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풍부한 재생에너지·넓은 용지'…RE100산단 전남 어디로 갈까
기업 관심 증가하지만, 에너지 조달 어려워
재생에너지 풍부한 전남 서남권 후보 거론
무안·해남·함평·영암·신안·순천 등 유치 경쟁

광주·전남 행정통합이 추진되면서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 중 하나인 RE100산단 유치를 두고 전남 지자체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풍부한 재생에너지 공급과 넓고 저렴한 산업단지 용지 등의 장점을 가진 전남 서남권 지자체들이 접근성 개선, 외부 지원체계 등까지 구축하면서 RE100 산단이 어디로 유치될지 이목이 쏠린다.
3일 정부와 전남도 등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범부처 TF를 설치해 'RE100 산단 특별법'을 제정하고 올해부터 본격 조성에 착수해 2030년까지 글로벌 선도 RE100산단을 가동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RE100산단이란 산단 내 입주기업이 사용하는 전력 에너지를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조달하는 것을 뜻한다. RE100 산단 조성은 재생에너지로의 산업구조 전환과 지역 균형 성장을 위한 이재명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 중 하나이기도 하다.
국내 기업은 RE100관심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2022년 기준 39개에 그치던 RE100기업은 지난해 말 기준 국내에선 183개사가 글로벌 RE100 기업에 가입됐다. 이들은 2050년까지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기업들로, 주로 수출 중심의 대기업 및 금융그룹이다.
RE100가입 기업은 증가…조달 어려워 이행률은 저조하지만 국내 재생에너지 조달 여건이 열악해 대부분 기업이 이행률이 0~30%대에 그치고 있다. 실제 한국경제인협회가 인용한 클라이밋그룹·탄소공개정보프로젝트(CDP) 위원회의 'RE100 2024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RE100 가입기업 183개사 중 70개사(38.3%)가 재생에너지 조달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재생에너지를 자원을 활용해 공급하기 용이한 전북 새만금과 전남, 울산 등이 RE100산업단지 후보지로 꼽힌다. RE100산단 특별법은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친환경 전력과 산업입지를 공급해 성장 유망산업을 유치하고 환경친화적 에너지 도시를 조성하는 데 필요한 사항을 규정했다.
정부는 올해 RE100 산업단지 조성과 차세대 전력망 구축 예산을 지난해보다 50% 늘려 총 4조 2,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RE100 산단 조성에 필요한 전력망을 구축하고, 마이크로그리드(전력을 자체 생산·저장·소비하는 소규모 지능형 전력망) 실증으로 차세대 전력망 산업도 육성한다.
전남 지자체 RE100산단 유치 경쟁 치열
이에 전남에서도 RE100산업단지에 유치를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무안군에서는 광주 민간·군공항 이전사업과 관련해 대통령실이 "광주 군공항 이전 인센티브로 무안공항 인근에 2조 6,000억원대의 RE100 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는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무안군은 106만 평, 7600억 원 규모의 RE100 국가산단을 조성해 에너지·이차전지·반도체 등 첨단산업 앵커기업 유치에 나설 계획이다. 무안국제공항 인근 약 500만 평 규모의 평지와 확장 가능 부지는 반도체 공장을 중심으로 소부장, 연구개발, 후공정까지 연계 가능한 장기 산업 기반으로 평가된다. 여기에 2027년 호남고속철도(KTX) 개통에 따른 수도권 접근성 개선, 영산강 수계를 활용한 산업용수 확보, 무방류(ZLD) 시스템 적용 가능성 등 환경과 산업을 병행한 운영 여건도 함께 검토 중이다.
이밖에 전남 서남권을 중심으로 함평군, 해남 솔라시도 기업도시, 영암 대불국가산업단지, 신안 압해도, 순천시 등이 유치전을 펼치고 있다.

함평군은 빛그린 국가산단 일원에 약 100만 평 규모의 대규모 부지가 확보돼 있어 반도체 산업 집적화에 유리하다. 수도권 대비 용지 공급가격도 합리적이면서 기업의 초기 투자 부담이 줄어든다. 또 광역 상수계통과 지역 수자원을 연계한 공업용수 공급 기반이 마련돼 있어, 막대한 양의 물을 사용하는 반도체 공정 수요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평가다.
해남 솔라시도는 현재 솔라시도에는 98 MW 규모 태양광 단지가 운영 중이며, 2030년까지 총 5.4 GW 규모로 확장하는 계획이 제시되고 있다. 인근에는 12.3GW 해상풍력까지 활용될 수 있다. 또한 전력자립형 스마트그리드 구축과 데이터센터·AI 산업과의 융합도 가능하다.
영암 대불산단에는 2024~2026년까지 약 332억 원을 투입해 태양광, 풍력 발전 설비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을 설치하는 사업이 진행 중이다. 대불산단에선 태양광·풍력, 에너지저장장치, 충전스테이션, 수전해 등으로 연간 21GWh 재생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안은 현재 연간 69만 8,000MWh의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생산하고 있으며, 전력자급률 228%, 재생에너지 자립률이 99.8%에 달한다. 신안 압해도에선 총 8.2GW 규모로, 2030년까지 전남 신안군 해상에 대규모 풍력 발전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순천시도 특별법 제정에 따 RE100 기반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유치를 위한 선제 대응에 나섰다. 시는 이번 특별법을 계기로 'RE100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조성 전략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시는 재생에너지 기반을 활용해 친환경 반도체 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또한 순천시는 RE100 반도체 국가산단 유치 자문위원 8명을 위촉하고 유치전에 나섰다. 이들은 반도체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필요한 전력, 용수, 입지, 재생에너지, 환경 등 복합적인 사항을 검토하고 전문성을 더할 예정이다. 순천시는 지난달 7일 전남도에 반도체 국가산단 유치 화두를 던진 뒤 태스크포스, 직제상 반도체팀을 신설하며 행보를 재촉하고 있다.
호남취재본부 민찬기 기자 coldai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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