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올의 다음 얼굴, 조나단 앤더슨의 다음 행보

소문난 워커홀릭에 헤비 스모커로 알려진 사람. 날카로운 사고와 대중의 시선을 끄는 이미지를 겸비한 디자이너. 조나단 앤더슨이 디자이너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꽤 흥미롭다. 배우를 꿈꾸며 뉴욕 줄리아드 스쿨에서 연극을 공부하던 그는 무대 뒤에서 접한 의상과 시각 언어에 흥미를 느끼며 패션 디자인으로 방향을 틀었다.

2008년, 조나단 앤더슨은 자신의 이름을 딴 디자이너 레이블 ‘JW Anderson’을 설립하며 본격적으로 디자이너 길로 들어섰다. 패션을 단순한 옷이 아닌 예술과 문화의 관점에서 해석한 조나단 앤더슨의 시각은 단번에 두각을 나타냈다. 브랜드 론칭 후 2012년 여성복 신인 디자이너상, 2013년 신예 브랜드상, 2014년과 2015년에 연이어 올해의 남성복 디자이너상을 수상하며 영국 패션 어워드를 휩쓸었다.
조나단 앤더슨이 막 로에베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주목받기 시작할 무렵, 솔직히 그의 유명세가 실력이 아닌 훈훈한 아웃핏에 있다고 생각했다. 그게 아니라면 모두가 주목하는 스타성에 뛰어난 실력과 열정, 거기에 천부적 재능까지. 그저 반짝하는 이미지 소비에 그칠 디자이너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2025년 6월, 조나단 앤더슨은 남성복 · 여성복 · 오트 쿠튀르에 이르기까지 하우스의 전 부문을 총괄하는 디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됐다. 이는 크리스챤 디올 이후 처음 있는 역사적 순간이다. 막대한 부담감 속에서 선보인 조나단 앤더슨의 디올 2026 봄 여름 컬렉션은 새롭고 분명했다. 크리스챤 디올의 시그너처 실루엣인 뉴 룩은 드레이프, 오버사이즈 보, 접힌 실루엣으로 디자인되었고, 정제된 컬러 팔레트는 우아함을 극대화하는 장치로 사용되었다.



“브랜드가 예측 가능해지는 순간 문제가 생긴다”는 말은 안주하기보다 늘 새로움을 추구하는 조나단 앤더슨이 결과로 자신을 증명해 온 방증이다. 묵묵히 실력으로 답해온 디자이너. 조나단 앤더슨의 새로운 챕터는 이제 막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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