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만희 구명' 170억 모았는데… 수상한 신천지 후원금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 이만희 총회장의 사법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신도들로부터 약 170억원 규모의 후원금을 모은 것으로 8일 파악됐다. 자금은 이 총회장이 코로나19 사태와 관련 감염병예방법 위반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 등으로 수사를 받자 변호인단을 꾸리고 구명 활동을 펼치기 위한 목적으로 활용됐다. 특히 후원금 중 상당액이 정치권 등에 로비 자금으로 흘러갔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신천지 ‘정교유착 비리 합동수사본부’의 수사가 확대될 전망이다.
중앙일보가 확인한 이 총회장에 대한 횡령 혐의 불기소결정서에 따르면 신천지가 이 총회장 구명을 위해 신도들로부터 후원금을 모으기 시작한 시점은 2020년 7월부터다. 이 시기에 이 총회장은 코로나19 방역당국이 요청한 신도 명단을 은폐하는 등 방역 활동을 방해한 혐의로 검찰 수사선상에 올랐다. 검찰은 당시 이 총회장에 대한 2차례 소환조사 끝에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2020년 8월 1일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신천지는 이 총회장 구속 이후에도 2021년 3월까지 총 9개월간 모금 활동을 이어가 총 170억원의 자금을 마련했다.
신천지 수사 시작되자 간부들 명의로 모금

검찰은 신천지가 이렇게 약 9개월간 모은 후원금이 170억원가량에 달한다고 봤다. 신천지는 이 자금을 활용해 수사단계에서 변호사 선임비로 법무법인 민에 3억3000만원, 법무법인 광장에 3억3000만원, 법무법인 민주에 4억4000만원, 법무법인 태평양에 11억원을 각각 지급했다. 재판 단계에서 변호사 선임비로는 법무법인 민에 11억원, 법무법인 광장에 2억900만원을 지급했다. 법무비 등으로 쓰고 남은 돈 45억원가량은 탄씨 개인이 보관했다.
신천지를 탈퇴한 신도들은 공통적으로 이 같은 후원금의 용처가 불명확하다고 지적했다. 한 신천지 전 간부는 “당시 한 사람당 49만원씩 법무비를 걷었는데, 실제 법무비로 사용되는 액수보다 더 많은 금액을 걷어갔다”며 “법무비로 걷은 비용 중 일부는 로비 자금이라고 다들 추측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신천지 전 간부는 “교단 계좌에 입금하면 교단 돈을 사용하는 것으로 보여 문제가 생긴다고 해서 후원금은 개인 계좌로 보냈다”며 “후원금 명목으로 받은 돈을 다른 곳에 썼으면 횡령이 되지 않겠냐. 그 돈을 빼서 로비 자금으로 썼다면 그것도 큰 문제”라고 했다.
다만 이 사건을 수사한 수원지방검찰청은 2021년 6월 불기소를 결정했다. 이 총회장을 횡령 혐의로 고발한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 측은 이 총회장이 신천지 교회 운영자금을 횡령해 변호사 22~23명을 선임했다고 주장했으나, 검찰은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봤다.
"법무비보다 더 많이 걷어…일부는 로비자금 추측"

합수본은 최근 고 전 총무와 그의 배우자, 부친 등 소유 계좌의 입출금 내역을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 전 총무의 횡령 등 혐의와 별개로 신천지가 법무비 용도로 170억원대 뭉칫돈을 모금한 것으로 드러난 만큼 향후 수사를 통해 용처를 확인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당시 신천지 사정을 잘 아는 한 법조인은 “모금 추적을 피하려고 간부 개인 계좌를 사용하고, 모금액도 1회 49만원 이하로 맞춰 기부를 받은 정황이 뚜렷하다”며 “자금이 이 총회장의 사법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한 법조·정치권 로비 비용으로 쓰였는지 수사를 통해 밝혀야 한다”고 했다.
조수빈ㆍ손성배 기자 jo.su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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