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전준철 '잠깐 변론' 아니었다... 기소 전 선임돼 재판까지 변호

김종훈 2026. 2. 9.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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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4개월 김성태 변호인으로 활동... 쌍방울 개인 횡령·배임 사건 맡았다지만, 대북송금 사건 출발점

[김종훈 기자]

 법무법인 광장 소속 전준철 변호사. .2018.5.24.
ⓒ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2차 종합특검 후보자로 추천한 전준철 변호사(법무법인 광장)가 수사 단계뿐만 아니라 기소 이후 재판 단계에서도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변호인으로 선임돼 활동한 것으로, <오마이뉴스> 취재 결과 확인됐다. 쌍방울 측 임직원들의 개인 횡령 및 배임 사건에 대해 '수사 중간에 잠깐 변론한 적 있다'는 말과 상충돼 논란이 예상된다.

전 변호사를 추천한 이성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9일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밝히면서도 "변론과정에서 불편한 일이 있어 중간에 변론을 중단했고, 이후 수사단계는 물론 재판단계에도 변론을 한 바 없다"는 전 변호사의 말을 전한 바 있다.

김성태 공소장 변호인 명단에 전준철 변호사 기재

2023년 2월 3일 법원에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공소장이 제출됐는데, 변호인 명단에 전준철 변호사가 함께 기재됐다. 전 변호사가 속한 법무법인 광장 변호인선임 신고서와 담당변호사 추가지정서도 포함됐다.

변호인선임 신고서
사건 2022-424XX
피의자 김성태
위 사건에 관하여 법무법인(유한) 광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고 연서하여 이에 신고함
2023년 1월 일 선임인 김성태
법무법인 광장 대표변호사 송평근
접수 2023년 1월 12일

담당변호사 추가지정서
사건 2022-424XX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피의자 김성태
위 사건에 관하여 이 법인은 변호사법 제50조 1항에 의거하여 업무를 담당할 변호사를 다음과 같이 추가 지정합니다.
담당변호사 전준철
2023년 1월
 김성태 전 회장 공소장 속에 포함된 변호인 선임 신고서 및 담당변호사 지정서
ⓒ 오마이뉴스
그가 속한 법무법인 광장이 변호사 사임계를 제출한 것은 2023년 10월 18일이다. 이 전 부지사에 대한 회유 의혹이 불붙고, 이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 후 20여 일 뒤다.

2023년 10월 13일 <조선일보>는 전 변호사가 속한 광장이 이날 재판부에 사임계를 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김 전 회장 발언을 인용해 "개인적으로 제 재산이 압류됐고 검찰에 의해 주식이 압류된 상황"이라며 "비용 차이가 나는 등 상황이 여의찮아 사임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전 회장의 변호인단엔 광장 변호인 13명이 포함돼 있었으며 올 1월부터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라고 밝혔다. 13명은 법무법인 광장이 이 사건을 수임했을 당시와 같은 숫자다.

다만 김 전 회장 사건 기록에는 2023년 5월 9일 법무법인 광장이 재판부에 사임계를 제출한다. 누가 사임했는지 확인되진 않지만, 해당 사임계를 제출한 이가 전 변호사라 해도 4개월가량 활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이 최고위원과 전 변호사의 '수사 중간 잠깐 변론' 해명은 사실과 다른 셈이다.

2023년 무슨 일이...

전준철 변호사는 특검 추천 관련 논란이 일자 ⓵ 다른 변호사님들의 요청으로 수사 중간에 잠깐 쌍방울 측 임직원들을 변론한 적이 있으며 ⓶ 제가 변론을 맡았던 부분은 쌍방울 측 임직원들의 개인적 횡령, 배임에 대한 것이었고 ⓷ 대북송금과는 전혀 무관한 부분이었으며 ⓸ 변론과정에서 불편한 일이 있어 중간에 변론을 중단했고, 이후 수사단계는 물론 재판단계에도 변론을 한 바 없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피고인으로 이름을 올린 대북송금 사건과는 관련이 없다고 한 것이다. 그런데 왜 이 대통령이 전 변호사를 추천한 민주당에 강한 유감을 표했다는 보도가 나오는 것일까?

2023년 1월로 시계를 돌려보자. 김 전 회장은 약 8개월간의 해외 도피 끝에 1월 17일 한국에 귀국했다. 당시 공항에서 김 전 회장은 "이재명 대표를 전혀 모른다"라며 이 대통령과의 연관성을 모두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은 같은해 2월 3일 김 전 회장을 구속기소하며 '방북비 대납' 의혹을 핵심 혐의로 기재했다.

검찰은 2019년 1~4월,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가 이화영 평화부지사와 공모해 쌍방울그룹을 통해 북한에 스마트팜 지원 명목으로 500만 달러를 송금하고, 같은해 7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방북비 300만 달러를 대납하게 했다고 공소장에 적었다.

그러나 돈을 받은 수혜자인 북한에 대한 수사나 조사가 제한되는 상황에서 검찰의 이러한 공소사실은 김 전 회장을 비롯한 방용철 당시 쌍방울 부회장,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 등 사건 관계자들의 진술이 기본 전제가 됐다. 이 전 부지사 역시 이 대통령과의 연관성에 대해 부인했으나 2023년 6월 검찰 조사에서 '쌍방울이 대북송금 대납을 했고, 이재명 지사에게 보고도 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하지만 이 전 부지사는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라며 진술을 재번복했다. 이 과정에서 연어회 술파티와 진술세미나 의혹이 터져나왔다. 쌍방울 직원들이 가져온 연어와 회덮밥 등 각종 음식과 심지어 술도 반입됐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사건 관계인들의 진술을 바탕으로 2023년 9월 9일과 12일 두 차례 이 대통령을 소환해 조사한 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같은 달 27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유창훈 부장판사는 이 대통령의 대북송금 관련 뇌물 등의 혐의에 대해 "핵심 관련자인 이화영의 진술을 비롯한 현재까지 관련 자료에 의할 때 피의자의 인식이나 공모 여부, 관여 정도 등에 관하여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보인다"라고 밝히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서울고검 인권침해점검 TF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인권침해점검 TF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서울고등검찰청 인권침해점검 TF는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수사 과정에서 제기된 연어·술파티 회유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 2026-01-08
ⓒ 이정민
이듬해인 2024년 6월 7일 수원지법은 이 전 부지사에게 대북송금 관련 혐의 등으로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유죄 이유에 대해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의 신빙성이 인정된다"라는 점을 강조했다. 재판부는 김성태를 "국내에서 기업집단을 운영하는 CEO"라고 평가하며 "주가 조작만을 위해 대북사업을 추진했다는 것은 경험칙상 받아들여지기 어렵다"라고 했다.

검찰은 닷새 뒤인 6월 12일 이 대통령을 이 전 부지사 및 김 전 회장 등과 묶어서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결국 대북송금 사건의 시작은 김 전 회장 및 쌍방울그룹 차원의 횡령 및 배임 등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에서 출발했다. 전 변호사가 쌍방울 개인 횡령·배임 사건만 맡았다지만 이 사건이 대북송금 사건의 출발점이었던 것이다

실제 김 전 회장과 30년 인연으로 '도원결의한 형제'라고 밝힌 조경식 전 KH그룹 부회장은 <오마이뉴스>에 아래와 같이 김 전 회장이 태도를 바꾼 이유를 설명했다.

"그때 왜 얘(김성태)가 넘어갔냐. 원래라면 안 넘어갈 거였습니다. 왜냐하면 얘가 의리가 있었습니다. 뭐든지 다 지키려고 그랬고. 근데 회사가 문제가 됐습니다. 주변에 열 명이 넘는 우리 식구들을 (검찰이) 싹 다 잡아갔습니다. (중략) 그러다 보니까 회사가 엉망이 되고, 제수씨들은 국세청 동원해서 다 신용불량자 만들어버리고... 얘가 이제 이러다 죽겠다 싶으니까 맞장구 치고 나간 거죠."

조 전 부회장은 "이화영이를 잡아, 제대로 잡자, 그러면 이재명이 자동으로 잡힌다, 이런 이제 스토리 테마였죠", "검찰에서 제시한 건 형량과 횡령 금액을 줄여주고, 주가조작한 것에 대한 것(무마)이었다"며 검찰의 압박과 회유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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