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식품 찾는 손님 끊길 듯”… 시장 두부 상인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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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오전 5시30분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의 한 두부 가게.
매대 위 두부판에서 모락모락 피어난 김과 고소한 냄새가 시장 골목을 가득 채웠다.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시장에서 수산물 매장을 운영하는 김범일(62)씨도 "대형마트까지 새벽배송을 하면 신선한 식품을 찾아 시장에 오는 손님들의 발길마저 끊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씨가 파는 두부 한 모 가격은 25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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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오전 5시30분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의 한 두부 가게. 매대 위 두부판에서 모락모락 피어난 김과 고소한 냄새가 시장 골목을 가득 채웠다. 가게 사장 김진철(60)씨와 그의 아들은 끓인 콩물에 간수를 넣고 두부를 조형하는 작업을 반복하고 있었다. 김씨는 “장사가 잘되던 시절엔 하루 40판(1판에 10모)도 거뜬히 팔았지만 지금은 절반 가까이 줄어든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 움직임에 “소상공인이 숨통을 틀 수 있는 울타리마저 허물려 한다”고 토로했다.
당정의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 추진에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업계가 떨고 있다. 특히 두부처럼 신선식품을 파는 소상공인들은 직격타를 우려하고 있다.
당일 생산·판매하는 먹거리로 주민 수요가 있는 신선식품은 골목상권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몇 안 되는 영역이다. 하지만 대형마트가 새벽배송에 뛰어드는 순간 가장 먼저 잠식당할 시장으로 지목받는다. 도심 한복판에 점포를 둔 대형마트가 신선식품 ‘총알배송’ 등을 강점으로 내세울 수 있다는 점에서다.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시장에서 수산물 매장을 운영하는 김범일(62)씨도 “대형마트까지 새벽배송을 하면 신선한 식품을 찾아 시장에 오는 손님들의 발길마저 끊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동작구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한정희(53)씨는 “이미 쿠팡 때문에 고객을 빼앗긴 상황에서, 쿠팡을 견제한답시고 대형마트까지 키워주면 발 디딜 곳이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5일 대형마트 등에 영업시간 제한 없이 온라인 배송을 허용하는 내용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나날이 줄어드는 골목상권의 가격경쟁력도 문제다. 김씨가 파는 두부 한 모 가격은 2500원이다. 32년 전 가격이 1000원이었는데, 그동안 오른 재료값과 인건비 등을 고려하면 최소한으로 가격을 인상했다는 게 김씨 설명이다. 그런데 인근 대형마트의 자체 브랜드(PB) 두부 상품은 한 모에 1445원이다. 다른 대형마트에선 이를 980원에 팔고 있다.
시민사회도 쿠팡의 독주를 막는다는 명분으로 대기업과 중소상공인의 상생을 포기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주호 참여연대 민생경제팀장은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 추진은) 쿠팡의 온라인 독과점을 막기 위해 대형마트의 독과점을 허용하겠다는 논리”라면서 “장기적으로 보면 시장의 다양성과 선택권이 떨어져 결국 소비자들의 가격통제권 상실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글·사진=이정헌 기자 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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