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피 시대’ 투자 전략은…‘넥스트 반도체’도 AI서 찾을 때

문지민 매경이코노미 기자(moon.jimin@mk.co.kr) 2026. 2. 5.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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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피크아웃’ 아직 멀었다?

코스피 5000 시대를 견인한 주역은 단연 반도체다. 코스피 시가총액 1~2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이익 추정치가 갈수록 높아지며 주가가 고공행진하는 중이다.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가전 전시회 CES 2026 이후 로봇 사업 기대감에 현대차까지 랠리에 올라타며 코스피는 그야말로 파죽지세다. 투자자는 헷갈릴 수 있는 국면이다. 워낙 단기간 주가가 급등한 탓에 적정 가격에 대한 의문을 갖는 투자자가 많다. 특히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같은 대형주가 줄줄이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우자 과열 아니냐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다만, 속도 조절은 있겠지만 방향성은 이어진다는 게 증권가 시각이다. 당분간 반도체 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시장 온기가 전력기기·로봇·조선 등 업종 전반에 확산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올해 코스닥 시장은 150조원 규모 국민성장펀드 출범과 종합투자계좌(IMA)·발행어음 사업자 확대 등 정책 효과로 활기를 띨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11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에서 열린 국민성장펀드 출범식에서 박동일 산업통상부 산업정책실장(왼쪽부터), 박상진 산업은행 회장, 이억원 금융위원장,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사장, 조용병 전국은행연합회장이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매경DB)
반도체 벌써 ‘피크아웃’?

실적 주도 장세…가격 부담 적어

일각에서는 피크아웃(정점에 이른 뒤 상승세가 둔화) 우려 속 반도체 주도주 교체론이 고개를 든다. 일부 투자자 사이에서는 단기간 주가 급등에 피로감도 감지된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이를 정면으로 반박한다. 수치상 주도주 교체론은 설득력이 크지 않다는 진단이다. 반도체 랠리가 단순한 기대감과 주가수익비율(PER) 등 배수(멀티플) 상향에 따른 결과가 아닌, 실적 개선에 의한 사이클이라는 이유에서다.

이번 반도체 랠리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이익 상향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 추정치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꾸준히 높아지는 추세다.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가 추정한 삼성전자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지난 1월 28일 기준 126조5056억원이다.

지난해 8월 추정치(38조7968억원)보다 3배 이상 높아진 수치다. 올해 눈높이는 더욱 높아지는 분위기다. 올 들어 키움증권(170조60억원), SK증권(180조2320억원) 등은 삼성전자 2026년 영업이익 추정치를 170조원 이상으로 제시했다.

SK하이닉스를 바라보는 시선도 다르지 않다. 지난 1월 28일 기준 SK하이닉스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평균 102조8033억원에 형성됐다. 지난해 8월 추정치(41조7017억원) 대비 약 2.5배 높다. 올 들어 KB증권(132조120억원), SK증권(147조2160억원) 등은 눈높이를 더 높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기대를 웃도는 지난해 실적을 기록하며 주가 랠리 이유를 증명했다. 지난 1월 29일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는 지난해 영업이익 43조6011억원을 달성했다. 증권사 평균 추정치(42조355억원)를 웃돈다. 하루 먼저 실적을 발표한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47조206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역시 증권사 평균 추정치(44조5024억원)를 넘어선 사상 최대 실적이다.

이처럼 이익이 뒷받침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급등했음에도 PER은 낮아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삼성전자 주가에 적용되는 PER은 최근 10배 수준으로 연초 대비 오히려 1배가량 하락했다. 최근 PER 6~7배 수준으로 거래되는 SK하이닉스 역시 연초 대비 1배 정도 낮아졌다. 김준영 iM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멀티플이 여전히 저렴한 편”이라며 “기존 반도체 사이클에 비해 이익 개선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PER은 향후 더 상향 조정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두 종목 주도주 역할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성격이 다소 다르다. 이익 추정치 변화는 거의 없지만, PER 배수가 빠르게 높아졌다. 지난 1월 29일 기준 현대차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평균 13조4415억원 수준으로 형성됐다. 지난해 8월 추정치(12조3530억원)와 비교해 9% 상향 조정됐다. 그 사이 주가는 20만원대 초반에서 50만원대로 훌쩍 뛰었다. 자연스럽게 PER은 6~7배에서 11배로 올라갔다. 가시적인 이익 개선보다 자율주행과 휴머노이드 로봇 등 미래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미리 반영된 결과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현대차는 미래 가치를 상당 부분 반영해 단기적으로 주가가 빠르게 상승한 상태”라며 “현 시점에서 새로 투자한다면 분할 매수를 권한다”고 말했다.

‘넥스트 반도체’ 누구?

전력기기·로봇·조선 유력 주자

코스피 주도주는 급격한 교체보다 점진적 확장 형태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증권가 진단이다. 이익 개선세가 지속될 반도체 주도력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단, 반도체 쏠림은 완화되는 분위기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12월 말까지 반도체 업종의 코스피지수 상승 기여도는 71%에 달한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올해 1월 27일까지 반도체 업종 기여도는 51%로 하락했다.

투자자 관심은 차기 주도주에 쏠린다. 넥스트 반도체 후보로는 전력기기·로봇·조선 등이 거론된다. 공통적으로 인공지능(AI) 확산 과정에서 병목을 해소하거나, 기업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업종이다.

가장 많이 언급되는 업종은 전력기기다. AI 데이터센터 증설 속도에 비해 전력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하다. 빅테크가 데이터센터 투자를 확대할수록 전력 인프라 부족 문제는 구조적으로 심화될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변압기, 차단기, 송전 설비 등 전력기기 수요가 중장기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단기 테마가 아니라 장기 인프라 투자 사이클이라는 점에서 반도체 이후 가장 안정적인 수혜 업종으로 평가된다. 효성중공업·HD현대일렉트릭·LS일렉트릭 등이 대표적이다.

로봇은 피지컬 AI 시대 핵심으로 꼽히는 업종이다. 특히 우리나라가 제조업 중심 산업 구조라는 점에서 물리적 구현 단계에 수혜가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 중론이다. 자율주행차, 산업용 로봇, 물류 자동화 영역에서 투자 확대가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피지컬 AI 시대 주목할 회사로 현대차를 꼽는다. 로봇 사업에 대한 기대감은 올해 현대차 주가를 끌어올린 주요 배경이기도 하다. 현대차는 CES 2026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공개 후 주가가 급등했다. 한 펀드매니저는 “로봇으로 대표되는 피지컬 AI 가치사슬(밸류체인)에서 투자 기회를 노릴 수 있다”며 “현대차는 소프트웨어와 로보틱스 기술을 결합해 전통 제조 기업에서 피지컬 AI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는 전환점 초입에 있다는 의견”이라고 말했다.

조선 역시 지난해에 이어 주도력을 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AI와 연관성은 크지 않지만, 구조적 호황기에 진입했다는 진단이다. 지난해부터 주요 조선주 가격이 치솟았지만 여전히 이익에 비해 시장 평가가 그리 높지 않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iM증권에 따르면, 최근 조선 업종 PER은 17~18배 수준으로 최근 2년 평균치를 밑돈다. 반도체처럼 이익 추정치 상향에 따른 주가 급등 국면에서 PER이 오히려 내려간 결과다. 특히 HD현대중공업이 유망하다는 평가다. 메리츠증권은 HD현대중공업 올해 순이익 추정치를 기존 2조원에서 2조7000억원으로 36% 상향 조정했다. 그 외 정책 수혜가 예상되는 업종도 주목할 만하다. 증권·지주회사 등이 정책 수혜주로 꼽힌다.

증권은 정책 효과가 가장 빠르게 실적에 반영될 수 있는 업종으로 평가받는다. 코스피 강세에 거래대금이 늘고, 이는 곧바로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익으로 연결된다. 여기에 자사주 소각 의무화와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 확대를 유도할 정책이 뒷받침되면 투자은행(IB)과 자산관리(WM) 수요도 동반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모험자본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종합투자계좌(IMA)·발행어음 사업자를 확대하고 있다는 점도 증권사에 호재다. 자금 조달을 늘려 운용수익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주회사는 자본 시장 선진화 정책에 따른 직접적인 수혜가 기대된다. 국내 지주회사는 순자산가치(NAV) 대비 할인율이 높다는 이유로 대표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적용받는 종목으로 꼽힌다. 정부가 기업가치 저평가 해소와 주주환원 강화에 초점을 맞추면 지주회사는 자사주 소각과 배당 확대 등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 일회성 반등이 아니라, 구조적인 체질 개선이 이뤄질 수 있다는 뜻이다.

포트폴리오 구성 어떻게

반도체 중심 유지…국고채 ETF 관심

전문가들은 포트폴리오 중심에 반도체를 둬야 한다고 강조한다. 반도체가 주도력을 잃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시장 수익률을 따라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 외에는 전력기기·조선 등 실적 가시성이 확보된 산업재를 일부 편입하는 전략이 유효하다. 정책 수혜가 기대되는 증권·지주회사도 담을 만하다.

변동성 관리 차원에서 채권 역할도 재조명된다. 향후 미국 차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지명과 미국 중간선거 등은 증시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이벤트다. 최근 다시 떠오른 미국 관세 이슈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국고채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활용해 증시 변동성을 방어하는 전략이 대안으로 제시된다. 비슷한 맥락에서 일정 수준 현금 확보 또한 필요하다.

김준영 iM증권 애널리스트는 “주식에 대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국채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라며 “AI에 대한 관심을 유지하되, 이외 자금을 안전자산으로 확보한다면 국고채 ETF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전략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5천피’ 다음은 ‘3천스닥’
정책 뒷받침…바이오·2차전지 주목
코스닥을 향한 투자자 기대감이 커진다. 지난해 코스닥은 36% 상승했다. 76% 상승한 코스피 대비 절반 수준에 그쳤다. 올해 흐름은 나쁘지 않다. 연초 이후 1월 28일까지 코스닥은 22% 상승했다. 이 기간 코스피는 23% 올랐다. 코스피 수익률에 결코 뒤처지지 않는다.

시장 온기가 중소형주까지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형 반도체주에서 시작된 랠리가 바이오·로봇·반도체 소부장 등으로 확산되며, 이들 업종 비중이 큰 코스닥 강세가 두드러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CES 2026 이후 로봇 업종 기대감이 높아졌고 로봇 확산 과정에서 2차전지 수요 확대가 예상된다. 반도체 업황 회복에 따른 소부장 기업 낙수효과도 기대해볼 만하다. 지난해 말부터 투자 심리 회복 조짐이 나타난 제약·바이오 역시 올해 기대를 걸어볼 수 있다.

코스닥 강세를 예상하는 배경에는 정책 효과가 자리한다. 150조원 규모 국민성장펀드가 도입되고 IMA·발행어음 확대 등으로 신성장 산업에 자금 유입이 예상된다. 코스닥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통한 기관 자금 유입도 기대할 수 있다.

코스닥 3000 목표가 장기적으로 불가능한 수치는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단, 올해 달성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금융투자 업계 시각이다. 이정민 한국투자신탁운용 투자전략부장은 “코스피와 코스닥 수익률 차이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확대됐다”며 “정부의 강력한 정책 의지와 기관 수급 등을 감안할 때, 코스피와 코스닥 수익률 격차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2001년 이후 코스피와 코스닥 상대수익률 격차는 평균에 수렴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이런 가정 하에 코스닥 상승 여력은 30~40% 수준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문지민 기자 moon.jimi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46호 (2026.02.04~02.1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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