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세 노인과 몰래 혼인신고한 간병인…90억대 재산 노렸나
간병인 "강제성 없었다" 맞고소…법정 다툼
대만에서 60대 간병인이 100세가 넘은 노인과 가족 몰래 혼인신고를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재산을 둘러싼 법적 분쟁으로 번지고 있다.
5일(현지시간) 대만 매체 ET투데이는 지난 3일 타이중의 한 병원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해 보도했다.
당시 102세의 왕모씨를 휠체어에 태우고 병원을 찾은 68세 간병인 라이모씨와, 왕씨의 아들 부부와 손자 등 가족 10여명이 서로 왕씨를 데려가려다 충돌해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라이씨가 다쳐 병원 치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왕씨의 자녀 8명은 "간병인인 라이씨가 아버지와 몰래 혼인신고하고 재산을 빼돌렸다"고 주장했다. 왕씨는 과거 부동산 중개업을 통해 재산을 모았고, 현재 토지와 건물 등을 포함해 7억~8억대만달러(약 325억~370억원) 규모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녀들에 따르면 10년 넘게 왕씨를 돌본 라이씨는 증인들을 세워 혼인신고를 마친 뒤 토지와 부동산, 보험금 등 약 2억대만달러(약 92억원) 상당의 재산을 자신과 자녀 명의로 이전했다. 가족들은 이 사실을 모른 채 지난해 11월 법원에 형제 중 한 명을 성년후견인으로 지정해달라고 신청했고, 지난달 5일에서야 혼인신고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자녀들은 그 뒤 가족들이 본가를 찾았으나 라이씨가 출입을 막고 연락을 차단했다고 주장했다. 자녀들은 라이씨를 강제감금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고, 병원 앞에서 실랑이를 벌인 끝에 일단 왕씨를 데려올 수 있었다.
자녀들은 판단력이 떨어진 고령자의 혼인신고를 그대로 처리한 행정당국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담당 공무원은 "왕씨가 관련 질문에 정상적으로 답해 호적 등록을 승인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자녀들은 혼인 무효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라이씨 역시 가족들을 폭행 혐의로 맞고소하고 접근금지 명령을 신청했으며, 혼인에 강제성은 없었다는 점을 법정에서 가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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