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고 바닥 ‘폐업’ 직전…‘이것’ 썼더니 흑자전환

안서형 비트바이트 대표(28)는 불과 2년 전만 해도 벼랑 끝에 서 있었다. 10대 때 패기로 시작해 청춘을 바친 회사였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추가 투자는 요원했고 수익 모델은 마땅치 않았다. 폐업 신고서를 만지작거리던 순간, 우연히 만난 투자사가 회사 운명을 180도 바꿨다. 글로벌 수면·기상 솔루션 ‘알라미’ 운영사 딜라이트룸이다. 딜라이트룸 광고 수익화 솔루션 ‘다로(DARO)’를 도입하고 앱테크 어플 ‘돈이돼지’를 성공시키며 비트바이트는 환골탈태했다. 적자 늪에 허덕이던 회사가 지난해 연간 흑자를 달성하더니, 올해는 매출 100억원 돌파를 전망한다. 직원 단 4명이 일궈낸 반전 드라마다.
반응은 뜨거웠다. 별다른 홍보 없이도 누적 다운로드 20만건을 기록했다. 안 대표는 “우리가 만든 기술이 세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사람에게 사랑받는 것을 보며 가슴이 뛰었다”며 창업 계기를 밝혔다. 졸업 직후 개인사업자로 시작해 스무 살 되던 2018년, 비트바이트 법인을 설립했다.
사명에는 당시 초심을 담았다. 안 대표는 “컴퓨터 용량 최소 단위인 비트(Bit)가 모여 바이트(Byte)가 되듯, 지금의 작은 시도가 모여 미래 큰 결실을 이룬다는 뜻”이라며 “고교 시절 공모전 팀명을 그대로 사명으로 썼다”고 설명했다.
앱테크란 애플리케이션과 재테크 합성어로, 광고 시청이나 미션 수행 등 스마트폰을 활용해 수익을 얻는 방식이다. 이미 시장은 포화 상태였고, 후발 주자로서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강력한 무기가 필요했다.

이에 비트바이트는 헤비 유저를 겨냥한 ‘뾰족한 서비스’를 목표로 과감하게 횟수 제한을 없앴다. 기존 앱이 하루 광고 시청 횟수를 제한해 수익 상한선(Ceiling)을 둔 것과 달리, 돈이돼지는 사용자가 원하면 무제한으로 광고를 보고 포인트를 쌓게 했다. 노력한 만큼 보상을 얻는 구조가 되자, 여러 앱을 전전하던 헤비 유저가 돈이돼지 하나로 정착하기 시작했다.
전략은 적중했다. “여기는 한도 없이 계속 벌 수 있다”는 소문이 앱테크 커뮤니티와 오픈채팅방에서 빠르게 퍼졌다. 덕분에 별도 마케팅 비용 없이도 월간 활성 사용자(MAU·Monthly Active Users) 70만명을 확보했다.
안 대표는 “다로 도입 최대 이점은 광고 운영 리소스가 최소화돼, 인원이 적은 초기 스타트업이 ‘제품-시장 적합성(PMF)’을 찾는 데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비트바이트는 다로 팀과 협업해 신규 광고 지면을 발굴했고, 고정비 증가 없이 6개월 만에 매출을 5배 이상 끌어올렸다.

광고 보는 행위 자체를 재미있는 경험으로 바꿨다. 또한 핵심 지면에만 꼭 필요한 광고를 배치하고, 업데이트 때마다 사용자 불편 여부를 점검하며 수익과 사용자 경험(UX) 간 균형을 맞춘다. 안 대표는 이 과정에서 단순 투자 관계를 넘어, 매달 신재명 딜라이트룸 대표와 제품 방향성을 고민하는 “제품 개발자로서 나누는 대화”가 큰 힘이 됐다고 덧붙였다.

서비스 영역도 ‘마니아’에서 ‘대중’으로 넓힌다. 초기 수익 한도에 민감한 헤비 유저를 공략했다면, 이제는 걷기만 해도 포인트가 쌓이는 ‘만보기’ 기능 등을 강화해 일반 대중까지 사용자층을 확대한다.
안 대표는 “지난해가 생존을 증명한 해였다면, 올해와 내년은 앱테크 시장에서 경쟁자가 따라올 수 없는 ‘초격차’를 만드는 시기가 될 것”이라며 “한국에서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2026년에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앱테크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가장 큰 리스크는 역설적으로 ‘4명’이라는 소수 정예 조직이다. 1인당 생산성은 높지만, 글로벌 확장 시 급증하는 트래픽과 운영 이슈를 감당하기에는 물리적 한계가 명확하다. 일본을 비롯한 150개국 진출 과정에서 인력 부족은 성장의 병목이 될 수 있다. 시스템 자동화가 얼마나 완벽하게 작동하느냐가 관건이다.
또한 ‘98년생 유망주’라는 꼬리표를 떼고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 안 대표는 “정부에서 받은 지원 만큼 사회에 기여하겠다”고 공언했다. 이 약속이 현실이 되려면 반짝 성공이 아닌, 안정적인 수익 구조 안착이 필수다. 매출 100억원 달성과 글로벌 시장 안착 여부는 그가 진정한 리더로 도약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냉혹한 시험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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