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투자 문의는 쇄도하는데…새만금, 산업 용지가 발목

최창환 2026. 2. 10.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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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6공구 분양률 97% 육박…남은 산업용지 0.14㎢
투자 문의는 이어지는데…3·7·8공구 실제 입주는 2027년 이후
RE100 국가산단 지정·용도 전환이 관건
새만금국가산단 위치도. 전북도 제공


새만금이 전북 투자 전략의 핵심축으로 부상하고 있지만 신규 기업 수요를 뒷받침할 산업용지 공급과 정비 속도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간기업 투자 문의와 협의는 이어지고 있으나 실제 입주 가능한 부지 조성이 내년 이후로 밀리면서 정책적 병목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전북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새만금에는 51개 기업이 총 10조9081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제시했다. 새만금 투자진흥지구는 산업단지 1·2·5·6공구, 총 8.08㎢ 규모로 여의도 면적의 약 2.8배에 달한다. 입주 기업에는 법인세·소득세 3년 면제, 이후 2년간 50% 감면 혜택 등 세제감면과 인허가 특례, 기반시설 지원 등이 적용된다.

이 같은 조건은 기업 입장에서 지방 투자지 가운데서도 가장 공격적인 인센티브로 꼽힌다. 다만, 산업용지 여건은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는 평가다. 새만금 산업단지 1·2·5·6공구의 분양 대상 면적 가운데 투자협약(MOU) 체결과 유치가 진행 중인 면적을 합하면 97.3%에 이른다. 현재 남아 있는 잔여 면적은 0.14㎢에 불과해, 대규모 신규 기업을 수용하는데 제약이 크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이차전지, 첨단소재, 에너지 분야 기업들의 문의와 협의가 이어지고 있으며, 전북도 역시 대기업 등 신규 투자 유치를 놓고 물밑 조율을 계속하고 있다.

문제는 속도다. 기존 산업단지는 사실상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대기업을 중심으로 지방 투자 흐름이 빨라지는 흐름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추가 산업용지 확보와 제도적 결단이 지연될 경우 투자 유치의 병목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새만금 3·7·8공구는 현재 매립 또는 조성 단계에 있으며, 실제 분양·입주는 2027년 이후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새만금 이외에도 김제 백구·지평선 산업단지, 완주 수소산단, 국가식품클러스터 2단계 등 대체 부지도 검토 대상으로 오르고 있다”면서도 “기업들은 개별 산단보다는 재생에너지와 연계된 대규모 집적지, 즉 RE100 대응이 가능한 국가산업단지를 우선 검토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새만금 산업단지 전경. 전북도 제공


이런 가운데 전북특별자치도의회는 새만금 농생명용지 7공구(18㎢)의 산업용지 전환과 RE100 국가산단 지정을 촉구하는 대정부 건의안을 공식 제기했다. 이미 매립이 완료된 대규모 단일 부지가 농업용지로 묶여 사실상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더는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중앙정부의 시각은 신중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지기금으로 조성된 농생명용지를 산업용지로 전면 전환하는 데 대해 “아직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전면 전환보다는 농업·식품 연관 클러스터 일부 활용 수준의 단계적 검토만 가능하다는 게 현재 중앙부처의 판단이다.

정책 기조 변화 가능성도 변수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서 “새만금 개발은 이제 희망 고문을 멈추고 현실적으로 가능한 부분을 정리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기존 개발 방식의 전면 재검토를 주문했다. 이에 따라 새만금 기본계획 재수립 발표 시점도 지난해 말에서 오는 6월로 연기돼, 개발 밑그림 자체가 대폭 수정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전북도는 이 과정에서 RE100 산업단지 조성 등 산업 중심 개발 확대를 정부에 요구하고 있으며, 도의회 역시 관련 건의안을 채택하며 정책 전환에 힘을 싣고 있다. 인근에 해상풍력과 수상태양광 등 약 7GW 규모의 재생에너지 자원이 집적돼 있다는 점과 새만금은 글로벌 기업들이 중시하는 ‘안정적인 재생에너지 공급’ 요건을 동시에 갖춘 입지라는 평가도 나온다.

전북도 관계자는 “새만금은 이미 투자진흥지구와 특화단지를 통해 경쟁력을 입증했다”며 “이제는 기업 수요의 속도에 맞춰 산업용지 활용과 제도 정비가 함께 가야 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군산=최창환 기자 gwi122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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