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미국에 9000억 보냈다고?…한국 순익보다 많아

양유라 매경이코노미 인턴기자(diddbfk1@naver.com) 2026. 2. 1.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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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글로벌 LLC에만 6000억 넘게 지급
미국 본사는 적자 상계로 세부담 줄일 수 있어
쿠팡 와우 멤버십 로고 (사진=쿠팡 홈페이지 캡쳐)
한국법인 쿠팡이 지난해 한국에서 벌어들인 순이익보다 많은 9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미국 본사 측으로 이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 규모는 2020년과 비교해 6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최근 5년간 쿠팡이 미국 본사 쿠팡Inc 등 특수관계자에게 지급한 비용만 2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산업계에서는 쿠팡의 ‘로켓 성장’ 이면에 한국법인의 이익을 낮추고 미국 본사의 자산을 키우는 구조가 깔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전 자금의 산출 근거를 외부에서 확인하기 어려워 한·미 양국에서 세금을 줄이기 위한 구조가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쿠팡의 2024년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쿠팡의 특수관계자 비용은 2020년 1503억4000만원에서 2024년 9390억4800만원으로 5년 만에 약 6배 증가했다. 쿠팡의 2024년 매출은 41조2901억원, 영업이익은 약 1조2000억원이었다. 각종 세금과 비용을 제외하고 한국에 남은 순이익은 7849억원이다. 반면 같은 해 미국 본사 등 특수관계자에 지급한 비용은 이를 1500억원 이상 웃돌았다.

특히 쿠팡은 2024년 미국 본사 직속 자회사인 ‘쿠팡 글로벌 LLC’에 6195억원을 지급했다. 쿠팡 글로벌 LLC는 해외 직구 사업을 담당하는 법인으로 쿠팡과 마찬가지로 쿠팡Inc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문제는 감사보고서에 포괄적인 항목만 제시돼 있을 뿐 실제 어떤 용역이나 사용료가 공정가격에 맞게 산정됐는지 외부에서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한국이 현금 인출기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 자체는 기업 활동의 자연스러운 과정이지만 한국에서 발생한 매출과 성과가 배당이 아닌 비용 형태로 이전되는 점에 대해 문제 제기가 나온다. 배당은 세금을 낸 뒤 남은 이익에서 배분되지만 경영자문료나 IT 수수료는 세금을 내기 전 비용으로 처리되기 때문이다.

쿠팡 한국법인은 설립 이후 한 차례도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2024년 누적 결손금을 해소하고 잉여금을 쌓으면서 첫 배당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실제로 이뤄지지 않았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기술력과 IP를 기반으로 수익을 이전하는 것과 달리 쿠팡은 한국 소비자와 노동자들로부터 발생한 매출이 송금되는 구조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쿠팡 매출의 90% 이상이 한국에서 발생하는 반면, 쿠팡Inc는 미국에서 직접적인 영업 활동 없이 지배구조만 갖춘 채 델라웨어에 법인을 두고 있다는 점도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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