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법원, 마약·돈세탁 외국인 8명에 '무기징역' 선고

박정연 2026. 1. 31. 14:17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중국·대만·인도네시아인 8명, 마약 밀매 및 자금 세탁 혐의... 법원, 법정 최고형으로 엄단

[박정연 기자]

캄보디아 사법당국이 최근 대규모 마약 밀매와 자금 세탁을 일삼은 외국인 범죄 조직에 대해 무기징역이라는 중형을 선고하며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지난 31일(현지 시각) 캄보디아 현지 인터넷 뉴스 매체 <끼리포스트>에 따르면, 시하누크빌 주법원은 지난 29일 마약 밀송과 자금 세탁 혐의로 기소된 외국인 사범 8명 전원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피고인들은 중국 국적자 6명, 대만 국적자 1명, 인도네시아 국적자 1명으로, 법원은 이들에게 총 4억 리엘(한화 약 1억 5천만 원)의 벌금형도 함께 부과했다.

이들은 지난 2023년 1월부터 2024년 1월까지 캄보디아 남부 시하누크빌과 수도 프놈펜 일대를 거점으로 국제 마약 유통망을 운영하며, 범죄 수익을 조직적으로 세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시하누크빌 주법원 대변인은 "사건과 관련해 압수된 마약은 전량 폐기 처분했다"며 "캄보디아 법률상 마약류 80g 이상을 취급하다 적발될 경우 예외 없이 무기징역 선고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참고로, 캄보디아는 사형제도가 존재하지 않아, 무기징역은 현행법상 가장 무거운 법정 최고형에 해당한다.

외국인 마약 사범에 '관용 없는' 캄보디아… 최근 5년 선례 잇따라
 캄보디아 마약단속국이 지난해 압수한 마약들
ⓒ 캄보디아마약단속국
한편 이번 판결은 캄보디아가 더 이상 마약 범죄의 사각지대가 아님을 여실히 보여준다. 실제로 캄보디아 법원은 최근 5년 사이 외국인 마약 조직에 대해 잇따라 최대 무기징역을 선고하며 엄단 기조를 유지해 왔다.

지난 2024년 6월에는 캄보디아 법원은 101kg 규모의 마약을 유통한 외국인 3명에게 무기징역을 확정 판결했다. 대량 마약 범죄에 대해 국적을 불문하고 종신형을 선고하겠다는 사법 당국의 기조가 분명히 드러난 사례였다.

이어 같은 해 7월, 프놈펜 지방법원은 라오스 접경 지역에서 메스암페타민(필로폰) 100kg 이상을 운반한 혐의로 태국 국적자 2명과 라오스 국적자 1명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국경을 넘나드는 마약 밀반입 조직에 대해 최고 수위의 형벌을 적용한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은 2025년 들어서도 이어졌다. 지난해 1월, 시하누크빌 법원은 약 14톤에 달하는 마약 원료 및 화학물질을 밀매한 혐의로 대만 국적자 10명 전원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단일 사건 기준으로도 이례적인 규모로, 캄보디아 사법 사상 가장 강력한 외국인 마약 범죄 처벌 사례 중 하나로 꼽힌다.

사법적 처벌과 함께, 캄보디아는 정부 차원의 상징적 조치도 병행되고 있다. 지난해 6월 14일, 캄보디아 당국은 '세계 마약 퇴치의 날'을 맞아 프놈펜 인근 소각장에서 약 7톤 이상의 압수 마약과 화학물질을 공개 소각했다. 이는 2024년부터 본격화된 범국가적 '마약과의 전쟁'의 상징적 장면으로 평가된다.

한국인도 예외 아냐… "허리에 2kg 두르면 무기징역"
▲ 허리에 마약 봉지를 두른 간 큰 한국인 문신남 지난 2024년 3월 한국인 남녀가 프놈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마약을 밀반출하려다 현지 세관과 마약단속국에 의해 체포되었다.
ⓒ 캄보디아마약단속국
이 같은 '무관용 원칙'은 한국인에게도 예외 없이 적용되고 있다. 2024년 3월 3일, 프놈펜 국제공항에서 한국으로 귀국하려던 한국인 남녀 2명이 현지 세관 및 마약 단속국에 의해 체포된 사건이 대표적이다.

당시 20대 남성과 여성은 허리에 총 2.27kg(메스암페타민 1.29kg, 케타민 0.98kg)의 마약을 팩 형태로 두르고 옷으로 감춰 탑승 대기를 하던 중 검거됐다. 이들은 현재 캄보디아 교도소에 수감된 채 현지 재판을 받고 있으며, 캄보디아법상 마약 유통량이 80g을 초과하면 최고 무기징역까지 처해질 수 있어 중형 선고가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한-캄 '코리아 전담반'·국정원, 마약 조직 뿌리 뽑는다

최근 캄보디아 내 한국인 대상 범죄와 한국행 마약 밀반입 사례가 급증하면서, 한·캄보디아 수사 공조도 전례 없는 수준으로 강화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양국 정상급 합의에 따라 캄보디아 현지에 출범한 '코리아 전담반'은 현재 한국 파견 경찰과 캄보디아 경찰이 24시간 합동 근무하는 상설 공조 체계를 구축한 상태다. 여기에 국가정보원이 해외 정보망을 통해 확보한 범죄 조직의 거점과 동선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며 수사에 힘을 보태고 있다.

당초 온라인 스캠(사기) 조직 소탕을 목적으로 출범한 코리아 전담반은 최근 한국을 최종 목적지로 삼는 국제 마약 유통 조직까지 수사 범위를 확대하며 대대적인 합동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 하부 조직 검거를 넘어, 자금 흐름과 지휘 체계를 겨냥한 상선 추적에 수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 수사당국 관계자는 "코리아 전담반과 국정원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국제 마약 유통망의 핵심 인물들을 추적 중"이라며 "캄보디아에서는 마약 80g 이상 범죄의 경우 외국인이라 하더라도 무기징역 선고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반드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해외 체류 국민들의 각별한 경각심과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