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칼날 아직 안 접었다…여한구 "美, 韓관세인상 관보 게시 부처간 협의중" (종합)

세종=강나훔 2026. 2. 4.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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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미 중인 여한구 통상본부장, 전방위 아웃리치
"美, 관보 게재 놓고 관계 부처 간 협의"
"쿠팡 등 디지털 통상 이슈와 분리 입장 견지"
"한미 FTA 공동위원회 개최도 논의"
연합뉴스

미국이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재인상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둔 채 관보 게재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미 정부와 의회, 업계 인사들을 상대로 전방위 접촉에 나서며 대응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입법 지연을 둘러싼 미국 측의 오해는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실제 조치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구체화될지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긴장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여 본부장은 3일(현지시간) 미국 정부와의 협의 일정을 마무리한 뒤 워싱턴 D.C. 유니온역에서 뉴욕으로 떠나기에 앞서 한국 취재진과 만나 "미국 행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對)한국 관세인상 발표를 관보로 공식화하는 문제를 놓고 관계 부처 간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한국 국회의 대미투자특별법 입법 상황을 문제 삼아 한국산 자동차·목재·의약품과 기타 상호관세(국가별 관세)를 기존 15%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를 구체화하고 행정적으로 공식화하는 절차가 관보 게재다. 미국 정부에서 이를 준비하는 것은 팩트지만 관세 인상 적용 시기 등이 최종적으로 결정된 단계는 아니라는 것으로 보인다.

여 본부장은 이번 방미 기간 미 무역대표부(USTR)를 비롯한 행정부 인사들과 만나 미국 측의 관세 인상 발표 배경을 직접 파악하는 한편, 한미 간 기존 합의가 차질 없이 이행되고 있다는 점을 설명하는 데 주력했다. 특히 해당 조치가 양국 산업과 경제에 미칠 파급 효과를 강조하며 상호 수용 가능한 해법 도출 필요성을 전달했다. 다만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와는 트럼프 대통령의 SNS 이후 전화 통화를 하고 전날 만나기로 했으나 미국의 대(對)인도 관세 인하 발표로 일정이 어긋난 것으로 알려졌다.

여 본부장은 미 의회와도 전방위 접촉했다. 통상 관련 상·하원 의원 약 20명과 비공개 간담회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여 본부장은 "한미 합의에 담긴 (대미) 투자 및 비관세 부문에 있어 한국이 약속을 이행할 의지가 있고, 그게 진전을 보이고 있다는 부분을 충분히 설명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측은 우리의 시스템이 (자신들과) 다른 부분을 이해 못 한 부분이 있는데 앞으로도 아웃리치(대미 접촉)를 계속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비관세 부문의 디지털 통상 분야에서 미국 측이 '쿠팡 사태'를 문제 삼는 것 아니냐는 시각에 대해 여 본부장은 "미 정부·의회에서 디지털 이슈가 중요시되긴 하지만, 쿠팡은 디지털 통상 이슈와 분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며 "쿠팡은 정보 유출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위협은 "SNS에 나온 내용처럼 투자 부분에서 입법이 조금 지연되는 부분이 핵심이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의 외신 인터뷰 이후 '한국이 대미 투자를 늦출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온 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일각의 관측에는 "그런 부분은 추측만 할 수 있을 뿐, 미 정부 내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 SNS가 나왔는지 정확히 알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여 본부장은 지난해 12월 열리려다 연기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 일정을 다시 잡느냐는 질문에 "그부분도 논의했다"며 "날짜를 잡는 것도 앞으로 논의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 안팎에서는 미국 측이 공식 입법 절차와 별개로 추가 요구 조건을 제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일각에서는 미국 내 원자력 발전소 건설 문제가 미국 측 협상 카드로 거론된다. 실제 앞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도 방미 당시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과 만나 에너지, 자원 등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관은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사항은 아니다"라면서도 "한미 간 원자력 관련 협력에 대해서 다양한 논의들이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미국을 방문 중인 조현 외교부 장관도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을 만나 한미 관세 합의와 대미 투자 이행을 위한 국내적 노력을 설명하고, 통상 당국 간 원활한 소통과 협의가 이어질 수 있도록 외교 당국 차원에서도 계속 협력해 나가자고 했다고 와교부가 전했다. 국무부의 자료에는 이와 관련한 두 장관의 논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포함되지는 않았다. 관세 문제가 한국의 농축·재처리 권한 확대나 핵잠수함 도입 등 합의사항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자는 의미로 해석된다.

세종=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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