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한 프랑스’ 옛말…1인당 GDP, EU 평균 아래로 3년째 추락

양유라 매경이코노미 인턴기자(diddbfk1@naver.com) 2026. 2. 6.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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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고령층 고용률 최저···마크롱 대통령 재정 투입도 역부족
프랑스 파리 에펠탑. (사진=AFP연합뉴스)
한때 유럽 대륙에서 가장 번영한 국가 중 하나로 꼽히던 프랑스가 1인당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유럽연합(EU) 평균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내려앉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024년 프랑스의 1인당 GDP는 약 4만8000달러로 독일(약 5만5000달러), 영국(약 5만2000달러), 벨기에(약 5만6000달러)보다 낮은 수준이다.

EU 통계기구 유로스타트 1월 자료에서도 프랑스의 상대적 위상 하락이 확인된다. 2024년 기준 EU 27개 회원국의 1인당 GDP 평균을 100으로 봤을 때 프랑스는 98에 그쳤다. 이는 EU 평균보다 2%포인트 낮은 수치로 프랑스는 2022년 이후 3년 연속 EU 평균을 밑돌고 있다. 같은 기준에서 키프로스(99)보다도 낮은 수준이다.IESEG 경영대학원의 에리크 도르 교수는 “이 순위는 구매력 기준으로 계산해 국가별 물가 차이를 반영한 것”이라며 “실질적인 국민 생활 수준을 비교할 수 있는 지표”라고 설명했다.

1975년만 해도 프랑스의 1인당 GDP는 독일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현재 독일은 EU 평균의 116%를 기록하며 프랑스와의 격차를 18%포인트까지 벌렸다. 반면, 한때 프랑스보다 생활 수준이 크게 뒤처졌던 국가들과의 격차는 급격히 줄었다. 2000년 프랑스보다 60%포인트 낮았던 폴란드(78%)는 현재 20%포인트 차이까지 따라붙었다.

프랑스의 하락세는 최근 몇 년간 더욱 가팔랐다. 2020년 104%, 2021년 101%를 기록하던 수치는 2022년 97%로 떨어지며 EU 평균 아래로 내려갔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재정 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가계 구매력과 기업 지원 정책을 펼쳤지만 뚜렷한 반등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전문가는 구조적인 문제를 지적한다. 도르 교수는 “가장 큰 문제는 노동량”이라며 “2024년 기준 프랑스에서 실제로 일하는 인구는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 슬로바키아와 벨기에만이 더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청년과 고령층의 고용률이 낮고 근로자당 근로시간도 유럽 최저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생산성 정체 역시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나티시스 웰스 매니지먼트의 브누아 펠루알 이사는 “프랑스는 경제 규모로는 유럽 7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생산성 증가율은 수년째 정체 상태”라며 “코로나 기간 해고를 억제한 정책으로 다른 국가들이 겪은 노동시장 재편의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프랑스의 전직 고위 공무원 니콜라 바베레즈는 프랑스가 유럽 내 ‘제3 세계 지위’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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