기능 수치 상승이 확인된 뒤, 추가 검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질환을 진단받는다. 증상이 없다는 점은 환자뿐 아니라 의료진에게도 질환을 조기에 의심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더 주의해야 할 점은 증상과 질환의 진행 정도가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자가면역성 간염 환자의 약 15~30%는 처음 진단받을 당시 이미 간경변증이 동반된 상태로 확인된다. 증상이 없다고 해서 질환이 초기 단계일 것이라고 판단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또 일부 환자에서는 급성 간염과 유사한 전격성 양상으로 질환이 발현해 입원 치료가 필요하기도 하다. 이처럼 자가면역성 간염은 매우 다양한 임상 양상을 보이기 때문에, 간 수치 이상을 단순한 검사 이상으로만 해석해서는 안 된다.

정확한 진단과 표준 치료의 중요성
진단은 혈액 검사에서 간 효소 수치 상승과 함께 자가항체(항핵항체, 평활근 항체 등)의 출현을 확인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하지만 최종적으로는 간의 염증 정도와 섬유화 단계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한 간 조직 검사가 필수적이다.

치료의 목표는 면역 기능을 조절하여 간의 염증 반응을 최소화하고 간경변증으로의 진행을 막는 데 있다. 현재 표준 치료는 스테로이드제(글루코코르티코이드)와 면역억제제(아자티오프린)의 병용 요법이다. 질환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기 위해서는 장기간 치료가, 경우에 따라서는 영구적인 치료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완치가 아닌 관해 유지와 평생 관리
자가면역성 간염의 치료는 완치가 목적이 아니며, 장기간의 관해를 유지하는 것에 중점을 둔다. 특히 재발률이 약 20~50%에 달할 정도로 높기 때문에, 치료를 통해 간 기능이 정상화되었다고 해서 안심해서는 안 된다. 증상이 호전되었더라도 환자가 임의로 약물 복용을 중단할 경우 질환이 악화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의료진과 지속적인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

환자 본인의 판단이 아닌 전문의의 지시에 따라 약제를 꾸준히 복용하고 관리하는 것이 예후를 결정하는 핵심이다. 다행히 자가면역성 간염은 희귀난치질환으로 분류되어 산정특례 적용을 받을 수 있으므로, 장기 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검사와 약제비 부담을 덜 수 있다.

치료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삶의 변화들
많은 환자가 진단 후 일상생활의 제약이나 동반 질환에 대해 우려를 표하곤 한다. 하지만 잘 관리하면 주요 증상이나 합병증이 소실될 수 있으므로 정기적인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 장기적 복용이 불가피한 환자의 경우 치료 약제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아자티오프린) 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므로 백혈구 수치, 혈당 등의 정기적인 체크가 필수적이며, 또한 골밀도 검사도 정기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또한, 자가면역성 간염 환자에게는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갑상샘 질환 등 다른 자가면역 질환이 동반되는 경우가 흔하다. 이 경우 각 질환의 활성도에 따라 치료의 복잡성이 증가할 수 있으므로, 소화기내과와 류마티스내과 등 관련 진료과 간의 유기적인 협진을 통해 통합적인 치료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조기 검사와 정기적 관찰이 최선의 예방
유전적 소인 등 복합적인 원인으로 발생하는 질환 특성상 뚜렷한 예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간에 부담을 주는 음주, 흡연, 검증되지 않은 약물 복용 등을 피하고, 만성적인 피로나 간 수치 이상이 발견되었을 때 지체 없이 검사를 받아 질환의 진행을 막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선의 예방책이다.

치료를 받지 않을 경우 자가면역질환의 활성도가 증가하여 상태가 급격히 악화할 수 있으며, 치료 유무와 상관없이 간암(간세포암종)의 고위험군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따라서 정기적인 추적 관찰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원인 모를 간 수치 상승을 가볍게 여기지 말고, 전문가와 함께 장기적인 관리 계획을 세워야 한다.

/기고자: 건국대병원 희귀난치질환 클리닉 클리닉 소속 의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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