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 방어용 ‘고배당 ETF’ 찾았더니…수익률은 4배 차이?
세금 뗄 돈까지 굴린다…‘TR’의 복리 효과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5300선을 돌파하는 등 역사적 고점을 경신하고 있지만 변동성 또한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포트폴리오 하방을 받쳐줄 수 있는 고배당 상장지수펀드(ETF)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도 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같은 고배당 ETF라도 운용 전략에 따라 수익률이 4배 이상 벌어지는 등 ‘선별의 기술’이 수익률을 가른다는 점에서 꼼꼼하게 따져보고 투자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국내 상장된 고배당 ETF 가운데 최근 6개월 수익률 1위는 KB자산운용의 △RISE 대형고배당10TR이 차지했다. 이날 기준 수익률은 133.3%다. 2위는 한화자산운용의 △PLUS 고배당주로 수익률 32.7%를 기록했다. 1위와 2위의 격차가 무려 4배에 달한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70.6% 오른 것과 비교해도 RISE 대형고배당10TR의 성과가 돋보인다.
그 뒤를 이은 △HANARO K고배당주(32.5%), △KODEX 고배당주(29.5%), △KIWOOM 고배당(29.5%) 등도 20~30%대 수익률에 그쳤다.
이름표 같아도 수익률 ‘극과 극’…포트 구성 영향
업계에선 이 같은 차이가 포트폴리오 구성과 집중도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RISE 대형고배당10TR의 강점은 전통적인 고배당 ETF 이미지에서 한 발 비켜섰다는 점이다. 통상 고배당 ETF라고 하면 금융이나 통신주처럼 배당수익률은 높지만 주가 상승 탄력은 상대적으로 낮은 종목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이 상품은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기업 가운데 배당 매력과 펀더멘털을 동시에 갖춘 10개 종목을 추려 집중 투자한다. 실제 포트폴리오를 열어보면 SK하이닉스(34%)와 삼성전자(28.5%) 비중이 60%를 웃돈다. 사실상 고배당 간판을 단 ‘반도체 대장주 ETF’에 가까운 구조다. 최근 1년 동안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각각 약 372%, 232%가량 급등한 장세에서 두 종목 비중을 공격적으로 가져간 전략이 수익률을 끌어올린 셈이다.
여기에 현대차(11.1%)와 기아(6.2%) 등 성장 모멘텀이 뚜렷한 종목을 더해 ‘성장 축’을 세우고, KB금융·신한지주 등 전통적인 고배당 금융주와 철강·손해보험주를 ‘수비수’로 배치해 자본 차익과 배당 수익을 동시에 노렸다. 같은 고배당 ETF라도 어느 업종에 얼마만큼 비중을 실었는지에 따라 결과가 크게 갈릴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세금 뗄 돈까지 굴린다…‘TR’의 복리 효과
수익률을 끌어올린 또 다른 축은 ‘TR(Total Return)’ 구조다. TR형 ETF는 분배금을 투자자에게 현금으로 지급하는 대신 지수에 즉시 재투자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노릴 수 있다. 우선 재투자된 배당금이 다시 수익을 내는 ‘복리 효과’다. 장기 투자 시에는 같은 종목을 담더라도 TR형이 일반 가격지수(PR·Price Return)형보다 누적 수익률에서 유리할 수밖에 없다. 실제 기초지수를 비교하면 재투자를 진행한 TR형이 PR형보다 5년 누적 수익률 기준 약 40%포인트(p)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는 과세 이연 효과다. 일반 배당 ETF는 분배금이 나올 때마다 15.4%의 배당소득세를 그때그때 내야 하지만, TR형 ETF는 매도 시점까지 과세를 미룰 수 있다. 세금으로 빠져나갈 금액까지 운용 자산에 포함해 두었다가 나중에 한 번에 정산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중간에 빠지는 손실을 줄일 수 있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단순히 배당수익률만 높은 종목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우량주 가운데 배당과 성장성을 겸비한 기업에 집중 투자한 것이 주효했다”며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따른 배당 확대 기조가 이어지는 만큼 자본 차익과 절세 효과를 동시에 노리는 투자자들에게 효율적인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배당 ETF 투자, 이 정도는 확인하자
고배당 ETF를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하려면 몇 가지 기본 체크포인트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상위 편입 종목이 어느 업종에 얼마나 몰려 있는지, 업종 분산·집중도가 투자자가 보는 시장 전망과 맞는지 확인하는 것이 출발점이다. 여기에 TR 여부(배당 재투자 구조)와 총보수(수수료)를 함께 살펴봐야 장기 수익률을 가늠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순자산(AUM)과 일평균 거래대금이 충분한지도 체크할 필요가 있다. 유동성이 부족한 ETF는 스프레드가 벌어져 매매 비용이 커질 수 있어서다.
임성영 기자 rssy0202@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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