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고 있던 삼전 수익률이 200%" 친구 말에 혹한다면, 꼭 보세요

장한이 2026. 2. 2.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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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5000시대, 나는] 중년의 투자는 '신중함'... 20년 투자 실패에서 깨달은 '기다림'이라는 교훈

코스피 지수가 연일 새 역사를 쓰고 있습니다. 주식 시장 곳곳에서 폭죽이 터지는 지금, '더 넣을걸' 하는 아쉬움과 '이제라도 들어가야 하나, 떨어지면 어떡하나' 하는 조급함과 불안함이 뒤섞이고 있습니다. 경제 기사에선 볼 수 없는 평범한 사람들의 주식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편집자말>

[장한이 기자]

 지난 1월 2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옥에서 ‘코스피 5000p(종가 기준) 돌파’를 축하하며 직원들이 축하행사를 하고 있다.
ⓒ 권우성
경기 불황의 시대에 코스피 5000이라는 숫자가 화면에 찍혔을 때, 우리 사회는 축제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20년 차 투자자인 제 마음은 오히려 차분했습니다. 환호성 뒤에 숨은 시장의 무서운 변동성을 여러 번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1월 27일, 코스피 지수가 종가 기준 5000선을 처음 돌파하며 국내 주식시장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장중 코스피 지수는 2021년 초 처음 3000선을 넘어선 이후 2025년 10월 4000선을 돌파했고, 최근 5200까지 넘어서며 한국 증시 역사에 한 획을 그었습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국내 주식 투자도 확산하고 있습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월 말 기준 활동 주식 거래 계좌 수는 9946만 개로, 1억 개에 육박했습니다. 모두 실제 거래 이력이 있는 계좌로 단순 개설이 아닌 실질적인 투자 참여가 늘고 있음을 보여 줍니다.

대출을 활용해 투자에 나서는 움직임도 늘고 있습니다. 최근 <매일경제> 보도에 따르면,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카드론 등 고금리 대출 잔액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으며, 주가 상승 국면과 맞물려 이른바 '빚투' 수요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습니다.

주식과 코인이 활황기였던 코로나19 초기, 주식과 가상자산 시장의 급등 속에서 대출을 활용한 투자가 확산했다가 큰 손실로 이어진 사례가 적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개인 투자자에게 학습 효과를 남겼습니다. 같은 상승장이라 하더라도 과거의 손실을 경험했는지에 따라 코스피 5000 시대를 받아들이는 태도가 다른 이유입니다.

경험이 쌓일수록 투자는 신중해집니다

"한국 시장이 좋을 때는 국내 비중을 60%, 미국은 40% 가져가고, 국내 장이 부진할 때는 미국에만 100% 투자하고."

사업을 하는 한 친구는 경제 상황에 따라 투자 비중을 조절한다고 합니다. 코인과 국내 주식시장에서 큰 손실을 본 경험이 있기에, 변동성이 커진 시장 상황에서 특정 자산에 집중하기보다 상황을 지켜보며 위험을 분산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40대 중반의 후배는 국내 증시가 부진할 때 옮겨갔던 미국 주식에 자금이 묶여 진입 기회를 놓쳤다며 아쉬워했습니다. 여러 우량주를 한두 주씩만 매수하며 위험을 분산하는 친구도 있고, 과거 코인 대출 투자로 겪은 트라우마 때문에 국내 주식이 활황기임에도 외면해 버리는 동료도 있습니다.

실제로 <뉴스핌> 보도 <'주식계좌 1억개... 대기자금 쌓여도 개인은 국내 주식 망설여'>에 따르면 주식 계좌 수가 1억 개에 육박하며 대기 자금은 쌓여가고 있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선뜻 국내 주식 매수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전합니다. 과거의 급등과 급락을 모두 익힌 세대일수록 증시를 바라보는 태도가 신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대기업에 다니는 중년의 후배는 15년 넘게 국내 주식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10%에서 15% 정도 이상 수익이 나면 매도하고, 다시 원금 수준만 재투자하는 방식만을 고집합니다. 욕심부리다 실패한 경험이 많아, 기준을 잡아 안전한 투자를 고집하고 있습니다.

"국내 증시가 이렇게 갑자기 상승할 줄 상상도 못했지."

대부분 비슷한 반응을 보입니다. '지금이라도 투자해야 하나'라는 질문도 주변에서 난무합니다. 하지만 투자 경험이 쌓인 이들은 현재 상황을 관망하며 섣부른 진입을 경계합니다. 지금 느끼는 조급함은 어쩌면 과열된 시장이 던진 위험한 미끼일지도 모릅니다. 이미 수익 구간에서의 희열을 느끼는 이들과 달리, 뒤늦게 뛰어드는 사람은 언제 닥칠지 모르는 위험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경제적 여유가 충분하지 않은 평범한 중년층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축제에 동참하는 속도'가 아니라 '내 자산을 지키는 냉정함'이 아닐까요.

처음인 이들에게는 지금이 기회일지도

"다음 주면 코스피 4000까지 가겠는데? 나도 한 번 주식 투자해 볼까?"

반면 투자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의 시선은 다릅니다. 코스피 지수가 연일 상승하던 지난 10월, 주식에 전혀 관심 없던 한 친구는 생애 첫 주식 계좌를 열고 생애 첫 투자를 시작했습니다. 안전을 추구하는 성향에 따라 KODEX 200과 우량주 ETF 두 종목에만 투자했고,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현재 각각 40%, 20% 수준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작년 하반기부터 주식을 시작한 40대 초반의 후배는 벌써 100% 이상의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여유 자금이 부족해 소액만 투자한 점을 아쉬워하고 있지만, 주변에서 망설일 때 초보자의 과감함으로 시장에 진입해 상승 흐름에 편승했습니다. 후배는 여전히 시장을 예의주시하며 1월에 받은 성과급 투자 타이밍을 노리고 있습니다.

저 역시 주식 투자 초보 시절에는 수익을 냈던 기억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시장 전반이 상승 국면에 있었고, 개별 종목이나 타이밍을 정교하게 판단하지 않아도 일정 수준의 성과를 얻을 수 있는 환경이었습니다. 경험과 전략보다는 시장의 방향성이 수익을 좌우하던 시기였고, 그 점이 초보 투자자에게는 오히려 유리하게 작용했던 측면도 있었습니다.

실패를 통한 교훈, 기다림은 전략입니다
 주식 투자에서는 '기다림'이 가장 신중한 전략 중 하나가 아닐까요.
ⓒ Pixabay
"요즘 다시 주식 좀 해볼까 하고 앱을 재설치했는데, 몇 년 전 사놓고 잊었던 삼성전자 주식이 몇 주 있더라고요. 그런데 수익률이 200%가 넘는 거예요."

얼마 전 만난 한 동료의 말입니다. 의도적인 건 아니었지만, 기다림이었죠. 국내 전문가 역시 주식 투자를 단기 매매가 아닌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최근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7일 공개된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투자는 부자처럼 해야 한다"라며 "시간을 이길 수 있는 돈, 당장 쓰지 않아도 되는 자금으로 투자해야 시장의 변동성을 견딜 수 있다"라고 조언했습니다. 또한 "주식은 결국 시간과의 싸움이며, 조급함이 개입되는 순간 투자 판단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자금으로 시장에 오래 머무르는 것이 장기적인 성과로 이어진다는 설명입니다.

투자자마다 상황과 전략은 다릅니다. 특히 중년 투자자들에게는 과거 손실 경험과 가계 부담, 은퇴 이후 자산 관리라는 현실적인 제약이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시장이 앞으로 어떻게 흐를지는 누구도 단정할 수 없습니다. 다만 현재의 투자 환경은 단기 성과보다 장기적인 관점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해 보입니다.

저는 과거 무리한 주식과 코인 선물 투자로 억대의 손실을 경험했습니다. 이후 과감함보다는 절제를 택했고, 현재는 소액으로 ETF 중심의 투자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수익률은 높지 않지만, 마음에 여유를 두고 코인 시장보다 변동성이 낮은 국내 주식 시장에 다시 참가하고 있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20여 년의 투자 세월을 돌아보면 가장 강력한 투자는 기다림이었습니다. 파란불을 견디지 못해 팔았던 우량주들은 지금 빨간 날개를 달고 훨훨 날고 있습니다. 부동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결혼 초기에 분양 받았다가 금세 팔아 치운 아파트 매매가는 3배 이상 올랐고, 두 번째로 매입했다 2년 만에 팔아버린 아파트 역시 3.5배 이상 상승했습니다.

투자는 조급함의 문제가 아니라 시간의 문제입니다. 단기간의 성과에 급급하기보다, 인내심을 동반한 장기적인 안목과 여유 자금으로 시장을 견디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돌이킬 수 없는 과거의 선택을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이제는 과도한 수익을 기대하기보다 감당 가능한 위험 범위 안에서 시간을 아군으로 삼는 전략이 필요할 때입니다. 중년의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지속 가능성이며, 그 중심에는 결국 기다림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브런치스토리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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