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빗썸 ‘62조원 비트코인 오지급 사고’ 막을 수 있었다

이광수 2026. 2. 8.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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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이 62조원 규모의 비트코인(BTC) 오지급 사태를 사전에 막을 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빗썸이 내부적으로 '팻핑거(fat finger·주문 입력 실수)' 사고 예방 시스템을 이번달 말 도입할 계획이었지만, 개발이 완료되기도 전에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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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 장부거래 단점 막을 수 있는 시스템도 이제야 개발 착수
금융당국, 코인 지급 권한 보유한 임직원 현황 파악중
8일 서울 강남구 빗썸라운지 삼성점 모습. 이한형 기자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이 62조원 규모의 비트코인(BTC) 오지급 사태를 사전에 막을 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빗썸이 내부적으로 ‘팻핑거(fat finger·주문 입력 실수)’ 사고 예방 시스템을 이번달 말 도입할 계획이었지만, 개발이 완료되기도 전에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빗썸 현장 검사에 착수하고, 원화와 가상자산 지급 권한을 가진 임직원 현황 파악에 나섰다.

8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빗썸은 내부적으로 팻핑거 가능성을 인지하고, 이를 차단하기 위한 시스템 개발을 진행해 왔다. 지난해 9월 ‘클릭미스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이 시스템은 당초 지난달 개발을 마무리한 뒤 내부 점검을 거쳐 이번 달 24일부터 적용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우선순위에서 밀리며 개발이 지연됐고, 그 사이 대규모 오지급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은 이번 사태의 원인 중 하나로 결재 절차 없이 담당 직원이 포인트나 원화,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을 지급할 수 있도록 설계된 빗썸의 내부 시스템을 지목하고 있다. 개인의 단순 실수가 대규모 자산 오지급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적 취약점이 드러났다는 평가도 나온다. 금융감독원은 7일 빗썸에 대한 현장 검사에 착수해, 이번에 비트코인 62만 개를 지급한 직원처럼 가상자산 지급 권한을 가진 임직원 현황 등을 제출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빗썸은 실제 보유한 비트코인 물량(약 4만6000개)을 훨씬 웃도는 수량을 고객에게 지급할 수 있었던 ‘장부 거래’ 구조에 대한 통제 시스템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회사는 향후 이벤트 등으로 보상을 지급할 경우, 회사와 고객 자산을 검증해 보유 물량 범위 내에서만 처리되도록 하는 시스템을 3월 말까지 구축할 계획이다. 이상 거래를 탐지해 자동으로 차단하는 시스템도 오는 5월 말 도입할 방침이다.

황승욱 빗썸 거래소사업부문 부대표는 전날 내부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이벤트 리워드 단위 설정 하나의 실수가 가상자산 거래소 전체를 흔들 수 있다는 점은 우리 시스템과 프로세스의 현주소를 냉정하게 보여준다”며 “특정 개인의 실수를 탓하기보다, 이를 걸러내지 못한 허술한 프로세스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태의 책임은 경영진이 지겠다”며 “업무 기준을 글로벌 수준으로 전면 재편하겠다”고 강조했다.

빗썸은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로 피해를 본 고객을 대상으로 순차적인 보상 지급을 시작했다. 사고 발생 당시 빗썸 앱이나 웹에 접속 중이었던 고객에게는 2만원이 지급되며, 사고 시간대(2월 6일 오후 7시 30~45분)에 저가 매도 피해를 본 고객에게는 매도 차액 전액과 함께 10%의 추가 보상이 이뤄진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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