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 대통령 겨냥' 위례 사건 항소 포기...그렇게 할 수밖에 없던 이유

김종훈 2026. 2. 4.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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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법원, 검찰의 '재산상 이익 시점' 주장 물리쳐... 검찰 수사·기소는 처음부터 어긋나

[김종훈 기자]

▲ 법원 나서는 유동규 정치자금법 위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기소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2025-02-06
ⓒ 이정민
검찰이 위례신도시 개발비리 사건에 대해 항소를 포기했다. 예견됐던 결과다. 1심 과정에서 검찰 공소사실의 핵심 전제가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4일 오후 7시 45분, 위례 사건에 대해 "법리검토 결과 및 항소 인용 가능성 등을 고려하여 항소를 제기하지 않기로 했다"라고 발표했다. 지난달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춘근 부장판사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등 피고인 전원에게 무죄를 선고하면서 "(2013년) 개발사업 선정 후 정보를 이용한 재산상 이익을 취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판시했다.

이는 검찰 공소사실의 핵심인 '재산상 이익 시점'을 위례신도시 개발과 관련해 사업시행자 선정 시점인 2013년으로 판단해 나온 결과다. 재판부는 사업자 선정 이후 발생한 이득은 재산상의 이익으로 보지 않았다.

공소장 변경해 항소 했어도... '예견된 결과'

구 부패방지법 제7조의2는 공직자가 '업무상 비밀'을 이용해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경우에 처벌하는데, 검찰은 유 전 본부장 등이 얻은 210억 원 상당의 '배당이익'을 그 결과물로 봤다. 이에 따라 검찰은 개발업자들의 재산상 이익 취득 시점이 2018년 1월경까지 이어졌다고 공소사실에 담았다.

반면, 피고인 측은 사업시행자 선정일인 2013년 12월 3일을 재산상 이익 취득일이라고 주장했다. 이 사건 공소시효가 7년인데, 2013년 기준으로 보면 이미 2020년에 만료됐으므로 이같은 주장을 펼친 것이다.

재판부는 공소시효 관련 판단 없이, 2013년 이후 발생한 수익을 '재산상 이익'으로 볼 수 없다고 결론 내리며 무죄를 선고했다.

"피고인들이나 호반건설이 이 사건 개발사업의 사업자를 공개모집한다는 공고를 한 2013년 11월 1일 이후에 취득한 배당이익을 이 사건 정보를 이용해 취득한 재산상 이익으로 보게 되면 위 배당이익은 이 사건 정보가 이미 공개된 이후에 취득한 것이어서 구 부패방지법이 규정한 비밀을 이용하여 취득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결국 검찰이 재판부의 판단을 수용해 항소심에서 재산상 이익을 사업자 지위 시점인 2013년으로 공소장을 변경한다고 해도, 2020년 12월 공소시효가 만료됐기 때문에 '면소'(판결 없이 소송 종결)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항소 포기가 예견됐던 이유다.
진짜 문제... 시작부터 어긋났던 검찰의 수사 및 기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오전 '위례·대장동 개발특혜' 의혹 수사와 관련해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2023-01-28
ⓒ 권우성
검찰 공소사실 진짜 핵심은 이재명 대통령과의 관련성이다.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이던 2013년 위례신도시 아파트 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유 전 본부장 등이 성남도시개발공사의 공모지침서와 사업 타당성 보고서 등 내부 정보를 미리 알려줘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 등 민간업자들이 개발 사업자로 선정되도록 해 수익을 몰아줬다는 것이다.

검찰은 위례 사건을 '대장동 쌍둥이'라고 칭하며 개발업자들과 유 전 본부장 등 관련자들을 기소한 후 이러한 공소사실을 바탕으로 이재명 대통령과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 비서실장도 묶어서 기소했다. 여기에 따르면, 이 사건이 누구를 향하고 있었는지가 더욱 분명해진다. 피고인들 이름보다 이 대통령의 이름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이재명은 2010년 8월 13일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 기본계획안을 결재하였으며, 공단은 공사 설립이나 개발사업 관련 권한이 없음에도 2010년 10월 15일 피고인 유동규를 공단 기획본부장으로 임명해 향후 진행될 공사 설립 및 대장동 개발사업, 위례신도시 개발사업 등을 추진하게 하였다."

지난해 11월 28일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유 전 본부장에 대해 징역 2년과 약 14억 원의 추징을 구형하며 "본부장으로서 실체적 영향력을 행사했으나 개발사업 관련 단독 결정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고 '성남시 수뇌부'가 결정하는 데 있어 중간관리자 역할만 담당한 점, 본건으로 직접 취득 이익이 없는 점을 고려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검찰은 재판 과정에서 이 대통령과의 연결고리를 입증하지 못했다. 나아가 공소사실의 기초가 되는 재산상의 이익 시점도 2018년이라고 재판부를 설득하지 못했다.

2022년 가을 무슨 일 있었나?

다시 이 사건 처음으로 돌아가 보자. 2022년 5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뒤인 6월 검찰 지휘부가 전면 교체된다. 같은 해 7월 대장동 수사팀이 재편된다. 엄희준 검사가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를, 강백신 검사가 3부를 맡았다. 그리고 이들은 대장동과 위례 사건 수사를 처음부터 다시 설정했다.

그해 8월 31일 반부패3부는 대장동 사건으로 수감 중이었던 김만배·남욱·유동규 등을 상대로 서울구치소에 수사관들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뒤이어 9월 16일, 소환에 응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남 변호사를, 9월 19일에는 같은 이유로 유 전 본부장을 각각 체포해 위례 사건 수사를 벌였다.

검찰은 2022년 11월 이 대통령 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구속기소했다. 유 전 본부장과 남 변호사 등에게 뇌물을 받고, 정치자금 등을 수수한 혐의다. 같은해 12월 정진상 전 실장도 구속기소했다. 이듬해 3월에는 당시 민주당 대표였던 이 대통령도 대장동·위례·성남FC 의혹과 관련해 불구속 기소했다.

위례 본류사건은 본류사건대로, 이 대통령과 정 전 실장, 김 전 부원장이 기소된 사건은 각각의 시간대로 진행됐다.

지난해 11월 7일 정 전 실장 공판에 증인으로 나온 남 변호사는 위례 사건 기소 당시 서울중앙지검에서 당했던 일을 울면서 폭로했다. 위례 사건 수사와 기소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됐는지를 보여주는 증언이었다.

"2022년 9월 당시 정일권 부장검사가 첫날 수사 끝나고 (자정 무렵) 불렀다. 애들 사진을 보여주면서 '애들 봐야할 거 아니냐', '여기 계속 있을 거냐'라고 했다. 그러면서 '배를 갈라서 장기를 다 꺼낼 수 있고, 환부를 도려낼 수 있다, 내려가서 곰곰이 생각해 보고 내일 담당 검사랑 이야기를 해봐라'라고 했다."

3일 박찬대·허종식·노종면·이용우 의원 등 민주당 소속 인천지역 의원 11명은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검찰이 조작기소한 이 대통령 사건은 당장 공소를 취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없는 죄를 만들어 족쇄를 채운 채 대통령직을 수행하게 만드는 비정상적인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공소 취소만이 검찰권 남용으로 훼손된 민주주의를 정상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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