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흉내 내느라 고생했네" 비아냥... 복귀 전공의와 간호사의갈등 소용돌이

박지숙 2026. 2. 10.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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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들이 돌아오고 나서 가장 먼저 들은 말이 뭔지 아세요? '그동안 내가 하던 처방, 왜 이렇게 엉망으로 해놨어?'라는 타박이었습니다. 밤잠 설쳐가며 그들 몫까지 하던 간호사들을 향해 던진 첫마디치고는 참혹하죠."

2026년 봄, 전공의와 인턴들이 병원으로 속속 복귀하고 있지만, 병원 내부 게시판과 대한간호협회 상담 창구는 이들과 기존 간호사 간의 갈등 사례로 연일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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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협회에 쏟아지는 직종 간 갈등 사례들... "결국 환자 안전 위협하는 요소"

[박지숙 기자]

 AI생성 이미지
ⓒ 오마이뉴스
"전공의들이 돌아오고 나서 가장 먼저 들은 말이 뭔지 아세요? '그동안 내가 하던 처방, 왜 이렇게 엉망으로 해놨어?'라는 타박이었습니다. 밤잠 설쳐가며 그들 몫까지 하던 간호사들을 향해 던진 첫마디치고는 참혹하죠."

2026년 봄, 전공의와 인턴들이 병원으로 속속 복귀하고 있지만, 병원 내부 게시판과 대한간호협회 상담 창구는 이들과 기존 간호사 간의 갈등 사례로 연일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의료 공백을 메웠던 간호사들의 헌신이 복귀한 이들의 권위와 충돌하며, 현장은 차마 기사로 옮기기 힘든 감정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있다.

"내가 온 이상 PA는 손 떼" 간협에 보고된 갈등

최근 대한간호협회에 보고된 사례들을 보면 갈등은 단순한 감정싸움을 넘어 '직무 권한'에 대한 물리적 마찰로 이어지고 있다.

사례 1 (업무 비하): 수도권 A 대학병원의 전공의는 복귀 직후, 공백기 동안 간호사가 작성해온 환자 기록지를 보며 "간호사가 의사 흉내 내느라 고생했는데, 이건 다 쓰레기니 새로 작성하라"며 면전에서 질책했다.

사례 2 (업무 떠넘기기): B 병원에서는 복귀한 전공의들이 그동안 간호사들이 수행하던 잡무는 물론, 본인들이 밀린 서류 작업까지 "너희는 이제 숙련되지 않았냐"며 은근슬쩍 떠넘기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사례 3 (인수인계 거부): 일부 전공의들은 현장을 지켰던 간호사들을 '배신자' 혹은 '불법 조력자'로 규정하며, 필수적인 환자 정보 인수인계에서 간호사를 배제하는 위험천만한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그땐 절실하더니, 지금은 방해물인가"

전공의 공백기 동안 병원은 간호사들에게 '준의사' 역할을 요구했다. 법적 보호장치도 없이 전담간호사(PA)라는 이름으로 메스를 잡고 처방전을 끊게 했던 병원은, 이제 전공의가 돌아오자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라"고 명령한다.

하지만 간호사들은 묻는다. "우리가 지켰던 그 '제자리'는 어디인가?" 숙련도를 쌓아온 간호사들은 이제 전공의들의 수련을 방해하는 '불편한 존재'로 취급받기 시작했다. 현장에서 만난 7년 차 간호사 C씨는 "우리가 한 처치는 '불법'이라 몰아세우면서, 정작 본인들이 하기 싫은 귀찮은 일은 '협업'이라며 떠맡긴다"라고 토로했다.

이러한 직종 간 갈등은 단순한 기 싸움이 아니라 '의료 사고'의 전조 증상이라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 간호협회 관계자는 "의사와 간호사 사이의 유기적인 소통이 끊기면 환자의 미세한 상태 변화가 공유되지 않는다"며 "복귀 후 벌어지는 보이지 않는 '태업'과 '소통 거부'가 환자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일부 병원에서는 전공의의 고압적인 태도에 상처받은 간호사들이 줄사직을 고민하거나, 전공의와의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업무 소극행정에 임하는 등 조직 전체가 마비될 위기에 처해 있다.

병원 경영진과 정부는 전공의 복귀율이라는 '숫자'에만 매몰되어 현장의 곪아 터진 상처를 외면하고 있다. 진정한 의료 정상화는 의사 면허 소지자들이 자리에 앉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떠난 자리를 메웠던 동료들의 노고를 인정하고 수평적인 파트너십을 회복하는 데서 시작된다.

"우리는 당신들의 비서가 아니라, 함께 환자를 살리는 동료다."

간호협회에 접수된 어느 간호사의 절규는 2026년 대한민국 의료계가 풀어야 할 가장 무거운 숙제다. 돌아온 이들이 가운의 깃을 세우기 전에, 1년 넘게 현장을 지키며 닳아버린 동료의 운동화를 먼저 살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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