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 폭탄’ 가덕도신공항… 홀로 남은 대우건설이 삽 뜰까
2번 연속 단독 입찰… 수의계약 수순
2035년 개항하려면 올해 착공해야
초고난도에 공사비만 10조7000억

부산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 입찰이 유찰에 유찰을 거듭하며 착공 시점의 마지노선을 향해가고 있다. 정부 목표대로 2035년에 개항하려면 올 하반기엔 삽을 떠야 해서다. 현재로선 재입찰 공고에 2번 연속 단독 응찰한 대우건설과의 수의계약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가덕도신공항 공사의 높은 난도와 대우건설에 쏠린 사업 지분 탓에 건설업계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지만, 대우건설은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 마감된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 재공고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PQ) 신청 마감 결과, 대우건설 컨소시엄만 응찰해 유찰됐다.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은 “국가계약법 및 관련 규정에 따라 즉시 3차 재공고 또는 수의계약 여부 등에 대한 검토에 착수해 후속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단독 입찰로 2회 이상 유찰 시 수의계약이 가능한 만큼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수의계약을 맺을 조건이 충족된 셈이다.
사업 목표 시기를 고려하면 수의계약이 체결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6개월간 기본설계서(우선시공분 실시설계서)를 작성하고, 설계심의와 입찰가격 평가를 거쳐 오는 8월쯤 실시설계 적격자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절차가 더 지체된다면 개항 시점도 늦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사실상 대우건설과의 수의계약 수순이지만 건설업계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롯데건설, 한화 건설부문, 코오롱글로벌 등 시공능력평가 20위권 내 건설사들이 컨소시엄에서 발을 뺐기 때문이다. 이들은 대규모 국책사업에 따르는 책임과 높은 공사 난도에 따른 변수 대비 수익성이 낮다고 판단해 컨소시엄을 탈퇴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대우건설의 사업 지분은 55%로 높아졌다. 여기에 중흥토건(9%)의 지분까지 포함하면 중흥그룹 계열사 지분은 64%로 급증한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가덕도신공항 부지는 환경 변화가 워낙 큰 곳이어서 공기나 사업비가 어떻게 늘어날지 모른다. 투입되는 인력 규모도 어마어마하다”며 “규모가 큰 사업이라 리스크도 그만큼 커지는데, 그것을 사실상 한 기업이 다 지고 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환경적 변수가 생기면 건설사 하나가 휘청일 수 있는 데다, 대형건설사는 협력사로의 파생 효과도 커서 업계에서 우려가 나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는 공기 106개월(8년 10개월)에 공사비 10조7000억원에 이르는 초대형 공사다.

가덕도신공항은 해저 매립과 연약지반 개량이 동시에 이뤄져야 하는 고난도 공사로 꼽힌다. 신공항 예정지에 연약지반이 두껍게 분포하고 있어 육·해상에 걸친 활주로의 특성상 부등침하(건물 지반의 불규칙한 침하)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공사의 난도를 높이는 요소로 언급돼 왔다. 가덕도신공항보다 규모가 작은 울릉공항도 공사상 난이도와 기후 등 다양한 변수 탓에 개항을 2년 미뤘다.
이 같은 우려에도 대우건설이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 수주에 의지를 드러내는 이유에 대해 업계에선 다양한 추측들이 나온다. 매출을 늘리기 위해서라는 이야기부터 지난해 기록한 80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상쇄하기 위한 유동성 확보 차원이라는 분석까지 분분하다.
하지만 대우건설은 “항만 공사 경험이 많고, 대형 국책사업을 성공적으로 해냄으로써 큰 이정표를 세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대우건설은 최근 자료를 내고 “일부에서 우려하는 연약지반의 초고난도 공사라는 점은 회사가 보유한 기술력과 경험을 통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며 “대우건설은 항만 공사 분야에서 3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고 자신했다. 또 “가덕도 앞 바다에서 대형 해상공사를 이미 성공적으로 시공했고, 2024년 최초 발주 시점부터 제2주간사로 참여하며 사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필요한 기술 및 관리 역량을 꾸준히 축적해 왔다”고 강조했다.
대우건설은 기본설계서 작성 과정에서 큰 변동이 생길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부산과 거제를 연결하는(거가대로) 공사를 진행하며 얻은 정보에 더해 부지조성공사 입찰을 준비하며 사업 부지의 지반조사를 추가했기 때문에 설계 변동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지난해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기본설계안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공기 연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정부와 견해차를 좁히지 못해 결국 수의계약을 해지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기존 설계안의 한계를 극복해 공기를 단축시킬 수 있는 대안 공법을 고민하고 있다”며 “매립공법 변경이나 준설치환 공법(연약지반을 걷어내고 단단한 사석과 토사를 매립해 지반 구성을 바꾸는 방식)을 통해 부등침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유동성 확보 목적이라는 일각의 추측에 대해서는 “9년짜리 사업이라 1년 매출로 보면 몇천억원 수준이기 때문에 유동성 확보에 큰 도움이 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이제 공은 국토교통부로 넘어갔다. 수의계약과 3차 재공고의 기로에서 중흥그룹에 집중된 지분 구조를 어떻게 볼 것인지가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 다른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10조원대 공사는 대형사가 3개 정도는 들어가야 리스크 분담이 가능한데 대우건설 컨소시엄은 대형사가 1개뿐”이라며 “사업이 무산되긴 어렵겠으나 정부도 고민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진영 조효석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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