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부활…부동산 세제 패닉? [스페셜리포트]

김경민 매경이코노미 기자(kmkim@mk.co.kr), 조동현 매경이코노미 기자(cho.donghyun@mk.co.kr) 2026. 2. 5.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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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월 2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동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밀집 상가. 일부 중개사사무소 입구에는 ‘급매’ 문구가 적힌 전단이 붙어 있었지만, 사무실 내 분위기는 잠잠했다. 인근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가 다시 시행된다고 해서 급매가 쏟아지진 않는 분위기”라며 “잠실 아파트는 ‘똘똘한 한 채’로 매입한 경우가 많고 다주택자 비중도 상대적으로 낮다. 세금도 워낙 많아 급하게 싸게 팔아도 실익이 없다”고 전했다.

다주택자 입장에선 세금 외에도 시간 제약이 부담이다. 10·15 대책으로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며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전에 거래를 완료하기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잠실 B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양도세 중과 유예가 종료되는 5월 9일 전에 계약을 완료하려면, 늦어도 4월 중순까지는 매수자와 약정서를 작성하고 허가 절차에 착수해야 한다”며 “하지만 시장엔 급한 움직임이 없다”고 전했다.

서울 노원구 중계동 등 중저가 아파트 시장은 상황이 더 복잡하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이 지역에선 실거주 의무가 적용돼 전세가 낀 ‘갭투자’ 매물은 사실상 거래가 불가능하다. 중계동 C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이미 11~12월 사이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대부분 정리해 매물 자체가 없다”며 “남아 있는 일부 다주택자 역시 실거주 요건이나 세입자 문제로 ‘급매’를 선택하기보다는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좀처럼 잡히지 않는 집값에 고심하던 정부가 결국 부동산 세금 카드를 꺼내들었다. 신년 기자회견 당시만 해도 “부동산 세금은 마지막 수단”이라고 밝힌 이재명 대통령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부활 방침을 내비쳐 부동산 시장이 술렁인다. 이 대통령은 “정부를 이기는 시장은 없다”란 강경한 발언까지 내놓으며 사실상 부동산 투기와의 전면전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잃어버린 30년을 향해 치닫는 부동산 불로소득 공화국을 탈출하는 데 고통과 저항은 많겠지만 필요하고 유용한 일이라면 피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선 정부가 양도세뿐 아니라 종합부동산세, 재산세 등 부동산 세금 전반에 메스를 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밀집 상가. 일부 중개사사무소 입구에는 ‘급매’ 문구가 적힌 전단이 붙어 있다. (조동현 기자)
이 대통령 발언 후폭풍 거세

양도세 중과 부활에 다주택자 불안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월 23일 소셜미디어 X를 통해 “5월 9일이 만기인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면제 연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제도는 노무현정부 시절 처음 도입됐다. 이후 중단됐다가 문재인정부 시절 부활했다. 하지만 윤석열정부 들어 주택 거래를 활성화한다는 취지로 2022년 5월부터 중과를 유예해왔다. 이번 이 대통령의 발언으로 다주택자가 집을 팔 때 내야 하는 양도세가 급증할 전망이다. ‘세금 폭탄 부활’로 다주택자의 매물 출회를 압박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부동산 시장이 술렁이자 이 대통령은 “오는 5월 9일까지 계약한 것은 중과세 유예를 해주도록 국무회의에서 의논해보겠다”는 방안도 제시했다. 토지거래허가제로 거래 기간이 늘어나 5월 9일까지 100여일 내 잔금 절차까지 치르기가 촉박해지자 ‘계약일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겠다는 의미다.

현행 소득세법상 양도세 과세 날짜 기준은 대금청산일(잔금일) 또는 등기접수일 중 빠른 시기로 정해진다. 부칙 또는 특례 조항을 신설해 ‘계약일’을 양도세 과세 기준 날짜로 바꾸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렇게 되면 통상 계약부터 잔금까지 걸리는 2~3개월가량 시간을 벌게 돼 매도 기간에 여유가 생긴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5월 9일이 아닌 한두 달 뒤에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를 종료하는 것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1주택 장기보유특별공제 제도 손질도 예고했다.

그는 “비거주 1주택도 주거용이 아닌 투자, 투기용이라면 장기 보유했다고 세금을 감면하는 것은 이상해 보인다”며 “장기보유특별공제 제도가 매물을 막고 투기를 권장하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이른바 ‘똘똘한 한 채’를 보유한 일부 1주택자를 겨냥했다는 분석이다. 다주택자 규제를 꺼낸 상태에서 장기보유특별공제로 1주택자를 보호하면 ‘똘똘한 한 채’ 현상이 심화될 수 있는 만큼, 투기 목적의 ‘비거주 1주택자’ 혜택을 줄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장기보유특별공제는 양도차익에서 일정 비율을 공제해 과세표준을 낮춰주는 제도다. 부동산 보유, 거주 기간에 따라 양도세를 깎아준다. 일례로 양도차익이 5억원일 때 80%를 공제하면 과표는 1억원으로 줄어들고, 적용 세율도 크게 낮아진다.

장기보유특별공제는 한 차례 개편을 거쳤다. 2020년까지는 보유 기간만 충족하면 최대 80% 공제가 가능했지만, 2021년부터는 보유(최대 40%)와 거주(최대 40%) 요건을 분리했다. 장기 보유만으로는 과거와 같은 세제 혜택을 받기 어려워졌다. 현행 소득세법상 1주택자는 보유, 거주 기간 1년마다 4%포인트씩 공제를 받는다. 보유, 거주 기간이 모두 10년 이상이라면 최대 80%까지 양도세를 감면받는다.

이 대통령은 2021년 대선 후보 시절에도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 카드를 검토한 바 있다. 10년 이상 거주해 받을 수 있는 최대 40% 공제율은 그대로 두고, 주택 보유에 따른 공제율을 양도차익에 따라 차등을 두는 방안이었다. 이 제도가 고가 주택과 저가 주택에 동일하게 적용돼, 고가 주택을 보호하는 장치로 전락했다는 이유에서다.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을 위해선 국회에서 소득세법 개정이 필요하다. 이르면 올해 7월 정부 세법 개정안 발표 과정에서 구체적 기준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연말 국회를 통과하면 내년부터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이참에 정부가 보유세 전반을 손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양도세 중과로 오히려 매물이 줄어들 것이라는 지적에 “팔면서 내는 세금보다 들고 버티는 세금이 더 비싸도 그렇게(보유) 할 수 있을까”라고 밝혔다. 보유세 인상도 얼마든지 검토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과정에서 ‘똘똘한 한 채’를 가진 고가 1주택자가 타깃이 될 전망이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최근 “같은 한 채라도 소득세처럼 20억원, 30억원, 40억원 등 구간을 더 촘촘히 해 보유세를 달리 적용하는 것을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집값 치솟자 부동산 세금 카드 ‘강수’

매물 잠김에 ‘똘똘한 한 채’ 부추길 수도

대통령이 직접 SNS를 통해 특정 세제 혜택 종료를 예고한 것은 이례적이란 분석이다. 이재명정부 들어 세 차례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지만 서울, 수도권 아파트값은 오히려 치솟자 다급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월 셋째 주(19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는 0.29% 오르며 반등세를 보였다. 이는 10·15 부동산 대책 시행으로 수요가 몰린 지난해 10월 셋째 주(0.5%) 이후 13주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서울, 수도권 집값을 잡지 못하면 오는 6월 지방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그 전에 서둘러 성과를 내야 한다는 조바심이 작용한 듯싶다”고 귀띔했다.

이 대통령 발언대로 오는 5월부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부활하면 세금은 얼마나 늘어날까.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조정대상지역에서 주택을 팔 때 기본 세율(6~45%)에 추가 세율을 부담하는 제도다. 2주택자는 20%포인트, 3주택 이상은 30%포인트가 더해진다. 여기에 지방소득세(10%)까지 포함하면 3주택 이상 다주택자의 최고 실효세율은 82.5%까지 올라간다. 지난해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서울 전역과 경기 12곳이 규제지역(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으로 지정돼 사실상 서울, 수도권 다주택자 상당수가 양도세 중과 폭탄을 맞게 됐다.

우병탁 신한 프리미어패스파인더 전문위원 분석에 따르면, 서울에서 10년 이상 보유한 A아파트를 팔아 20억원 양도차익을 낸 다주택자는 현 시점에서는 기본세율만 적용받아 7억1822만원을 양도세로 내면 된다. 하지만 양도세 중과세율을 적용하면 2주택자는 13억5567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3주택자가 내야 할 양도세는 15억7540만원으로 더 오른다.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에 따른 세 부담도 만만찮을 전망이다. 이 대통령 발언대로 제도가 손질될 경우 보유 요건은 사라지고 거주 요건만 남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때 장기보유특별공제는 실거주 기간에 따라 40%만 적용되거나 실거주 요건을 충족한 경우 80%를 몰아주는 방식으로 재편될 수 있다.

다른 공제가 없다고 가정할 때 1주택자가 양도가액 15억원, 양도차익 10억원의 B아파트를 매도하면, 장기보유특별공제 80% 적용 시 과표가 4000만원으로 줄어 양도세는 474만원 수준이다. 하지만 공제율이 40%로 축소되면 과표는 1억2000만원으로 늘고, 양도세는 2304만원으로 5배가량 증가한다.

부동산 세금 카드 효과 낼까

증여 급증, 매물 잠김 우려도

이재명정부의 부동산 세금 카드는 과연 집값 안정 효과를 낼까.

문재인정부 시절 등장한 다주택자 세금 규제는 이미 실패를 경험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처음 시행된 2018년 5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서울 아파트값은 52.9% 치솟았다. 같은 기간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울산 등 지방 5대광역시 상승률은 7.6%에 그쳤다. 규제 도입 전인 2004년 9월부터 2018년 5월까지 서울(63.9%)과 지방광역시(69.9%) 집값 상승률이 비슷했던 것과 대비된다. 세금 부담을 느낀 다주택자들이 지방 주택을 처분하고 ‘똘똘한 서울 아파트 한 채’로 갈아타 오히려 서울과 지방 집값 간 격차만 키운 셈이다.

이번에도 비슷한 양상이 재연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다주택자들이 매각 차익이 적은 주택부터 매도에 나서며 절세 매물이 일부 나올 수 있지만, 효과는 제한적이란 관측이다. 외곽 지역 집부터 팔고 서울 똘똘한 한 채로 이동하는 현상이 삼화돼 서울 집값 상승 부작용을 불러올 우려가 크다. 인기 지역과 비인기 지역 집값 양극화만 심화될 것이란 전망도 설득력 있다.

장기적으로는 양도세 중과가 ‘매물 잠김’ 현상을 심화시킬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타인에게 집을 넘기며 양도세까지 내는 대신, 자녀와 친족 등에게 증여하는 사례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서울 아파트 거래 중 증여 비중은 2017년 당시 4.5%에 그쳤다. 하지만 다주택자 양도세 부담이 커지자 2020년 14.2%로 3배가량 늘어났다.

이미 지난해 말 정부 규제 강화를 예상한 이들이 발 빠른 증여로 다주택자에서 탈출한 사례가 적잖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의 집합건물(아파트·빌라) 증여 건수는 지난해 11월 717건에서 12월 1054건으로 한 달 만에 47% 증가했다. 2022년 12월 이후 3년 만에 최고치다. 월간 기준 집합건물 증여 등기 신청이 1000건을 넘긴 것도 3년 만에 처음이다.

증여 급증세는 양도세 부담이 큰 서울 핵심 지역에서 두드러졌다. 지난해 12월 기준 서울 25개 자치구 중 증여가 가장 활발했던 곳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였다. 송파구의 집합건물 증여 신청은 지난해 11월 68건에서 12월 138건으로 한 달 새 2배 이상 늘었다. 시중은행 한 PB는 “두세 달 전부터 양도세 중과에 대비한 증여 상담이 부쩍 늘었다”며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부활을 공식화한 만큼 증여 사례가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다주택자 절세 매물이 일부 나오겠지만 시장에 큰 영향을 주긴 어려워 보인다”며 “5월 이후에는 집값 상승을 기대하는 다주택자들이 증여 등 버티기에 돌입해 매물 잠김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다주택자 증여가 늘어나는 것은 현실적으로 급매가 쉽지 않은 영향도 크다. 세입자가 있는 상태로 집을 팔려고 해도 토지거래허가제 여파로 전세 낀 주택 매매가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다주택자가 보유한 매물 대부분은 세입자를 낀 상태라, 임대차 계약이 남아 있다면 매도 전 세입자 퇴거 협의가 필수다. 세입자가 이를 거부하거나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할 경우 거래 자체가 막힌다. 토지거래허가를 받으려면 매수인이 ‘임대차 계약 종료 확인서’를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부동산 세금 정책이 불러올 부작용도 만만찮을 전망이다. 정부가 1주택자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줄일 경우 자녀 교육, 직장 문제 등으로 실거주가 어려운 1주택자 반발이 커질 수 있다. “대통령과 서울시장 등 지자체장도 업무상 이유로 보유한 주택에 실거주를 하지 않는데 애먼 실수요자만 잡는다”란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전월세 시장 매물이 부족한 상황에서 무작정 실거주 의무만 부여하는 것도 현실과 동떨어진 규제라는 지적이 쏟아진다.

정부가 부동산 세금 강화 방침을 밝히자 서울 강남 집주인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사진은 송파구 잠실 아파트 단지. (조동현 기자)
공시가격 현실화 속도 낼 듯

보유세 높이면 전월셋값 전가 우려도

그럼에도 이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부동산 세금 강화 방침을 밝힌 만큼, 정부는 머지않아 세금 부담을 대폭 높일 가능성이 높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 축소에도 집값이 잡히지 않을 경우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에 속도를 낼 것이란 시나리오도 나온다. 보유세를 높이기 위해서다.

문재인정부는 2020년 당시 공시가격을 시세의 90% 수준으로 인상하는 것을 목표로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을 시행했다. 이후 윤석열정부는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을 전면 유보했다. 하지만 이재명정부는 고가주택 보유자 세금을 늘리기 위해 공시가격을 현실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공시가격이 높아지면 자연스레 보유세 부담이 커진다.

윤석열정부는 문재인정부 시절 최대 95%까지 올라간 공정시장가액비율을 60%로 낮췄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종부세 과표 산정 때 공시가격에 곱하는 비율로, 비율이 높으면 과세표준이 올라가 종부세 부담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은 정부 시행령 개정만으로 가능하다. 만약 현행 60%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80% 이상으로 상향 조정하면 공시가격 20억원 주택 보유자의 종부세가 약 330만원에서 480만원 수준으로 높아져 보유세 부담이 커진다.

아예 재산세율을 높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보유세 대부분을 차지하는 재산세율을 1%로 올리면, 공시가격 10억원 아파트 재산세는 연 296만4000원(공정시장가액비율 60% 적용 기준)에서 512만4000원으로 216만원 증가한다.

종합부동산세 조정도 유력한 방안으로 거론된다. 다주택자나 고가 1주택자 대상 종부세율을 인상하거나 종부세 기본공제 한도를 축소하는 식이다.

윤석열정부는 2022년 출범 직후 종부세 기본공제액을 기존 6억원에서 9억원으로, 1가구 1주택자는 11억원에서 12억원으로 높였다. 또한 조정대상지역 여부와 무관하게 2주택자까지 기본세율을 적용토록 했다. 이를 두고 본 이재명정부는 1주택자 12억원, 2주택자 9억원인 기본공제 한도를 대폭 낮출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9억원인 종부세 기본공제액을 6억원으로 ‘원상복구’하는 식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지방선거 직후는 정부가 인기 없는 정책을 밀어붙이기에 가장 적절한 시점”이라며 “그동안 선거를 의식해 미뤄온 조세 정책이 ‘정상화’라는 이름으로 대거 쏟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도 “현 정부의 정책 기조를 고려할 때 부동산 가격이 계속 우상향한다면 대선 공약과 달리 세금 강화 정책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다만 소득이 불확실한 은퇴 세대의 경우 종합부동산세·재산세 등 보유세 인상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보유세 인상이 전월세 가격으로 전가되면 오히려 임차인 부담만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적잖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보유세, 취득세를 한꺼번에 인상하면 부동산 시장 충격이 커질 수 있다”며 “세금 강화로 예상되는 거래 위축과 세수 감소를 고려할 수밖에 없어 전면적 증세보다는 선별적 조정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재명정부가 부동산 세금 강화를 검토 중이지만 전문가들은 각종 부작용을 우려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국 부동산에 부과되는 보유세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1%로 집계됐다. OECD 36개 회원국 평균(0.91%)을 웃돌고 36개국 중 12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정부가 보유세를 더 올릴 경우 실수요자 반발을 불러올 수 있는 만큼 세제 강화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보유세와 양도세를 동시에 올리는 정책은 부동산 시장을 얼어붙게 만든다”며 “출구 없는 정책은 부동산 장기 침체를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송승현 대표 역시 “한국은 보유세 실효세율이 가파르게 상승하며 양도세와 보유세 모두 높은 고비용 구조라 납세자의 체감 부담이 주요국 대비 큰 편”이라고 지적했다.

부동산 세제는 세수 확보뿐 아니라 주택 소유 편중을 완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는 의견도 새겨들을 만하다. 지금처럼 신규 주택 공급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잠긴 매물이 시장에 나오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시급하다는 설명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거래세는 낮게 유지하거나 인하하고, 보유세를 점진적으로 높여야 한다”며 “그래야 매물이 나오고 주택 거래가 살아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경민 기자 kim.kyungmin@mk.co.kr, 조동현 기자 cho.donghyu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46호 (2026.02.04~02.1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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