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부진 막아라…ESS에 ‘초집중’나선 배터리 [배터리레이다]

고성현 기자 2026. 2. 3.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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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고성현기자]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북미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경쟁을 본격화한다. 미국 현지 공장의 전환 투자로 비중국계 공급자 입지를 확보하고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전력망 수요에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3사 간 ESS 수주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지난달 30일 미국 법인인 삼성SDI 아메리카(Samsung SDI America, Inc.)가 미공개 고객사와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고객사 정보 공개 유보 요청에 따라 상세 내용과 고객사는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업계는 삼성SDI가 테슬라의 ESS용 배터리를 2027년부터 3년 동안 연 10GWh 규모로 공급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관련 공시로 테슬라와의 계약 보도 해명 공시가 연결된 데다 양사 간 논의가 지속적으로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삼성SDI는 이번 공급 계약 이행을 위해 미국 인디애나주 스텔란티스 합작법인(JV)인 스타플러스에너지(SPE)의 라인 개조를 단행하고 있다. 셀 크기가 큰 리튬인산철(LFP) ESS 배터리 생산을 위해 일부 장비를 개조하는 한편, 추가로 장비를 발주해 올해 하반기 중 양산을 목표로 한다.

또 이미 확정된 1개 라인 외 추가로 1개 라인을 더 전환하고, 북미 내 ESS 생산능력을 연 30GWh로 확보해 테슬라와 현지 에너지 개발사로의 공급을 가시화할 계획이다.

전력망 ESS와 함께 AI 데이터센터 서버 랙(Rack)에 들어가는 배터리백업유닛(BBU) 포트폴리오 강화에도 나선다. BBU는 높아진 AI 연산량에 따라 상대적으로 고출력을 요하는 만큼, 탭리스(Tapless) 기술이 적용된 원통형 배터리가 주로 탑재되고 있다. 삼성SDI는 BBU 시장 점유율 50%를 차지한 과점 기업으로 관련 점유율을 추가 확보해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도 ESS 기반 성장세를 자신했다. 북미 전기차 시장 부진을 성장하는 AI 인프라향 전력망 ESS로 채워 올해 매출 목표를 전년보다 10% 중반, 20% 수준까지 성장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이를 위해 글로벌 전역에서 연 60GWh의 ESS 생산 능력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목표한 생산능력 중 연 50GWh는 미국에서 생산한다. 현재 LFP 파우치 배터리가 생산 중인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의 안정화를 지속하는 한편, 얼티엄셀즈(GM 합작법인)으로부터 인수한 미시간주 랜싱 공장을 테슬라용 각형 LFP 배터리로 전환해 공급에 대응할 계획이다.

배터리 업계는 LG에너지솔루션이 장기적으로 각형의 입지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전기차, ESS 등 주요 시장 내 각형 입지가 확대되는 점을 고려해 이에 적극 대응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LG에너지솔루션은 탭리스를 적용한 BBU용 원통형 배터리를 적기 대응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장기적으로는 중국 업체들이 선점한 소디움 배터리에도 힘을 쏟는다. 소디움 배터리는 LFP보다 에너지밀도가 30% 가량 낮다는 단점이 있으나, 저온 성능과 출력 특성이 우수하고 이론적으로 가격이 저렴해 일부 ESS에 한해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소디움 이온 배터리가 기존 리튬 배터리 공정과 유사하다는 점에 착안, 샘플 생산과 고객 기술 검증을 거쳐 수주를 확보하면 글로벌 거점의 일부 전환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SK온은 지난해 확보한 플랫아이언 1GWh 수주에 이어 별도 고객사로부터 올해 20GWh 정도 규모의 추가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대표이사 직할 조직인 ESS 전담팀을 통해 관련 영업을 확대 중이다.

SK온의 ESS 수주 핵심은 생산 거점과 계열사 간 시너지다. 현재 SK온은 ESS용 배터리 생산 거점으로 조지아주 독자 공장을 고려하고 있으며, 추가 수주 시 합작 종료 예정인 블루오벌SK(포드 합작법인)로부터 양수 받을 테네시 공장을 활용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밖에 전기차 수요 둔화로 예상 가동률이 줄어든 현대차 합작 공장 등도 물망에 오른 상태다.

테네시 공장을 활용할 경우 전환 투자에 드는 비용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게 고민거리다. 테네시 공장은 포드 F-150 라이트닝, 향후 차기 수주 건에 맞춰 전극판의 폭이 좁은 협폭 라인으로 구축돼 있다. ESS 배터리 셀이 통상 전기차 셀보다 커다란 점을 고려하면 광폭 전환을 위한 추가 투자가 필요한 셈이다.

SK온이 상대적으로 LFP용 ESS 시장 진출이 늦어 차별화가 필요한 점도 과제다. 현 시장 주류인 LFP 각형이 아닌 파우치 배터리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는 만큼 경쟁에서 다소 불리한 측면이 있다. 따라서 이를 보완할 안정성과 원가 절감, 통합적 설계(SI) 솔루션을 빠르게 확보하는 것이 핵심적인 요소로 꼽힌다.

SK온은 지난해 합병한 SK엔무브와 협력해 액침냉각 플루이드를 ESS 솔루션에 적용하는 한편, 글로벌 전력반도체 기업과 함께 배터리관리시스템(BMS) 고도화를 진행하고 있다. 또 각형라이크(Prismatic-Like)를 통한 열·가스방출 기술 적용과 자체 열전이 방지(NP) 솔루션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북미 ESS 시장이 당분간 AI 인프라 구축에 따라 지속 성장하는 만큼 올해 최대한 많은 비중국계 수요를 선점해야하는 상황"이라며 "3사 간 경쟁을 거쳐 수주를 확보할 경우 빠르면 올해 말부터 본격적인 매출 신장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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