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겨난 한동훈, '무소속 출마설' 솔솔... 다음 선택지는?

박수림 2026. 2. 1.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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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시나리오 ① 강남병? TK·PK? ② 법적 대응 ③ 지도부 교체 ④ 백의종군

[박수림, 곽우신 기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월 29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날 국민의힘 최고위원회가 '당원 게시판 사건'으로 자신의 제명을 의결한 데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남소연
"기다려 주십시오. 저는 반드시 돌아옵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 약속을 지킬 수 있을까? 한 전 대표가 지난 1월 29일 당에서 제명당한 직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복귀' 메시지를 밝혔다(관련 기사: 쫓겨난 한동훈, 지지층에 "절대 포기 말라, 반드시 돌아온다"
https://omn.kr/2gvcr). 그러나 한 전 대표는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을 통해 당으로 돌아올 것인지까지는 밝히지 않았다. 정치권에서 여러 갈래로 그의 '복귀 시나리오'가 점쳐지는 이유다.

언론에서는 '신당 창당' 시나리오도 거론하지만, 한 전 대표가 본인 입으로 "돌아온다"라는 표현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 대통령 선거나 국회의원 총선거에 비해 전국동시지방선거의 경우 신당 창당 효과가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신당을 창당할 만큼의 인력과 자원이 부족한 탓도 크다.

대신 꼽히는 게 '무소속 출마'와 '법적 대응'이다. 무소속 출마의 경우, 한 전 대표는 6월 지방선거보다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쪽에 무게를 두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의도 정가에서는 대구·부산 등 영남권 지역에서 더 나아가, 현역 친한계 의원의 '지역구 물려주기' 가능성까지도 거론된다.

법적 대응의 경우, 한 전 대표가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징계 무효 확인 소송을 내는 방법이 점쳐진다. 이 외에도 장동혁 지도부를 압박해 선거 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면 '복당'의 길이 열릴 수 있다는 안, 일단 당을 위해 백의종군한 뒤 선거 후 당권 교체 시기를 재기의 기회로 노리는 안 등도 언급된다.

하지만 어떤 방안이든 일장일단이 뚜렷한 데다, 한 전 대표의 보폭이 극도로 제한된 상황이라 쉽지 않아 보인다.

[①무소속 출마] 서울 강남구 병? 대구? 부산?
▲ '셀카' 찍는 한동훈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024년 1월 22일 국회에서 열린 인재영입 환영식에서 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과 '셀카'를 찍고 있다.
ⓒ 남소연
최근 당내 일각으로부터 '친한계 고동진 의원이 본인의 지역구인 서울 강남구 병을 한 전 대표에게 물려주는 것 아니냐'라는 추측이 나왔다. 지난 1월 26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원외 당협위원장이 한 전 대표에 대한 지적을 이어가자, 고 의원이 분노해 자리를 뜨던 중 "나도 결심해야지. 안 되겠다"라고 한 것이 회자하면서다.

앞서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선에서 패한 이재명 당시 민주당 상임고문에게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구 을을 물려준 사례가 있다. 서울 강남구 병은 한 전 대표의 자택이 있는 곳이기에 고 의원이 말한 '결심'이 곧 '지역구 물려주기'가 아니겠느냐는 해석이다.

특히 서울 강남구 병은 전통적인 국민의힘 강세 지역이고, 한 전 대표와 연고도 있기 때문에 그의 원내 진입 가능성이 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현역 의원이 4월 30일(공직선거법)까지 자진 사퇴를 결심해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이 적지 않은 방법이다.

당사자인 고 의원은 그러나 1월 29일 <오마이뉴스>와 만나 관련 질문에 "무슨 그런 얘기가 다 있나?"라며 해당설을 일축했다. 그는 "당시(26일) 의총이 무질서했는데 송언석 원내대표가 제재하지도 않아 분노했다"라면서 "이런 식의 운영을 (의원으로서) 받아들여야 하나 싶던 중 나온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추측이 한 전 대표의 정치적 반대 진영에서 먼저 나온 것은, 그만큼 현실화할 때 막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러모로 '모양새'가 좋지 않다. '정권 심판'이라는 야당의 선거 전략에 부합하지도 않고, 자신의 정치적 이해득실에 따라 선거를 이용했다는 비난도 피하기 어렵다. 명분과 모양새를 중시하는 한 전 대표의 특성상 실제 선택 가능성은 높지 않다.

또 다른 친한계 박정훈 의원은 1월 30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보궐선거 무소속 출마'를 언급했다. 그는 "의원 중에는 대구나 부산에 지방선거 출마하는 분들이 있으면 의석이 비게 된다"라며 "(한 전 대표가) 보궐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해야 한다고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민의힘에 유리한 지역에서 무소속 출마 후 낙선 시 정치적 타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쉬운 선택지로만 볼 수도 없다. 친한계 인사인 신주호 전 상근부대변인도 1월 30일 YTN <뉴스 UP>에서 "그런 데(국민의힘 강세 지역구) 나갔는데 (만약) 국민의힘 후보가 30% 득표, 한 전 대표가 30% 득표, 민주당 후보가 40% 득표했다고 가정해 보면 민주당 후보가 어부지리로 당선된다. 그러면 정치적인 타격을 엄청나게 입을 것이고 사실상 정치 은퇴를 해야한다고 볼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안으로 꼽히는 것은 '인천 계양구 을'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정치적 관심'이 올라간 지역구인 데다, 국민의힘이 상대적으로 약세인 지역구이기 때문이다. 이재명 정권과 각을 세우며 선명성도 강화할 수 있고, 당이 어려운 지역에 나가 대신 싸우겠다는 '명분'도 선다. 서울특별시장 선거에 재도전할 오세훈 시장과 연대해 '수도권 벨트'를 형성할 수도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이미 제명한 한 전 대표에게 기회를 마냥 줄지, 이미 해당 지역구에서 출마를 준비 중인 당내 인사는 어떻게 정리할지도 숙제이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월 28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영화관에서 '잊혀진 대통령: 김영삼의 개혁 시대'를 관람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 남소연
[②법적 대응]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한 전 대표가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징계 무효 확인 소송을 내는 방안도 거론된다. 그는 당 중앙윤리위원회(위원장 윤민우)의 징계 결정 다음 날이었던 지난 1월 14일,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의사를 이미 내비친 바 있다. 다만 현재는 정치적 득실을 따져보며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법적으로 이겨 당 소속으로 복귀한다 한들, 장 대표 체제에서 재보궐 선거에 출마하고 당선될 수 있을지 의문이 남는다는 것이다. 한 친한계 의원은 <오마이뉴스>에 "법적 대응과 무소속 출마라는 두 선택지는 충돌한다"라며 "만약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는데 받아들여져서 (당에) 복귀하면 (한 전 대표가 재보궐 선거에) 출마할 수 있을까?"라고 우려했다.

법적 대응에 나서도 가처분 신청 등이 100% 인용된다는 보장이 없다는 점도 고민지점이다. 친한계 정성국 의원도 30일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서 "(법적 대응을) 검토는 하고 있다"라면서도 "찬반이 나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윤리위 결정이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길 가능성은 분명히 있지만, 인용이 안 됐을 경우에는 부담이 된다"고 했다.

[③지도부 교체] 장동혁 체제 붕괴 후 비대위 전환?

장동혁 지도부가 6월 지방선거 전후로 붕괴하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되면, 새롭게 구성된 비대위가 한 전 대표에게 재기의 기회를 주는 방안도 고려된다. 장 대표를 향한 비토 여론은 원내에 실재한다. 소위 '윤어게인' 주창자들을 주요 당직에 인선한 점에 더해, 지방선거를 약 넉 달 앞둔 시점에 한 전 대표 제명을 강행해 당의 분열을 야기했다는 비판이 '친한계'만이 아니라 여기저기에서 나오고 있다.

당내 소장파로 불리는 김용태 의원은 1월 30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의 외연 확장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장 대표에 대한 재신임 투표 등을 당원들에게 물어야 한다'라는 취지로 말하기도 했다.

'친한계'가 장동혁 대표 사퇴를 압박하며 여론전에 나서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국내 주요 일간지들이 성향을 막론하고 일제히 장 대표의 이번 결정을 비판하는 가운데, '장동혁 얼굴로는 선거 필패' 분위기를 끌어올리겠다는 의도이다. 실제로 한 친한계 인사는 <오마이뉴스>에 "장동혁 대표의 교체를 바라는 의원들은 '친한계'만이 아니다. 어림잡아 30여 명은 넘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문제는 '여론전'만으로는 지도부를 붕괴시킬 수 없다는 데 있다. 장 대표 측근 중심으로 구성된 현 최고위원 중에서 스스로 사퇴해 지도부 붕괴에 일조할 인사는 '전무'하다는 게 현실적인 평가이다. 제명 의결안에 '기권'과 '반대'를 했던 양향자·우재준 최고위원이 설사 사퇴를 결의한다고 하더라도, '친윤' 성향의 다른 최고위원들이 사퇴에 동참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이준석 전 대표를 축출했던 시나리오는 실현될 수 없다는 이야기이다.

설령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장 대표가 물러나더라도, 송언석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 후보를 고르는 한 한 전 대표에게 친화적인 비대위가 구성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오히려 패배 책임을 당내 분란을 일으킨 '친한계'와 '소장파'에 덮어씌우고, 보다 강성의 '짠물' 지도부가 설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 "장동혁 지도부 물러나라" 한동훈 제명에 친한계 의원 16명 집단 성명 친한계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29일 국회 로텐더홀 앞에서 한동훈 전 대표 제명을 주도한 장동혁 대표 등 지도부 즉각 사퇴를 요구하는 집단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입장문에는 김성원(3선), 김형동·서범수·박정하·배현진·김예지(이상 재선), 고동진·박정훈·우재준·정성국·정연욱·김건·안상훈·유용원·진종오·한지아(이상 초선)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 남소연
[④백의종군] 당에서 쫓겨나도 선당후사?

비록 한 전 대표가 당에서 쫓겨났지만, 당을 위해 백의종군하는 게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는 의견도 있다. 신주호 전 상근부대변인은 앞서 언급한 방송 출연분에서 "한 전 대표가 가장 실익을 취하면서 국민께 정치적인 서사를 쌓을 수 있는 것은 결국 정치 행보를 이어가는 것"이라며 백의종군을 언급했다.

이어 "가장 현실적이면서 리스크(위험)를 줄일 수 있는 선택지"라면서 "당 밖에서 지방선거를 통해서 국민의힘 후보들을 측면 지원하는 길"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당원이 아니라고 해서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할 수 없는 건 아니"라며 "이번에는 백의종군하면서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했다.

수도권 등 험지를 중심으로 국민의힘 소속 후보를 적극 지원하는 모습을 보이면, 결과적으로 '배신자 프레임'을 희석하고 선거 후에도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다. 다만, 이 방법 역시 위험 부담이 따른다. 한동훈 전 대표가 장동혁 대표 체제에 순응하는 모양새가 되는 데다가, 그렇게 움직인다고 해서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길어지는 고민, 흘러가는 시간

한편, 한 전 대표는 당분간 지지세 결집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의 지지자들은 지난 1월 24일에 이어 31일에도 국회 앞에 모여 제명 처분 반대 집회를 열었다. 오는 8일에는 한 전 대표가 직접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두 번째 토크 콘서트를 진행한다.

한 전 대표는 지지층을 붙들어 두는 한편, 모든 선택지를 열어두고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한 전 대표에게 정치적 가용 자원은 많지 않다. 오세훈 서울시장을 비롯해 서울시당 당협위원장들, 그리고 원내 '친한계' 의원들과 일부 소장파 의원들이 한 전 대표에게 우호적인 '레버리지' 전체이다. 장동혁 대표와 정면으로 맞서기에는 세력이 부족하고, 당 밖에서 무언가를 도모할 자원도 모자란다.

지방선거가 불과 넉 달여 앞으로 다가왔고, 민심이 움직이는 설날을 앞두고 분명한 존재감 각인도 필요하다. 언제까지 고민만 하며 시간을 보냈다가는 그대로 사라지는 정치인 중 한 명이 될 수도 있다. 한 전 대표에게는 시간이 많지 않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월 28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영화관에서 '잊혀진 대통령: 김영삼의 개혁 시대'를 관람하기 위해 상영관으로 입장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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