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새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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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변에 가면 자주 보는 새들이 있다.
작고 작은 참새들이 총총거리며 흙바닥과 나무 위를 오가는 장면을 한참 보았다.
새에게 특별히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닌데도, 새를 보게 될 때면 새가 궁금해진다.
오리는 길을 기억하고 하루의 루틴대로 생활하는 새라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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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변에 가면 자주 보는 새들이 있다. 오리나 비둘기 외에도 왜가리나 백로를 만나기도 한다. 우아하게 홀로 있는 백로를 만나면 가만히 서 있는 것뿐인데도 아주 특별한 것을 보는 기분이 든다. 큰 날개를 펼치며 날아가는 모습을 보기라도 하면 “우와∼” 하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며칠 전엔 옆 동네 놀이터에서 참새 떼를 보았다. 사철나무 안에 있어 잘 보이지 않았는데, 한꺼번에 쏟아져 내려올 때는 꼭 별이 쏟아지는 것 같았다. 작고 작은 참새들이 총총거리며 흙바닥과 나무 위를 오가는 장면을 한참 보았다. 새에게 특별히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닌데도, 새를 보게 될 때면 새가 궁금해진다. 나무가 많은 공원이나 숲에 가면 어디선가 꼭 새소리가 들린다.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새소리를 들으면 이름을 알고 싶다. 차를 타고 가다가 저 멀리 겨울나무 꼭대기에 있는 둥지를 볼 때도, 누구의 둥지인지 궁금하다. 어떻게 만들었을까 싶기도 하고. 나뭇가지며 작은 자투리를 하나하나 모았을 새의 시간도 가늠해 본다.
어릴 때 살던 동네엔 개천과 산이 있었다. 오리와 닭을 키웠다. 오리가 열 마리 정도 있었는데, 아침에 개천에 데리고 가서 물가에서 놀게 하고 저녁에 데리고 집으로 왔다. 한동안 그렇게 일상을 보내던 어느 날, 아침에 오리들이 모두 사라진 걸 발견했다. 깜짝 놀라 여기저기 찾으러 다녔는데, 나중에 보니 늘 가던 물가에서 놀고 있었다. 그 뒤론 오리들끼리 개천에 갔다가 저물녘이 되면 알아서 집으로 돌아오곤 하였다. 그때에도 그게 참 신기했다. 오리는 길을 기억하고 하루의 루틴대로 생활하는 새라는 것이. 요즘은 탐조를 취미로 하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다. 취미가 환경에 대해, 지구의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아이가 새 도감을 사달라고 해서 나도 새에 관심을 가져보는 중이다. 잘 알지 못해도 함께 살고 있던 존재들에 대해 알아가는 일은 즐겁다. 새로운 삶에 대해 알게 되는 것이고, 내가 미처 살펴보지 못했던 어떤 세계가 내 삶과 함께 맞물려 가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일이니까.
안미옥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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