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걸 또 샀구나'... 사춘기 극복하려고 딸이 자꾸 사들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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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이 시작할 때 쯤에도 팔뚝만한 피큐어를 두 개나 샀는데 또 사 온 것이다.
딸 방에 피규어들이 무한 자가증식 중이다.
딸이 모으는 것은 한 갓 굿즈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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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연 기자]
몇주 전에 딸이 서울에 간다면서 커다란 보부상 가방을 메고 나갔다. 친구를 만나는데 저렇게 큰 가방을 가져가나 싶었다. 저녁에 들어온 딸의 가방이 불룩하다. 뭘까 궁금해서 딸의 방에 따라 들어갔다.
가방에서 꺼낸 것은 요즘 한참 빠져있는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피규어다. '아. 이걸 샀구나. '입은 웃고 있지만 눈은 웃지 못했다. 그리고 마음은 '이 걸 또 샀구나'였다. 올 겨울이 시작할 때 쯤에도 팔뚝만한 피큐어를 두 개나 샀는데 또 사 온 것이다. 딸 방에 피규어들이 무한 자가증식 중이다.
딸 덕질의 시작은 중학교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춘기에 돌입한 딸의 눈동자가 광채를 잃어갈 무렵 더 이상은 안되겠다고, 좋은 게 있으면 뭐라도 좋으니 몰입해 보라고, 빠져보라고 했던 게 시초였다. 아니 그게 시초가 아니기를 바란다.
딸은 그때부터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듣기 시작했다. 가요와 팝, 올드팝송과 아이돌 노래까지 듣기 시작하더니 얼마 후 남자 아이돌 그룹에 정착했다. 그리고 그 아이돌의 모든 것을 섭렵하기 시작했다. 팬카페와 SNS를 통해 일상, 콘서트, 앨범, 그리고 굿즈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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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딸 방의 굿즈와 피규어들 |
| ⓒ 이종연 |
知則爲眞愛 愛則爲眞看 看則畜之而非徒畜也(지즉위진애 애즉위진간 간즉축지이비도축야)'
"알면 곧 참으로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면 참으로 보게 되고, 볼 줄 알게 되면 모으게 되니 그것은 한갓 모으는 것은 아니다."
삶의 목적이 없던 한 중학생은 투바투라는 아이돌을 알게 되었다. 그룹이 데뷔하게 된 배경, 연습과정과 노래를 듣고는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니 그들의 좋은 점이 더 보이고, 그들이 대해 알면 알수록 굿즈를 갖고 싶은 것이리라. 딸이 모으는 것은 한 갓 굿즈가 아니다. 그들의 서사가 담긴 특별한 것일지 모른다고 스스로를 납득시켜 본다.
이해가 되는 듯 하다가도 늘어나는 굿즈를 보면 "이제 그만!"을 외치고 싶다. 며칠 전 화초를 보고 있는데 딸이 한마디를 했다. "내 덕질은 엄마가 제라늄 사오는 거랑 비슷한 거야". 거실 한 쪽에 올망졸망 있는 제라늄을 보면서 '그 시커멓고 칙칙한 피규어가 얘네랑 같다고? 볼 때마다 사랑스럽고 예쁘고 기쁨을 준다고?'생각하며 '그 입 다물라'가 나오려는 순간, '그런가? 그럴지도 몰라. 그럴 수도 있어' 3종 세트로 막아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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