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모장→책임총리→정부군기반장’ 국정 기세 올리는 총리

최예슬 2026. 2. 4.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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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취임 초기 대통령의 ‘참모장’을 자처하던 김민석 국무총리가 최근 ‘책임 총리’를 강조한 데 이어 ‘정부군기반장’으로 한층 책임감 있는 국정수행 의지를 밝혔다. 오는 6월로 예정된 대통령 업무보고 전까지 부처별 핵심과제를 집중 점검하고, 가시적 성과를 내겠다는 것이다. 그의 당권 도전 가능성도 꾸준히 거론되는 만큼, 총리로서의 성적표가 차기 행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7월 취임 후 약 7개월간 ‘새벽 참모장’ 역할을 수행한 김 총리는 지난 2일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책임 총리’를 언급하며 외연 확장을 예고했다. 그는 “우리 헌법상 흔히 책임 총리의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는, ‘외교는 대통령, 총리는 내치’라고 이야기하는 책임 총리 개념이 저는 옳다고 보지 않는다”며 “총리의 개념은 헌법상 외교와 내치를 망라해서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보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내치에 국한됐던 총리의 역할 재설정을 시사한 발언이다.

책임 총리와 더불어 그는 ‘정부군기반장’으로서의 역할도 내세웠다. 4일 총리실은 2026 국정수행 방향으로 ‘책임·소통 4+4 플랜’을 제시하며 “총리는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정부군기반장’을 자임하며 헌법과 법률에 따른 국정통할을 강화하는 등 국정수행에 전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김 총리는 올 6월 예정된 업무보고까지 각 부처청 핵심과제와 광역통합, 군 내란세력 척결, 검찰개혁완성, 정치테러 근절, 신천지 등 이단 정치개입 근절 등 범부처 개혁과제를 직접 챙길 계획이다. 총리실 관계자는 “지난해 업무보고 때 대통령이 지적한 사항을 각 부처가 잘 반영하고 있는지 총리가 직접 나서서 살피겠다는 의지”라고 부연했다.

김 총리에겐 취임 초부터 ‘실세 총리’라는 수식어가 붙었지만 그는 대통령의 충실한 참모장이 되겠다며 자신의 역할에 분명한 선을 그었다. 그러나 실세 총리라는 평가는 이후로도 지속됐다. 이재명정부 들어 총리실의 역할이 대폭 확충되면서다. 특히 국무조정실은 검찰개혁, 부동산 불법행위 감독, 자살예방대책 등 중차대한 정책 수립·집행 전면에 나서고 있다.

12·3 비상계엄에 가담한 공직자 조사를 위한 ‘헌법존중 정부혁신 태스크포스(TF)’도 국조실이 49개 정부기관에 설치된 TF를 총괄했다. 한 정부 소식통은 “최근 총리실 국조실에 TF가 현안별로 잇달아 생기면서 일할 사람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신설되는 기획예산처까지 총리 산하에 두게 되면 예산권까지 쥔 총리로 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총리실은 “기획예산처는 총리 산하에 있을 뿐 총리가 직접 관여하는 기관이 아니다”고 했다.

김 총리가 직접 다양한 현안에 대해 긴급 지시를 내리는 일도 잦았다. 지난해 11월에는 ‘헐값 매각 의혹’ 등이 제기된 정부자산의 매각을 전면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이 과정에서 YTN 지분 매각 사례를 특정해 YTN 민영화 원상 복구를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까지 나왔다. 또 12·3 비상계엄 당시 ‘계엄버스’에 탑승했던 군 간부에 대해 국방부가 근신 10일의 경징계 처분을 내리자 이를 취소하라고도 지시했다. 김 총리의 지시 후 징계 수위는 중징계인 ‘강등’으로 바뀌었다.

이날도 김 총리는 SNS를 통해 “국방부가 내란 연루자에 대해 형이 확정돼야만 군부대 내에서 사진을 철거하도록 결정했다. 국민 상식과 거리가 있다”며 “내란의 주범인 전 국방부 장관과 전 사령관들의 사진이 내란 1년이 넘도록 걸려 있는 것은 국민을 모욕하고 군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방부는 관련 훈령 개정안을 재검토해 내란 중징계자 등 연루자의 사진을 신속히 철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올해 성과를 바탕으로 향후 당권 도전의 추동력을 얻을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총리실은 국정수행을 위한 관계부처 조율이 주요 역할이라 총리 개인의 성과가 조명받는 일은 많지 않다. 그런 측면에서 지난해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는 김 총리에게 큰 기회였다. APEC 준비위원장으로서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이끌었다는 호평을 받으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올해도 4+4 플랜을 통해 그와 비슷한 결과물을 내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이날 발표된 4+4 플랜에는 대국민을 소통 강화 방안도 다양하게 포함됐다. 이 역시 총리로서 존재감 확보 차원으로 관측된다. 이번 계획에는 현재도 진행 중인 ‘K-국정설명회’를 비롯해 주요 이슈별로 국민들과 실시간 소통과 설명을 진행하는 ‘K-온라인 국정문답’을 도입할 계획이다. 삼청동과 세종에 있는 총리공관을 주기적으로 개방하는 ‘삼청동 오픈하우스’를 진행한다. 대학, 청년창업가, 청년직장인 등 청년현장을 방문하는 ‘젊은한국 투어’를 실시하는 방안도 담겼다.

총리실은 “4+4 플랜 추진 후속실행 계획을 신속히 수립해 설 이후부터 본격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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