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때 달던 20번' 파주에서 초심 다지는 홍정운 "정말 열심히 했던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 [방콕 인터뷰]

[풋볼리스트=방콕(태국)] 김희준 기자= 홍정운은 지난해 전반기를 제법 행복하게 보냈다. 팀을 바꾸며 힘들었던 마음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됐고, 태국 무앙통유나이티드에서 많은 경기를 뛰었다. 자신의 아이가 국제학교를 다니고 따뜻한 나라에서 수영을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계속 태국에 머물러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대구FC로 갈 기회가 생기자 홍정운은 고민 없이 대구 복귀를 택했다. 당시 대구가 K리그1 최하위로 강등 가능성이 높다는 건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비록 홍정운은 김천상무전 치명적인 광대뼈 부상을 당해 이후 시즌을 제대로 치를 수 없었지만, 대구를 잘 아는 베테랑의 복귀는 대구가 마지막까지 잔류 경쟁을 펼치는 데 힘이 됐다.
지난 23일(한국시간) 태국 방콕의 파주프런티어 전지훈련지에서 만난 홍정운은 대구에서 지난 시즌을 가슴 아프게 돌아봤다. 우선 김천전을 돌아보며 "다친 곳이 얼굴이다 보니 정신적으로 아찔했다. 생명의 위협을 받았다. 내 인생에 있어서 모든 고통을 다 합쳐도 그날의 고통을 넘어설 수 없다고 생각했다. 당시에는 그만하자는 생각도 했다. 지금은 아프진 않은데 신경 쪽으로 아직 감각이 없는 곳도 있기도 하고 예전보다 겁이 많아진 것 같다. 그래도 이겨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구의 강등에 대해서도 심경을 털어놓았다. 홍정운은 "내 부상보다 대구의 강등이 가장 마음 아프다. 부상이야 두세 달 개인적으로 통증을 느끼면 그만이다. 나는 강등을 막기 위해, 어떻게든 팀에 도움이 되기 위해 대구로 돌아왔는데 제일 큰 목표를 못 이룬 게 속상하다. 대구 관계자들과 팬들이 마음 아픈 결과를 받아들인 것도 슬프다"라며 속상해했다.

홍정운은 올 시즌 대구를 떠나 파주에서 새 도전에 나선다. 대구가 강등 이후 여러모로 혼선을 겪으며 재계약 관련 문제가 원활하지 않던 차에 파주가 홍정운에게 꾸준히 관심을 보내왔다. 신생팀이자 젊은 선수들이 많아 홍정운에게 부담이 없던 건 아니었지만, 그는 대구에 남을 수 없다면 파주로 가는 게 맞다는 결론을 내렸다.
파주는 과거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였던 곳을 클럽하우스로 활용하는 등으로도 이목을 끌었지만, 프로 입성 후 첫 감독으로 40세 외국인 감독 제라드 누스를 선임한 걸로 가장 많은 화제를 모았다. 홍정운은 누스 감독에 대해 "상당히 열정적이다. 훈련 하나를 준비해도 코칭스태프와 많은 걸 공유한다. 항상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한다"라며 좋은 인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누스 감독의 훈련 스타일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홍정운은 "모든 훈련 세션에 경쟁이 있다. 한 훈련 세션이 끝나면 승자와 패자가 갈려서 승자, 패자 포인트를 받는다. 1등부터 31등까지 각자의 포인트가 있다. 한 달이 끝나면 최하위 10명에게는 페널티가 주어지는 식이다. 모든 훈련에 경쟁이 섞여있어 선수들도 더 열정적으로 한다. 사람마다 생각하는 게 다르겠지만, 훈련은 경기처럼 해야 된다. 좋은 훈련인 것 같다"라며 "훈련 강도는 공 없이 맹목적으로 뛰지 않아서 엄청 높다고 얘기하긴 어렵다. 선수들끼리 경쟁이 섞여있다 보니 사소한 훈련에도 게으름을 못 피운다. 목적 없이 뛸 때처럼은 아니어도 훈련 강도는 높다"라고 설명했다.

홍정운은 파주에서 등번호 20번을 단다. 대구에서도, 대전하나시티즌에서도, 무앙통에서도 단 적이 없는 번호다. 보통 4, 5, 6번 등 수비수들이 흔히 사용하는 번호를 달곤 했는데, 홍정운은 예전부터 20번을 하고 싶었다는 속마음을 내비쳤다. "예전부터 20번을 하고 싶긴 했는데 다른 선수들이 20번을 해서 못해왔다. 한 번쯤 번호를 바꾸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5번, 6번을 하면서 좋은 기억도 많았지만, 큰 부상을 당했던 기억도 지우고 싶었다. 새롭게 변화를 해보자라는 마음에 20번을 선택했다. 담긴 의미는 없는데 예전부터 하고 싶었던 번호였고, 대학교 때도 달아봤던 번호다"라고 말했다.
홍정운은 파주에서 베테랑으로 팀을 이끈다. 파주는 U22 제도를 충족하는 선수만 14명이고, 전체 31명 중 21명이 2000년생 이후로 젊다. 1994년생으로 K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홍정운의 역할이 더욱 중요한 이유다.
홍정운은 "나이가 젊은 만큼 선수들이 많이 뛰어야 이길 수 있다. 팀이 하나로 뭉친다고 하면 어느 팀도 쉽게 못 이기는 팀이 된다. 거의 최고참으로서 선수들을 하나로 모으는 게 제일 중요한 역할"이라며 "모든 선수를 불러놓고 '우리는 가족같이 하자. 하나로 뭉쳐야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다'라는 메시지를 계속 던지고 있다. 같이 모여서 식사도 하고 다 같이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서 선수들끼리 많은 시간을 보내면 더 끈끈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홍정운은 이번 시즌 목표와 장기적인 이상향을 밝히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신생팀으로서 젊은 선수들과 역동적인 축구를 하면서 하나로 뭉쳐서 상대가 쉽게 보지도 못하고 쉽게 지지 않는 팀을 만드는 게 목표다. 개인적으로는 많은 경기에 출전하며 베테랑으로서 선수들을 하나로 뭉치게 만드는 게 목표"라며 "내 이름이 나왔을 때 정말 열심히 했던 선수라고 모든 팬에게 기억되는 게 남은 축구 생활의 목표"라며 '열심히 하면 잘할 것'이라는 신념까지 드러냈다.
사진= 풋볼리스트, 한국프로축구연맹, 파주프런티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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