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경청 모드'에도 커지는 불신... "합당 중단 생각 0.01도 없더라"

복건우 2026. 2. 6.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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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선 간담회에서 이견만 확인... "정 대표 '떠들어라 나는 간다'처럼 느껴"·"합당 강행하면 고립"

[복건우 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굳은 표정으로 참석해 있다.
ⓒ 남소연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추진을 두고 당내 의견 수렴에 나섰지만 합당 추진에 반발하는 의원들과의 거리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민주당 초선 모임 '더민초' 소속 의원들은 정 대표와의 간담회가 끝난 뒤에도 여전히 합당 추진이 강행될 가능성을 우려하며 "형식적 간담회", "중우 정치"라고 거친 비판을 쏟아냈다.

나아가 혁신당과의 합당 일정과 방식 등이 담긴 내부 대외비 문건이 언론 보도로 공개되면서 당내에선 합당 논의 중단뿐 아니라 합당 추진 과정의 경위를 밝히고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해야 한다는 등 정 대표를 향한 책임론까지 불거지고 있다.

불신 걷어내지 못한 간담회... "정청래 '떠들어라 나는 간다' 느낌"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초선 의원들과 만나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관련한 의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있다.
ⓒ 유성호
▲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 "합당 문제로 당이 분열되는 것 막아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초선 의원들과 만나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관련한 의원들의 의견을 경청했다. 이날 초선 모임 '더민초' 대표를 맡은 이재강 의원은 "합당으로 당이 분열되는 걸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 유성호

지난 5일 정청래 대표, 조승래 사무총장, 임오경 당대표 민원정책실장을 비롯해 초선 의원 30여 명이 참석한 간담회는 2시간가량 진행됐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초선 의원들은 돌아가며 차분한 분위기에서 발언을 이어갔고 대부분은 정 대표에게 합당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거나 지방선거 이후로 논의를 미루자고 요청했다고 한다.

이날 간담회에서 합당 반대 의견을 밝혔다는 한 초선 의원은 6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대부분 의원들이 합당 논의를 중단하고 이재명 정부 성공을 지원해야 한다고, 지방선거 이후로 미루자고 했는데 정 대표는 자꾸 (전 당원) 투표에 부치겠다고 언급하더라"라며 "찬반 투표를 하면 다 찬성인데 무슨 의미가 있느냐. 그게 대표적인 중우정치"라고 지적했다.

이날 언론 보도로 알려진 민주당 내부 대외비 문건을 언급하며 정 대표가 간담회 자리를 빌려 합당 강행을 위한 명분을 쌓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동아일보>는 이날 A4 용지 7장 분량의 '합당 절차 및 추진 일정 검토(안)'을 입수했다며 합당 시 혁신당 측 인사를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지명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보도했다. 다만 민주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공식적인 회의에 보고되거나 논의된 바 없다"라고 밝혔다(관련 기사: 이번엔 '합당 문건' 유출... 민주당 지도부, 또 공개 충돌 https://omn.kr/2gyv6).

간담회에 참석한 한 초선 의원은 "정 대표가 합당 논의를 중단할 생각이 0.01도 없어 보이더라"라며 "오늘 <동아일보>에 보도된 문건 내용과 (정 대표의 계획이) 정확히 프로세스가 일치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다른 초선 의원도 "간담회에서 (정 대표가) '떠들어라 나는 간다'라고 하는 것처럼 느꼈다"라며 "의견 수렴이 아니라 (합당 제안에 반발하는 의원들을) 달래기 위한 형식적 간담회"라고 지적했다.

한 초선 의원은 "대표가 경청 모드로 메모를 다 하더라"라며 "재선 및 3선 중진 의원들을 만나 중론을 들으면 다수 의견에 나름대로 수긍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오늘 (내부 대외비) 문건까지 공개됐는데 합당을 강행한다면 몇 개월 안 남은 임기가 보장되겠나"라며 "출구를 마련해 빠져나와야지 계속 그렇게 가면 안팎에서 고립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대표는 앞서 간담회 인사말에서 합당 제안과 관련해 "긴급 제안 형태로 하다 보니 많은 분들께서 당혹스럽고 우려스럽단 말씀을 많이 해 주신 점에 대해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라고 사과했다. 다만 "당원 뜻대로 결정될 것이고 당원들이 가라면 가고 멈추라면 멈추겠다고 여러 차례 말씀드린 바 있다"라며 전 당원 투표 등 합당 절차를 추진하겠단 의지를 비쳤다. 정 대표는 초선 의원들에 이어 재선·3선·중진 의원들과도 연쇄 회동을 할 예정이다.

▲ 정청래 “조국혁신당과 합당, 대표 혼자 결정할 사안 아냐…당원이 주인인 정당”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초선 의원들과 만나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관련한 의원들의 의견을 경청했다. ⓒ 유성호

더민초는 지난달 23일 입장문을 내고 정 대표를 향해 "독단적 합당 추진 논의를 즉각 중단하라"라고 촉구했다. 해당 입장문엔 초선 의원 30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후 더민초는 2일 비공개 간담회를 연 뒤 '현 시점 합당 논의 중단'에 뜻을 모았다. 이날 회의엔 68명 초선 의원 중 44명 정도가 참석했다(관련 기사: 합당 내홍에 '면대면 설득' 나선 정청래, 5일 초선의원들 만난다 https://omn.kr/2gxkw).

'합당 내부 문건' 공개로 더 커진 반발

당내에서는 내부 대외비 문건과 합당 추진을 두고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박홍근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국 대표와 최근까지 어떤 구체적인 협의가 오갔는지, 합당에 대한 당대표의 진심 어린 입장과 향후 계획이 무엇인지 숨김없이 밝혀야 한다"라며 "정 대표는 늦어도 다음 주 초까진 지방선거 이전에 합당 논의를 전면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주길 바란다"라고 촉구했다.

한준호 의원도 "합당 추진과 관련한 시나리오와 그 일정 검토 정황이 구체적으로 드러났다"라며 "사실이라면 지금 진행 중인 합당 논의는 당원과 함께 시작한 숙의 과정이 있었는지, 아니면 이미 정해진 결론을 향해 절차가 진행돼 온 건 아닌지 근본적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대표를 향해 "합당 추진 전 과정의 경위를 당원과 국민 앞에 투명하게 공개할 것과 긴급 의원총회 소집을 공식 요청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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