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형 외국인 계절근로자 모델을 제안한다 

손은희 2026. 2. 6.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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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손은희 / 제주시청 농업경영지원팀장  
손은희 / 제주시청 농업경영지원팀장  

농업 현장의 또 하나의 농민 외국인 계절근로자.

농번기가 다가올 때마다 농촌에서는 같은 질문이 반복된다. "올해는 사람을 구할 수 있을까?" 고령화와 인구 감소가 빠르게 진행되는 농촌에서 인력난은 더 이상 일시적인 문제가 아니다. 특히 감귤과 월동채소 중심의 제주 농업은 수확 시기에 집중적인 노동력이 필요하지만, 이를 지역 인력만으로 감당하기는 이미 어려운게 현실이다.

이러한 인력 공백을 보완하기 위해 운영되고 있는 제도가 바로 공공형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이다. 외국인 계절근로자는 농번기와 같이 특정 기간에 일손이 집중적으로 필요한 농업 현장에 외국인을 합법적으로 고용할 수 있도록 한 제도로, 일정 기간 체류하며 농작업에 종사한 뒤 본국으로 돌아가는 구조다. 지방자치단체와 농협이 참여해 인력 도입과 관리에 관여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제도를 통해 농업 현장은 숨통을 틔워왔고, 그 중심에 외국인 계절근로자가 있다. 농번기 밭과 과수원 곳곳에서 이들은 이제 단순 보조 인력이 아니라, 농작업의 흐름을 이해하고 숙련도를 갖춘 현장의 핵심 인력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그럼에도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는 아직 여러 한계를 안고 있다. 숙련된 계절근로자를 다시 쓰고 싶어도 체류 기간 제한과 비자 규정으로 인해 매번 새로운 인력을 구해야 하고, 언어·주거·의료 문제 역시 상당 부분 농가 개인의 부담으로 남아 있다. 농업 현장의 현실과 제도 사이의 간극이 커서 농가의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제주 고산농협이 운영했던 공공형 외국인 계절근로자 사업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고산농협은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단순한 인력 공급 대상으로 보지 않고,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공동체적 구조를 만들었다.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이 마을에 다수 거주하면서 초기에는 일부 주민들의 경계와 생활 불편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농협과 마을이 중심이 되어 해법을 찾아갔다.

이들은 마을행사와 지역 축제에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이 함께 참여하도록 배려하고, 주말에는 지역 문화탐방과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이러한 교류를 통해 이들은 이방인에서 마을의 일상에 함께하는 이웃으로 받아들여졌고, 주민들 역시 이들에 대한 인식이 크게 달라졌다. 그에 따라 갈등은 줄어들고, 농가의 만족도는 높아졌다.

이러한 사례를 통해서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는 단순한 인력 수급 장치가 아니라, 지역 공동체를 위한 참여형 정책으로 설계될 때 만족도가 높아지는 점을 알 수 있었고 그에 따라 앞으로 필요한 것은 이러한 현장 경험을 제주만의 독특한 모델로 정립하고 확산하는 일일 것이다.

이를 통해 앞으로 제주만의 독특한 '제주형 외국인 계절근로자 모델'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지자체와 농협이 함께 참여하는 운영체제를 통해 외국인 계절근로자의 관리와 행정 부담을 농가 개인이 아닌 지역과 함께 나누는 것이다.

둘째, 외국인 계절근로자의 재입국을 통한 반복 근무를 유도해 농작업의 연속성과 숙련도를 높이는 것이다.

셋째, 주거·생활·문화 적응을 지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도화해 외국인 계절근로자가 지역사회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도록 할 수 있을 것이다.

외국인 계절근로자는 이미 농업 현장의 또 하나의 농민이다. 이들이 안정적으로 일하고 존중받을 수 있을 때 농가는 안심하고 농사를 지을 수 있고, 제주 농업도 지속 가능한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 이제는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를 임시 처방이 아닌 농업의 근본을 위한 정책으로 바라봐야 할 때다. <손은희 / 제주시청 농업경영지원팀장>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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