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법안 처리 예고에도…‘닥터나우 방지법’은 안갯속

이찬종 2026. 2. 10.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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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국회 상정 가능성 낮아
복지부, 대안 모색 시작
게티이미지뱅크

국회가 12일 본회의를 통해 민생법안을 처리하겠다고 예고했지만, 이른바 ‘닥터나우 방지법’은 안건에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법안의 성격을 둘러싸고 중소벤처기업부와 보건복지부 간 이견이 큰 데다, 관련 국회 상임위에서도 의견이 엇갈려 처리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약사법 개정안, 이른바 ‘닥터나우 방지법’은 플랫폼 사업자의 의약품 도매상 설립·운영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해당 법안은 지난해 11월 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심사를 통과해 본회의 표결만을 남겨둔 상태다. 그러나 법안의 성격을 둘러싸고 산업계와 보건의료계의 입장이 충돌하면서, 아직 본회의 안건에 오르지 못한 채 계류되고 있다.

산업계는 닥터나우 방지법을 ‘제2의 타다 금지법’으로 규정하며 법안 재논의를 요구하고 있다. 현행 법 체계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에서 스타트업이 제공해 온 서비스를 사후 입법으로 제한할 경우, 신산업 육성과 혁신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 보건의료계는 닥터나우 방지법을 이른바 ‘보건의료계 쿠팡 방지법’으로 규정하며 원안 처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정 비대면진료 플랫폼이 의약품 도매상까지 운영할 경우, 진료·처방 연계와 유통을 동시에 장악해 독점적 구조를 형성할 수 있고, 이는 보건의료계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닥터나우 방지법을 둘러싼 논쟁은 중소벤처기업부와 보건복지부 간 의견 대립으로 이어졌다. 국무조정실이 이견 조율에 나섰지만, 아직 뚜렷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로 인해 닥터나우 방지법은 2월 국회에서 처리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회 관계자는 “현재 계류 중인 닥터나우 방지법이 이번 임시국회에서 처리되긴 어렵다”며 “두 정부 부처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보건복지위원회 간 이견 조율이 이뤄져야 법안 처리 여부가 결정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닥터나우 방지법이 의견 충돌로 장기 계류될 가능성이 커지자, 보건복지부는 대안을 제시하며 문제 해결에 나섰다. 복지부는 비대면진료 플랫폼에 약국별 의약품 재고 관련 공공데이터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의 이러한 검토는 비대면진료 플랫폼들이 의약품 공급 불균형 문제를 이유로 의약품 도매상 운영의 필요성을 주장해 온 만큼, 공공데이터 제공을 통해 이를 보완하는 우회적 해법을 마련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비대면진료 플랫폼 업계는 복지부가 추진 중인 약국별 의약품 재고 관련 공공데이터 제공이 일정 부분 효과를 낼 수는 있지만, 데이터의 완결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공공데이터가 제공되면 비대면진료 이용자들에게 조제 가능 여부 등을 보다 구체적으로 안내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정부가 제공하는 데이터의 범위와 정확도가 충분하지 않다면 기대만큼의 효과를 내기 어렵기 때문에, 더 섬세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여러 대안이 논의되고 있지만, 닥터나우 방지법의 장기 계류 상황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플랫폼 업계는 규제 법안이 국회에 장기간 계류될수록 오히려 업계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법안 처리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가 이어질 경우, 향후 규제 환경을 예측하기 어려워 서비스 구조나 사업 방향에 대한 준비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규제안이 마련되거나 다른 방향의 개정이라는 신호가 명확하다면 이에 맞춰 대비할 수 있다”며 “하지만 법안 처리가 지연될수록 서비스 방향을 조정하기는 오히려 더 어려워진다”고 전했다.

이찬종 기자 hustlelee@kukine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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