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액체 냉각 솔루션 ‘절대 강자’ 어디? [미장 보석주]

문지민 매경이코노미 기자(moon.jimin@mk.co.kr) 2026. 2. 4.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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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버티브홀딩스

최근 글로벌 증시에서 가장 주목받는 테마 중 하나는 인공지능(AI) 인프라다. AI 붐 초기 하드웨어와 서버 중심에서 전력·냉각 등 인프라 전반으로 투자자 관심이 확대하는 중이다.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열을 처리하는 기술 경쟁력을 가진 기업에 이목이 집중된다. 데이터센터 전력·냉각 솔루션 기업 버티브홀딩스가 대표적이다. 글로벌 액체 냉각 솔루션 시장점유율 1위 업체다. 차세대 AI 데이터센터 전력 구조 전환의 핵심 기업으로 투자자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다.

데이터센터를 빠르게 구축할 수 있는 모듈형 프리패브 오버헤드 인프라 솔루션 ‘버티브 스마트런’. 버티브홀딩스는 글로벌 액체 냉각 시장점유율 1위 업체다. (버티브홀딩스 제공)
신규 데이터센터·발전소 확대 수혜

하반기 신제품 800VDC 기대감

버티브홀딩스는 데이터센터 전력·냉각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인프라 솔루션 업체다. 교류(AC)·직류(DC) 전원 관리부터 통합 랙(서버 등을 꽂아 보관하는 프레임) 설치, 전력 관리, 냉각 솔루션 등을 고객사에 제공한다. 핵심 분야는 액체 냉각이다. 다수 고성능 반도체가 집적된 AI 서버는 작동 과정에서 많은 열이 발생한다. 액체 냉각 시스템이 필수적이다. 버티브홀딩스는 글로벌 액체 냉각 시장에서 약 24%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2위 업체와 10%포인트 이상 격차다.

전력 구조가 변화하는 과정에서 버티브홀딩스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커진다. AI 데이터센터는 단일 랙 기준 전력 수요가 메가와트(㎿)급으로 확대됐다. 전력 변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실과 복잡해진 배선 구조, 전력 효율 저하 등 기존 AC 기반 전력 구조 한계가 명확해졌다. 이에 따라 고전압 직류송전(HVDC) 기반 전력 구조로 전환하는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전력 손실을 줄이고 공간 활용도를 높이며, 고전력 밀도 환경에서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받는다.

이 과정에서 전력 변환·저장·보호·냉각을 통합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버티브홀딩스가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다. 버티브홀딩스는 이 영역에서 경쟁력을 보유한 몇 안 되는 기업으로 꼽힌다. AC·DC 전력 기술을 수십년간 축적한 데다, 데이터센터 전반을 아우르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고객사 엔비디아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 엔비디아는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 시스템부터 버티브홀딩스와 공동 개발한 전력 변환 시스템 800VDC 구조로 전환할 계획을 밝혔다. 기존에는 랙 단위에서 AC·DC 변환이 이뤄졌다. 800VDC 구조에서는 중앙 집중형 전력 변환 방식이 적용된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제품 업그레이드가 아니라 데이터센터 설계 표준 자체를 바꾸는 구조적 전환으로 평가받는다. 전력 구조 전환은 총잠재시장(TAM) 규모 또한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당 투입되는 전력·냉각 솔루션 규모가 기존 대비 늘어나기 때문이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부 초대형 데이터 서비스 기업(하이퍼스케일러)은 차세대 AI 데이터센터를 설계할 때 이미 버티브홀딩스 전력·냉각 시스템을 기준 모델로 삼고 있다”며 “버티브홀딩스 발표에 따르면, 올해부터 800VDC 아키텍처 관련 제품 매출이 본격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주가 42% 상승

1년 새 수주잔고 30% ‘쑥’

버티브홀딩스 실적 성장세는 가파르다. 지난해 3분기 매출은 26억8000만달러, 영업이익은 5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9%, 39%씩 증가한 수치다. 마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액체 냉각·서비스 매출 비중이 확대되며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되는 중이다. 버티브홀딩스 영업이익률은 2022년 8%, 2023년 15%, 2024년 19%로 집계됐다. 회사는 2029년 영업이익률 25% 달성을 목표로 한다.

특히 눈에 띄는 지표는 수주잔고다. 매 분기 20% 이상 성장률을 보인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버티브홀딩스 제품 주문량은 전년 동기 대비 60% 급증했고, 수주잔고는 역대 최고 수준인 95억달러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30% 증가한 수치다. 증권가에서는 갈수록 버티브홀딩스 수주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본다. 특히 북미 지역 데이터센터와 발전소 건설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버티브홀딩스 전력·냉각 솔루션 도입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가파른 실적 성장세를 보이며 지난해 버티브홀딩스 주가는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2025년 초 114달러로 출발해 연말 162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1년간 주가는 42% 상승했다. 올해 흐름도 긍정적이다. 연초 이후 1월 27일까지 버티브홀딩스 주가는 17% 더 올랐다.

이 같은 주가 오름세에도 글로벌 투자은행(IB)은 여전히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고 내다본다.

최근 영국 IB 바클레이즈는 버티브홀딩스에 대한 투자의견을 기존 ‘중립’에서 ‘비중 확대’로 상향 조정하고, 목표주가를 181달러에서 200달러로 높여 잡았다. 올해와 내년 버티브홀딩스 실적 추정치를 상향 조정하면서다. 1월 28일 글로벌 금융 정보 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글로벌 IB가 제시한 버티브홀딩스 목표주가는 평균 207달러에 형성됐다. 전날 종가(189달러) 대비 10%가량 높은 수준이다.

국내 증권사 시각도 비슷하다. 고민성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추가적인 주가 상승이 가능하다고 판단한다”며 “이미 확보한 수주 물량을 바탕으로 실적 고성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버티브홀딩스 최대 경쟁력 중 하나는 열 관리 솔루션 시장 내 제품부터 서비스까지 모두 제공할 수 있는 기업이라는 점”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신규 수주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주가 상승 속도는 지난해 대비 둔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버티브홀딩스 주가에 적용되는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36배 수준으로, 역사적 고점에 해당한다. 주요 경쟁사 이튼(25배), ABB(28배) 등과 비교해 높은 배수(멀티플)를 적용받고 있다. 높은 매출 성장률과 수익성 개선세가 동반되지 않는다면 주식 시장에서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투자자는 AI 산업 전반 투자 조정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특히 AI 관련 데이터센터 투자 속도가 예상보다 더딜 경우, 버티브홀딩스가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분기별 빅테크 설비투자 추이를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다만 성장 잠재력이 큰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점차 비중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 중론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AI 산업에 대한 우려가 확대될 때마다 버티브홀딩스 주가는 변동성이 커지는 흐름을 반복적으로 보였다”면서도 “그럼에도 북미 지역 내 신규 데이터센터와 발전소 건설의 수혜가 가능한 종목”이라고 말했다. 이어 “성장 잠재력을 보유한 기업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것을 권고한다”며 “12개월 선행 PER 30배 이하인 구간에서 적립식 매매가 유효한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문지민 기자 moon.jimin@mk.co.kr ]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46호 (2026.02.04~02.1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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