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군 이틀 사이 이주노동자 세 명 숨져... 왜?

박성우 2026. 2. 5.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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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화재 빈번하고 이주노동자 안전 관리 미흡... 별다른 시정 조치 없어

[박성우 기자]

 지난 1월 29일 대소면의 한 콘크리트 제조공장에서 필리핀 국적 노동자가 지게차에 치여 숨진 데 이어, 바로 다음 날인 30일에는 맹동면의 기저귀 제조공장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네팔과 카자흐스탄 국적 노동자 두 명이 희생됐다. 특히 화재 사고의 경우 실종된 노동자 한 명의 시신조차 수습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 고용노동부
충북 음성군 산업 현장에서 이틀 동안 이주노동자 세 명이 연이어 목숨을 잃는 참사가 발생하며 지역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1월 29일 대소면의 한 콘크리트 제조공장에서 필리핀 국적 노동자가 지게차에 치여 숨진 데 이어, 바로 다음 날인 30일에는 맹동면의 기저귀 제조공장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네팔과 카자흐스탄 국적 노동자 두 명이 희생됐다. 특히 화재 사고의 경우 실종된 노동자 한 명의 시신조차 수습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영세 사업장 많고 인구 대비 공장 화재 10배
 또한 소방청 화재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음성군에서 발생한 공장시설 화재는 총 35건으로 전국 공장 화재의 2%를 차지했다. 음성군 인구가 전국 인구의 0.2%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인구 대비 공장 화재 빈도가 무려 10배나 높은 셈이다.
ⓒ 소방청 화재통계
이러한 연쇄 사망 사고에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음성 지역의 취약한 산업 안전 구조가 낳은 예견된 인재라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2024년 기준 충북 산업단지 현황 통계를 살펴보면 음성군 산단에 입주한 기업의 평균 노동자 수는 12명에 불과하다. 충북 평균이 31명, 인근의 충주시와 진천군이 각각 34명, 35명인 데 비하면 확연히 영세 제조업체 위주로 음성군 산단이 구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영세 제조업체일수록 안전 문화 및 시설 대비가 미흡한 것이 현실이다.

또한 소방청 화재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음성군에서 발생한 공장시설 화재는 총 35건으로 전국 공장 화재의 2%를 차지했다. 음성군 인구가 전국 인구의 0.2%도 안 된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인구 대비 공장 화재 빈도가 무려 10배나 높은 셈이다. 이는 영세 제조업체가 밀집한 인근의 충주시(8건)나 진천군(7건), 증평군(4건)과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다.

이주노동자 비율 전국 2위인데 관련 부서도 조례도 없어

음성군은 전체 주민 대비 이주민 비율이 16.6%로 이는 전국 지자체 중 두 번째로 높은 비율이다. 그럼에도 이주노동자를 위한 조례나 담당 부서조차 없는 실정이다. 특히 이주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형식적인 안전 교육 실태가 심각한 문제로 꼽힌다.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기업들은 안전 교육을 실시했다고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언어 장벽을 무시한 채 한국어로만 진행하거나 단순히 서명만 받는 식의 기만적인 교육이 팽배해 있다.

작업 현장의 구체적인 위험 요소와 대응 매뉴얼이 노동자의 모국어로 정확히 전달되지 않는다면 이는 교육이 아니라 사고 발생 시 경영진의 책임을 면피하기 위한 행정적 수단에 불과하다. 노동 당국은 사망한 노동자들에게 제공된 교육 방식과 실효성을 전수 조사하여 위법 사항을 엄단해야 한다.

관리 감독 방기라는 비판 역시 피하기 힘들다. 음성군은 그동안 기업 유치와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외형적 성과에만 매몰되어 지역 경제의 중추를 담당하는 이주노동자들의 안전 보건 환경 개선에는 침묵해왔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산업 안전의 주된 책임이 중앙 정부에 있다는 이유로 지자체가 뒷짐을 지고 있는 사이,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이주노동자들은 죽음의 위협에 노출됐다. 이제라도 음성군은 직무유기를 인정하고 관내 사업장에 대한 긴급 전수 점검과 실효성 있는 안전 보건 조례 제정에 나서야 한다.

이주노동자의 죽음을 방조하는 것 자체가 범죄

한편 이번에 화재가 발생한 업체는 음성군으로 이전하기 전에도 화재 사고가 난 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어 공분을 사고 있다. 화재 사고를 겪고도 근본적인 안전 설비 개선 없이 사업장만 옮겨 운영을 해오다 또다시 인명 피해를 낸 것은 기업의 도덕적 해이를 보여준다.

사법 당국은 노동자의 생명을 소모품으로 여기는 이러한 사업주들에 대해 중대재해처벌법을 엄격히 적용하여 무관용 원칙으로 수사해야 한다. 사람의 생명을 이윤과 맞바꾸는 풍토를 뿌리 뽑기 위한 강력한 법적 선례가 절실한 시점이다.

음성군에서 스러져간 세 명의 노동자는 단순한 통계 숫자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무관심과 행정의 무능이 빚어낸 참혹한 결과물이다. 일하다 죽지 않을 권리는 국경을 가리지 않는 보편적 인권이다. 정부와 음성군은 이번 참사를 피로 쓴 교훈으로 삼아 이주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일하고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는 실질적인 안전망을 즉각 구축해야 한다. 더 이상의 방조는 그 자체로 또 다른 범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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