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년 마을을 아파트로 밀어버리겠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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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불면 소나무 숲이 우는 소리가 들린다 하여 '솔고개', 정조 대왕이 부친을 향한 효심을 달래며 머물렀다 하여 '왕림(王林)'.
경기도 의왕시 왕곡동은 단순한 행정구역이 아닙니다.
할아버지 때부터 터를 잡은 이곳에서 나의 유년 시절은 계절 따라 피고 지는 들꽃이 친구였고, 울창한 숲이 놀이터이자 학교였습니다.
1. 역사적 가치가 높고 주민들이 실거주하는 자연 마을은 사업 구역에서 '제척(존치)'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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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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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운산 정상에서 바라본 눈덮힌 왕곡동 |
| ⓒ 김학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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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왕림마을의 유래 |
| ⓒ 안종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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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왕림마을 장승 |
| ⓒ 안종복 |
600년 정승나무가 지켜온 땅, 콘크리트로 덮을 수 없습니다
왕곡동은 백운산의 품에 안겨 사천(沙川, 모래내)이 흐르는 배산임수의 땅입니다. 1506년 청풍 김씨 김우중이 터를 잡은 이래, 마을 입구에는 수령 540년의 은행나무와 500년 된 회화나무가 '정승나무'가 되어 마을을 지켜왔습니다. 주민들은 지금도 매년 산신제와 장승 제막식을 거행하며 600년 가까운 전통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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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승나무 |
| ⓒ 안종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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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00년 회화나무 |
| ⓒ 안종복 |
주민들이 진정으로 분노하는 것은 '절차적 정의'의 실종입니다. 이번 지구 지정은 주민 의견을 철저히 무시한 전임 정부의 일방통행식 유산입니다.
정권이 바뀌고 출범한 현 이재명 정부는 '이해당사자와의 대화'와 '경청하는 행정'을 핵심 국정 철학으로 강조해 왔습니다. 그러나 현장의 시계는 여전히 과거에 멈춰 있습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지자체는 전임 정부가 박아놓은 '불통의 대못'을 뽑지 않은 채, 관행대로 사업인정고시 절차를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당사자 간의 진정한 대화는 실종되었고, 주민들은 지도 위에 그어진 선 하나에 평생의 터전을 잃을 위기에 처했습니다.
사업인정고시 전 '마지막 골든타임', 공생의 지혜가 필요합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올해 상반기 '사업인정고시'가 강행되면 정부는 토지 강제 수용권을 갖게 됩니다. 고시가 발표되는 순간, 주민들은 조상 대대로 살아온 집과 땅을 내어주고 쫓겨나야 하는 '폭풍전야'의 상황입니다.
나는 간곡히 호소합니다. 정부는 일방적인 사업 진행을 즉각 멈추고 주민과의 대화 기구를 마련해야 합니다. 무분별한 전면 개발이 아니라, 왕곡동만의 특색을 살린 '공생의 개발'로 방향을 틀어야 합니다.
1. 역사적 가치가 높고 주민들이 실거주하는 자연 마을은 사업 구역에서 '제척(존치)'하십시오.
2. 보존 가치가 높은 주택을 살리며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지는 '환경 보존형 개발' 모델을 도입하십시오.
개발은 한순간이지만, 파괴된 공동체와 자연을 되돌리는 데는 수백 년의 시간이 걸립니다. 아니, 영영 되돌릴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3대를 이어온 고향의 흙을 나의 아이들도 밟을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600년을 버텨온 정승나무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은 일방적인 불도저가 아니라, 주민과 함께 머리를 맞대는 '진정성 있는 소통'과 '지혜로운 정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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