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왕실·美 영화계까지 발칵…'엡스타인 파일'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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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법무부가 억만장자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1953~2019) 사건과 관련한 대규모 수사 문건, 이른바 '엡스타인 파일'을 전면 공개하면서 국제 사회에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사진 자료 중에는 래트너가 젊은 여성의 허리에 팔을 두른 채 엡스타인과 함께 소파에 앉아 있는 모습이 포함돼 있으며, 법무부가 공개한 사진 섬네일에는 이와 유사한 장면들이 다수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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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수사 자료에 사진·이메일 대거 포함
엡스타인 간첩 가능성도 일각서 나와
미국 법무부가 억만장자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1953~2019) 사건과 관련한 대규모 수사 문건, 이른바 '엡스타인 파일'을 전면 공개하면서 국제 사회에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법무부가 공개한 자료에는 정치·경제·문화·왕실 인사들의 실명이 다수 등장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2일 연합뉴스는 영국 BBC 방송과 AFP 통신 등을 인용해 미 법무부가 지난달 30일 엡스타인 사건 관련 문서 약 300만건과 사진 18만건, 영상 2000건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문건에는 엡스타인과 교류한 유명 인사들의 이메일, 사진, 일정 기록 등이 포함됐다. 이 가운데, 법무부가 공개 자료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를 주인공으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 '멜라니아'를 연출한 브렛 래트너 감독의 이름도 등장한다. 사진 자료 중에는 래트너가 젊은 여성의 허리에 팔을 두른 채 엡스타인과 함께 소파에 앉아 있는 모습이 포함돼 있으며, 법무부가 공개한 사진 섬네일에는 이와 유사한 장면들이 다수 담겼다. BBC는 래트너 측에 입장을 요청한 상태라고 전했다.
래트너는 과거 '러시아워', '엑스맨: 최후의 전쟁' 등을 연출했으나, 2017년 여러 여성의 성폭력 폭로로 영화계에서 퇴출당한 바 있다. 노르웨이 왕실도 논란의 중심에 섰다. 공개된 문건에 따르면 메테 마리트 노르웨이 왕세자비의 이름은 최소 1000회 이상 등장하며, 현지 언론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엡스타인과 주고받은 이메일 일부를 보도했다. 이 중에는 성적 뉘앙스를 띤 표현과 사적인 대화도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해 노르웨이 왕실은 메테 마리트가 2014년 엡스타인이 자신의 영향력을 악용하려 한다고 느껴 연락을 끊었다고 설명했다. 메테 마리트는 AFP에 보낸 성명에서 "판단력이 부족했다"며 "엡스타인과 접촉한 것을 깊이 후회한다"고 밝혔다.
엡스타인의 국제적 네트워크를 둘러싼 추가 의혹도 제기됐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엡스타인이 러시아 당국에 포섭된 고정간첩이었을 가능성을 분석 기사로 보도했다. 공개 문건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이름이 언급된 자료가 1056건, 모스크바가 언급된 문건이 9000여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문건에 따르면 엡스타인은 러시아 출신 여성들을 모집해 유력 인사들과의 성관계를 주선하고 이를 협박 수단으로 활용하는 이른바 '허니 트랩' 또는 '콤프로마트' 작전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엡스타인이 러시아 정보기관 연방보안국(FSB) 출신 인사들과 접촉한 정황도 문서에 포함됐다.

2019년 구금 중 사망한 엡스타인은 미성년자를 포함한 다수 여성을 상대로 한 성범죄 혐의로 기소됐으며, 그의 범행을 도운 공범 길레인 맥스웰은 유죄 판결을 받았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차남 앤드루 전 왕자,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 등도 과거 엡스타인과의 친분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에 휘말린 바 있다. 미 법무부의 추가 분석과 각국의 후속 대응에 따라 엡스타인 사건을 둘러싼 국제적 파장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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