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현동 참사 고 이지혜 학생 어머니 김영순씨 인터뷰] “평생 가슴앓이…이제야 위안 얻어”
“많은 단체 도움…희망 보여”
명예 회복 위한 법적 대응 계속

"평생 가슴앓이를 했는데…"
1999년 10월30일 인천 인현동 화재 참사로 숨진 고 이지혜 학생 어머니 김영순(70)씨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인천시 중구 인현동 화재 사고 관련 보상 조례' 개정을 권고했다는 소식을 듣고 딸의 얼굴부터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8일 인천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김씨는 "이제야 위안을 얻었다"며 "혼자 힘으로는 엄두를 내지 못했는데, 유가족협의회와 많은 단체 도움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했다. 참사 이후 그는 "인천이 싫어졌다"며 고향인 경남 김해에서 거주하고 있다.
권익위에 민원을 접수한 건 인현동 화재 참사 25주기를 앞둔 지난해 9월이다. 유가족들은 "종업원을 보상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규정한 조례가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권익위에 시정 권고를 요청했다.
인현동 화재 참사 당일 아르바이트를 알아보러 사고 현장에 갔던 고 이지혜 학생은 끝내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고, 종업원으로 분류되면서 희생자 인정 대상에서도 빠졌다. 김씨는 "그날 이후로 누가 전화만 안 받아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며 "권익위 의결서를 보면서 눈물부터 나왔다"고 했다.

잃어버린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움직임은 계속되고 있다. 인천시·중구를 상대로 제기한 '재해 사망 보상금 청구' 소송도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지난해 8월7일 인천시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씨는 "피해자인 우리 아이가 가해자가 돼버렸기에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엄마가 나서지 않을 수 없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권익위가 "이제라도 상처를 치유할 필요가 있다. 민원 신청인 자녀가 추가적으로 보상받을 수 있도록 조례를 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한 데 대해 김씨는 "다행스럽지만 고비가 남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아이의 억울함이 풀릴 때까지 다시 힘을 낼 것"이라고 했다.
/글·사진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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