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에 선의로 건넨 커피 50잔, 민원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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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박민규씨(33)는 지난 3일 뜻밖의 전화를 받았다.
수화기 너머 목소리는 4개월 전 박씨가 동네 소방서에 커피 50잔을 기부한 일이 민원으로 접수됐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불이 나면 내가 있는 곳부터 꺼줄 것도 아닌데, 목숨을 걸고 일하는 분들에게 고작 커피를 전한 것이 이해관계에 해당한다는 점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며 "응원과 선행이 민원 같은 행정절차로 돌아온다면 누가 나서서 감사 인사를 전하려 하겠나"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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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원천 차단'에 나눔까지 위축
"혹시 소방서에 커피 기부한 적 있으십니까?"
서울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박민규씨(33)는 지난 3일 뜻밖의 전화를 받았다. 수화기 너머 목소리는 4개월 전 박씨가 동네 소방서에 커피 50잔을 기부한 일이 민원으로 접수됐다고 설명했다.
발단은 지난해 10월이었다. 평소 화재를 진압하는 소방관을 보며 감사한 마음을 가져왔다는 박씨는 응원을 담아 커피 50잔을 전달했다. 해당 소방서 감찰부서에서는 박씨에게 커피를 제공한 경위와 특정 소방관과의 이해관계 여부를 소명해달라고 요청했다. 박씨는 "불이 나면 내가 있는 곳부터 꺼줄 것도 아닌데, 목숨을 걸고 일하는 분들에게 고작 커피를 전한 것이 이해관계에 해당한다는 점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며 "응원과 선행이 민원 같은 행정절차로 돌아온다면 누가 나서서 감사 인사를 전하려 하겠나"라고 토로했다.

소방관들에게 감사의 뜻으로 커피를 건넨 식당 주인이 '민원 대상'이 된 것이다. 직무 관련자에 대한 금품 수수를 제한하는 규정이 이웃 간 나눔이나 감사의 표현까지 위축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소방 당국에 따르면 해당 소방서는 지난 2일 국민신문고를 통해 접수된 민원을 계기로 이 사안에 대한 내부 검토를 진행했다. 소방행정과 관계자는 "민원이 접수되면 사실관계 확인은 불가피한 조치"라며 "처벌이나 징계 대상은 아니었기 때문에 규정상 외부로부터 선물을 받기 어렵다는 점을 (커피를 선물한 박씨에게) 안내하는 계도 차원의 조치로 종결했다"고 설명했다.
현행 청탁금지법은 직무 관련성이 인정되는 경우 금품 등의 수수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다만 시행령에 따라 원활한 직무 수행이나 사교·의례 목적에 부합하는 경우에는 5만원 이하 선물이나 간식을 허용한다.
문제는 시민들이 체감하는 나눔의 정이나 이웃 정서와는 거리가 있다는 점이다. 사안의 경중이나 실질적 위법 여부와 무관하게 민원이 빈발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소방관을 위해 좋은 뜻을 표시한 것이 모두에게 부담이 돼 버린 상황"이라며 "(관할 당국도) 어떤 의도에서 접수된 민원인지 모른 채 일괄 처리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오지은 기자 j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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